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5

-하고싶은 말은 잔뜩이지만, 집이다, 라는 말부터 쓰는 수밖에 없다. 정말로 한 달의 반을 밖에서 보내고 오니 시간이 금방 지나있다. 집을 기준으로 시간이 흐르는 것 같다. 다음 달에 또 비슷하게 집을 나가게 된다. 집으로 표현되는 일상은 항상 애증의 대상인 것 같다. 있으면 지루하고 없으면 아쉽고 보고싶고.


2015-07-12

쓸데없이 진심으로 노말 좋아하면 피곤하기만 한데; 나는 왜 또 이러고 있능가....허허

2015-07-04

한여름의 판타지아, 2014
 이럴수가 올해 영화인 줄 알았는데 작년 영화였다..! 충격ㅋㅋ
1,2부로 구성된 연애물이다. 한국 여성이 일본에 홀로 여행을 가고, 시골마을에서 만난 일본 남성과 이틀 정도 함께 지내는 이야기.
 이런 바캉스 러브(!?)는 '비포 선라이즈'를 통해 너무나도 잘 알려져있어서, 이와 같은 소재를 삼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는 1,2부를 나누고 1부를 페이크다큐라는 형식으로 보여준다는 선택을 한다. 1부의 페이크다큐는 2부의 영화를 찍는 과정으로 구성되어있다. 1부의 장면과 2부의 장면들이 연결되는게 상당히 많은데, 이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강의 제방이라던가 불꽃놀이, 산골마을, 옛날 초등학교 등등. 특히 1부에서 엄청나게 깔끔한 샐러리맨으로 나오는 남자주인공이 2부에서 감 농장(?)에서 일하는 땀에 쩔은 사람으로 나오는데, 그 갭이 심해서 처음에 긴가민가하면서 계속 유심히 봤다.ㅋㅋ 형식상 분명 맞을텐데 너무 달라..! 달리 말하면 1부에서는 반할만한 모습이었는데 2부에서는 내 취향은 아닌지라 이 사람이 그 사람..?이라면서 계속 본..ㅎㅎ
 어째뜬 1,2부로 분할한 형식은 재밌는 것 같다. 페이크다큐 때문에 오히려 대놓고 '가짜'라고 만드는 2부의 영화가 반대로 더 현실성을 띠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ㅎㅎ 워낙 주변에 있을법한 인물들의 있을법한 사건들이라, 엄청 불편한(?) 기분으로 봤다. 끄아아아~ 이러면서. 남자주인공 내가 다 민망함..ㅋㅋㅋㅋ 다 보고났는데 그 뛰어난 사실성 때문에 어딘가 한편으로 찜찜하고, 또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운 영화였다.

Jurassic World, 2015
크리스프랫이 잘생겼다.
^^....
ㅋㄹㅅㅍㄹ..........












미술관 옆 동물원, 1998
 언젠가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삼촌이 좋은 영화라고 말해서 기억해두고 있다가, 이제야 봤다. 마침 비가 오는 밤이었고 연애영화를 보고 싶은 기분이었기에..ㅎㅎ
 한국영화를 굳이 찾아서 보지는 않는 편인데다가 90년대 영화는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일단 지금과의 차이점들 때문에 재밌었다ㅎㅎㅎ 공중전화나 버스 색깔, 패밀리 레스토랑 등등. 그때의 감성이야 물론이고. '이건 영화야'라고 말하는 듯한 연출과 대사톤은 참 어색하면서도 재미나다. 그리고 액자 구성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더 나오는데, 그건 대놓고 컬트. 30년대 독일영화를 보는 듯한 뭔지 모를 느낌이..ㅎㅎ
 네이버 영화 소개에 “1999년 최고의 페미니즘 영화”라고 써있는데 사실 이 카피를 먼저 봤기에 굉장히 의아하면서 영화를 봤다. 대체 어디가..? 뭔가 그 당시의 감성으로는 이게 최고의 페미니즘 영화인걸까 싶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납득이 가지는 않는다. 남자주인공은 보면서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폭력적인 모습들을 보여서 좀 불편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뭔가 연애에 있어서 현실적이면서도 상처받은 모습으로 동정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그리고 꽤 연애에 능숙하다는 이유로 결국에 여자주인공에게 사랑받는다. 어느 부분에서 페미니즘을 읽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단지 여성을 있는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렸다고 페미니즘 영화라고 사랑받기에는 너무 부족하지 않은가. ㅎㅎ.. 그리고 애초에 심은하가 너무 예뻐..!!!(!)


소수의견, 2015
 볼까말까하다가 결국 보게 된 영화. 아아 역시 이런 법정영화는 취미가 아니다..(..) 그렇지만 사회 문제를 재판의 형식으로 다루는게 가장 쉽고 가능한 방법이기 때문에 아마도 다들 그렇게 하는거 아닐까. (국선)변호사와 기자의 출연은 이제 거의 지긋지긋할 지경(...)
 큰 줄거리는 용역과 경찰의 강제 철거 과정에서 무력 진압 속 청소년 한 명과 의경 한 명이 죽게 되고, 검찰은 소년의 아버지를 의경을 죽인 죄로 고소하는데 이 아버지는 검찰의 주장과는 달리 아들을 죽인게 용역이 아니라 경찰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를 둘러싼 법정공방.
 사건의 전개 자체가 철거 과정에서의 주민과 경찰의 죽음이기 때문에 용산참사가 모티브이긴 하지만, 사실 이런 문제는 용산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하는 듯 용산을 비롯해 모든 철거 투쟁의 모습들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주소지 자체는 실제로 철거 투쟁이 있었던 북아현이고, 올림픽 개최를 위해 거리의 사람들을 몰아넣어 살게 만들었다는 건 포이동을 볼 수 있고 용역깡패들이 기승했던 명동 마리나 두리반도 생각났다. 알고 있는 철거 투쟁들은 죄다 생각났다. 이는 정말로 용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철거 투쟁 현장에서의 문제다.
 영화에서 이미 경찰과 용역의 복장이 비슷하기 때문에 둘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말을 (아이러니하게도) 검찰 측이 하는데, 나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싶다. 국가의 명령에 의해 무력으로 진압하는 경찰이나 자본의 명령에 의해 진압하는 용역이나, 무엇이 다를까. 결국에 인간성을 강조하는 이 영화에서 이 둘의 모습은 너무나도 닮아있다. 결국에 더 이상 깡패와 구분되지 않는 모습의 경찰도 국가의 용역이 아닌가. 죽은 소년의 아버지와 죽은 의경의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이 둘 역시 매우 닮았다. 개인의 차원에선 누가 가해고 누가 피해고를 가릴 수 없으며, 경찰이나 용역의 폭력도 비슷하다. (뭐 폭력을 휘두르는 경찰이나 용역 모두 인간적으로 싫어하지만, 그들에게 원죄를 묻기는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 닮아 있는 이유는 모두 국가-자본의 피해자이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마지막 대사로 변호사가 된 검사는 철거민은 국가를 위한 희생자고 자기 본인은 국가를 위한 봉사자라고 하면서 대체 넌 뭘 하는거냐며 아무 의미없는 일들을 한다고 머라고한다. 피해자를 양산하는, 아니 국민 모두를 피해자로 만드는 국가-자본을 유지하기 위해 살아갈 필요는 없지않은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