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0

퇴사를 앞두고 요즘 거의 매일 오후 반차를 쓰고 있다. 오늘은 저녁에 회의가 있어서 다시 사무실을 가봐야해서 부득이 집으로 가지 않고 운동을 마치고 근처 카페를 왔다. 원래 옆에 있는 구립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카페로 오려고 했는데 휴일이었다. 어쩐지 도서관 주차장에 차가 2대 밖에 없는데 만차라고 열리지가 않더라.. 그렇게 그냥 노트북이랑 혹시 몰라서 가져왔던 책 한 권 들고 카페로 향했는데 옆에 양재천이 있고 작은 길 옆으로 나무들이 가득해서 엄청 사치스러운 기분이 든다. 아마 근처에 학교가 있고 어린이들이 보여서 더 그런 것 같다. 뭔가 요즘은 어린이들,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사치스러워짐(?). 그리고 카페도 2층에서 나무들이 바로 보여서 오랜만에 기분이 좋다. 뭔가 이렇게 여유롭고 나무들이 많으면 베를린에서 지낼 때가 생각난다. 그때도 마음은 그다지 여유롭지 않았지만 주변 환경들, 만나는 사람들이 여유롭다 보니 확실히 그때만의 감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려고 했던게 또 실패로 끝나서 아쉽다. 얼마 전에도 집근처 도서관을 가려했는데 휴일이었다. 아마 그날도 금요일이었지싶은데.. 한국에서 도서관 갔던건 독일 가기 전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뭔가 요즘 집에 안 읽은 책들이 그득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책들에서 모험을 하고 싶다. 퇴사하면 적어도 한 달 정도는 이렇게 여유롭고 안온하게 지낼 수 있을까, 계속 이런 날들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또 고민이 하나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