2019-05-16

오늘 아침 기온이 5도까지 떨어졌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하니 더 추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너무 피곤하다. 오늘도 낮잠을 5~6시간을 잤다. 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컨디션 안 좋은 하루를 보낸데다가 잠도 늦게자서 오늘의 낮잠이 너무 소중하기는 했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니 웬일로 연락이 많이 와 있었다. 엄마랑 구애인이랑 조아하는트친... 넘 소중한 연락들이라 마음이 따듯해지면서도 넘 늦게 확인해서 아쉬웠는데 또 답장하니 금방 답장이 왔다. 거기 지금 새벽 3시라는데.. 주무세요 친구들아...
암튼.. 조아하는 트친이랑 오래만에 덕질토크 곁들여서 근황토크도 해서 너무 좋았다. 언제 한국 오냐고 묻다니... 시바... 심지어 내 생각이 나서 연락했대... 어떻게 내 생각을 할 수가 있지??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객관적으로 그분한테 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가끔 생각이 나는 사람이 되다니... 인생 성공했다 열심히 살자....


2019-05-13

결국에 모든 것과는 헤어지기 마련이니 탄식하지 말라는 글을 봤다. 불교에 귀의하고 싶다... 진지하게... 정말로 어쩌면 내 오랜 문제의 답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오늘 유독 올초에 만났던 트친과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좋았었는데, 하면서. 그 때 너무 행복했고 그 행복했던 기억들로 말도안되게 며칠을 너무나 좋은 컨디션으로 살아갔다. 아마 며칠 전 예상치 못하게 그분으로부터 먼저 내가 한국갔을 때 보자는 말을 들어서 그런 것 같다. 빈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만나려고 하면 진짜로 만나주는 사람이란걸 알기에 너무 좋다. 벌써부터 내년 겨울이 기다려지는 것 같다. 그 맑고 강한 눈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으면.

그리고 그 때 만났던 기억을 더듬어보고자 1월 글들을 보는데 내 상태 너무나 처참했네.. 독일 오고나서 자신감이 좀 생긴 것 같다. 뭐가 어떻게 되든 살아가긴 한다는 진리. 그걸 몸소 깨닫고 있는 것 같다.

좋아한다는 건 내가 그렇게 되고 싶다는 지향인 걸까. 또한 소유욕인 걸까. 나의 좋아함은 저 두 가지의 만남인데 남들도 그러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로맨틱-섹슈얼에서 에이스펙트럼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젠더 역시 비-시스 혹은 논바이너리에 속할까?? 비-시스면서 비-에이섹슈얼이 가능할까?? 왜냐면 내가 아는 섹슈얼리티는 너무나 기존의 시스헤테로 중심이기에.. 비-시스가 이분법적이고 시스헤테로 중심적인 섹슈얼리티 지향이 가능한지...? 그럼 결국 비-시스는 모두 에이스펙트럼에 속해야하는 것 아닌지?.. 알고싶은게 많다.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특별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재밌으니까. 심심한 것 같다. 그치만 무난하고 문제없고 심심한게 나에게 알맞긴 하다. 또 막상 해보면 금방 질린다. 남의 연애가 제일 재밌다.

2019-05-10

관심이 생겨야 비로소 단일하지 않음을 체험하게 되는 것 같다. 관심이 있어야 ‘다름’이 보인다. 오히려 그 속에서 아주 작은 디테일들까지 발견하고야 만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그걸 인식하게 하는 건 관심이고 흥미다. 그런데 또 그런 디테일들이 재밌어야 관심이 생긴다. 한 번 관심을 갖게되면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다. 그래서 처음 그 순간, 내 세계에 처음 인식되는 순간은 역사적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운명은 어쩌면 그 순간을 말하는지도 모른다.

2019-05-03

최근 뭔가 더 현재에 집중하게 된 것 같다. 미래에 대한 불안에 요 몇 년간 집착해왔는데, 그냥 이제는 뭐 어떻게든 되겠지 싶다는 생각이다. 이미 지금이 엉망이고 더 이상 망칠 것도 없다는 지난 겨울의 생각과는 다른 차원이다. 그냥 매일 조금씩이라도 노력하는 지금이 마음에 든다. 그게 바램만큼 원대하진 않더라도, 이렇게 조금씩 매일을 살다보면 미래에 뭔가는 되어있겠지하는 생각들. 나에 대한 조그마한 신뢰들이 쌓이는 나날들이다. 고딩 때로 돌아간 것 같은데 나쁘지 않다. 왜냐면 그 때의 나는 미래에 대한 상은 없었어도 그걸로 불안해하지는 않았으니까. 지금이라고 그런 계획과 상을 갑자기 가질 수도 없고 그래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필요도 없는 것 같다.. 고 뭔가 깨달아버림. 조급할 필요가 없다는 걸 여기 와서 그나마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며 깨닫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봤자 인생은 잠깐의 꿈일 뿐이다. 비록 그게 내가 가진 전부일지라도.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찾고 싶어하는 욕심도 어느정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그게 욕심이란걸 깨달아서 그런 것 같다. 욕심은 여유있는 사람들의 사치고, 사치에는 불안을 느낄 필요가 없으니까. 나는 그냥 그런 걸 고민해볼 수 있는 위치에 (운 좋게) 있을 뿐이다. 진정한 자아를 찾는 것만큼이나 사치다. 사치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건 그냥 누리는 거다. 누리는 거에 불안을 느끼는 건 바보같은 일이니까. 그냥 좀 더 내 위치를 내 시야에 갇히지 않고 보게된 것 같다. 좀 더 뻔뻔해진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바보보다는 이쪽이 낫다.

2019-05-01

나 약간 맹목적인 애정을 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물론 이쁜 것에. 그리고 상호작용하는거 지루해하고.... 독일 와서 내 덕질 더 깊어진? 걸 보면,,,, 바로 전까진 울집 야옹이가 있었는데 그 대체제가 된 듯한 그런 느낌. 왜 이런진 몰겟음. 젠더든 로맨틱이든 섹슈얼리티든 나를 설명할 언어가 부족하다고 항상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