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30

Black Widow, 2021
 플퓨...... 플퓨..............
어벤져스 이후로 마블꺼 안본지 꽤 됐는데(그렇다기엔 윈터솔져랑 토르랑 캡틴마블을 봤군,,,,) 내용 하나도 모르고 오로지 스칼렛 요한슨 보러 갔고 플퓨에 치여서 나왔다. 왜.. 싸웠는지도 모르겠고(시빌워) 마지막이 왜 그런 장면인지도 몰랐는데(엔드게임) 걍 플퓨가 넘 좋음 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액션은 역시 스파이 육탄전이 짱이라며 재밌긴 했지만 뭐랄까.. 전체적인 구성이..ㅋ..ㅋㅋㅋ ㅠㅠㅠㅠㅠ 그놈의 빨간약...ㅎ..... 
소련vs아메리카 구도에서 나타샤 아부지가 너무 짠내났다... 
암튼 플퓨 러뷰
(그리고 마블.. 디즈니는 끝까지 스칼렛 요한슨에게 x같이 굴었궇... 승소하기를ㅜ)

 
 
 
The Devil Wears Prada, 2006

유튜브에서 배우 소개 영상을 보다가 갑자기 너무 보고싶어진 영화. 앤 해서웨이가 엄청 배고프게 촬영했다길래 어느정도인지 궁금해졌는데, 나오는 옷들이 지금 봐도 너무나 세련 됐다. 

기본적으로 "성공"을 위해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냐고 묻느냐는 영화였다. 사람들 반응이 궁금해서 유튜브 영상도 찾아봤는데, 댓글에서 남친 욕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영화 내내 남친과 친구들 편(?)이었다. 처음의 신념을 버리는 건 슬픈 일이고, 심지어 이전의 자신을 부정하는건 언제나 위태하고 위험하다. 

'나'를 지키면서 목표를 향해가는 것. 물론 이게 여성이면 일이냐 가족이냐 선택하게 되는 불리함이 있지만, 그럼에도 지켜야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앤디도 업계의 화려함 앞에서 그리고 자신의 고생 앞에서 잠시 blinded 됐지만 마지막 미란다와의 차 안에서의 대화가 앤디를 정신차리게 해 주어서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미란다는 "모두가 우리처럼 살고싶어한다"고 하지만 사랑하는 동료를 짓밟으며, 인간성을 버리면서까지 쟁취해야하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黃金時代, 2014

 허안화 감독에 탕웨이 주연이라 넘 보고싶었는데 마침 시간도 나고 애인도 보고싶어해서 같이 봤다. 3시간 정도 되는 러닝타임인데도 한 사람의 일생을 집요하게 따라가서 지루하지 않게 봤다. 

그런데 보면서 자꾸 탕웨이가 주동우처럼 보였다. 주동우가 저 역할 하면 너무 딱일 것 같은 느낌...ㅠㅋㅋㅋㅋㅋㅋ 탕웨이를 작품으로 보는건 아마 이게 처음이었을텐데 자꾸 주동우가 보이는 매직. 뭔가 그런, 허약하고 예민하면서도 강인한 느낌이 닮았던 것 같다. 

이참에 허안화 감독의 다른 작품들도 많이 보고싶은데 작년에 여성영화제에서 특별전 할 때 못 간게 넘 아쉽다. 이놈의 판데믹..ㅠ-ㅠ

 


아신전, 2021

 아신전 진짜 개미친 영화...ㅅㅂ 지금도 생각하면 존나 소름돋음

아신전 나왔다길래 킹덤 시즌3가 나온줄알고 나중에 볼 생각이었는데 프리퀄 형태의 영화로 나와서 그냥 가벼운 생각으로 봤는데, 정말 묵직했구... 작가 넘.. 오타쿠의 심금을 울리고 여태껏 킹덤 중에 최고임ㅋㅋㅋㅋㅋㅠㅠ

최근 블랙위도우가 개봉하면서 여아/여성청소년들의 (성)착취에 대해서 이슈가 되고 있는 중에, 이런 개또라이.. 영화가 나와버린 것임.... 

처음에는 아ㅋㅋ또 외국인 험악하게 묘사하네ㅋㅋ하고 좀 기대가 없었는데 뒤로 갈수록... 개미쳤다고밖에.... 당연히 죽은 줄 알았던 아부지 나왔을 때 기함할 뻔 했고... 그리고 또 당연히 죽은줄 알았떤 부락 사람들 맨 마지막에 나왔을 때...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이미 다.. 계획이 있었구나 싶은 것임.... 걍 타고난 미친놈이라서 부락이 다 죽거나 하지 않았어도 세상 한 번 뒤엎었을 듯 암튼 개짱임 전지현도 짱이고...~~

 

The Man from Earth, 2007

애인이 종종 언급해서 본 영화. 만사처년을 살아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의 이야기. 정말 철저한 저예산 영화로 오두막집 하나를 배경으로 주인공과 여러 학자들이 만사천년을 살아감에 대해 설전을 벌이는 내용이다.

물론 지루하지 않았고 연극 혹은 유튜브를 보는 것도 같았고, 재밌었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다. 좀 더 인류학적이고, 철학적이며 종교적인걸 기대하고 봤는데 걍 크리스쳔들 멘붕오게 하면서 놀려먹는데에 그쳤던 것 같다. 아니.. 예수가 부처 친구란거에서, 저 앞의 남자가 예수란거에서 왜 그렇게 충격받고 울기까지 하는건데. 만사천년이 더 놀랍지 않냐고..!!;;; 

암튼 지극히 서구적인 관점에 조금.. 실망스러웠다. 이렇게 말빨 하나로 밀고가는 영화면 좀 더 흥미로워야하지 않냐고,,,, 지구상에 아시아가 존재하는걸 알기는 하는지,,,, ㅎ,,, 그래도 지향하는바가 곧 삶이라고, 삶에서 지향하는 바가 드러난다고 이야기하는 부처의 말을 인용한 건 좋았다. 오랜만에 들어서 반가웠던 말.

접속, 1997
 맨 프롬 어스를 보고 왠지 한 편 더 보고싶어서 바로 본 영화.

정말로 한국의 90년대 영화 같았는데, 홍콩의 멜로 영화, 아니 왕가위가 너무나 진하게 느껴져서 더욱 90년대 한국영화 같았다...ㅋㅋㅋㅋㅋㅋㅋ 

스토리보다는 연출에 굉장히 신경을 쓴 게 느껴졌는데 중경삼림과 화양영화, 첨밀밀, 씨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ㅋㅋㅋㅋㅋㅋㅋ

영화 세트장의 집이 너무 멋져서 저기서 살고싶었다.


2021-07-03

The Dig, 2021

넷플릭스로 공개된 고고학 영화. 2차 세계대전 직전의 영국이 배경이다.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고 고고학을 통해서, 과거를 통해서 미래를 생각한다는 점이 특히나 전쟁 시기를 겪는 주인공들에게 의미가 깊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는데, 결국 프리티(주인공)의 발굴이 대영박물관에 기증되는걸로 결정이 되어 바실이랑 같이 차를 타고 마을로 돌아오는데, 기쁜 결정을 마주하고 프리티가 너무 슬프게 우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는 다 죽지 않느냐고 고통스럽게 말하는 프리티에게서 내가 보이는 것만 같았다. 그에 대해서 바실이 뭔가 현자 같은 대답을 해주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전반적으로 좋은 영화였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등장인물들의 비중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바실과 프리티가 워낙 강한 캐릭터성과 서사를 가져서 둘을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가면 좋았을텐데, 후반으로 갈수록 이사람저사람의 이야기를 다 하고싶은 욕심을 버리지 못한 것 같은 감독의 망설임이 그대로 드러난 느낌이었다. 아님 애초부터 둘의 무게를 좀 줄이던가... 아무튼 잔잔하고 좋은, 간만에 취향인 영화였다.
Luca, 2021
코코 제작진이 만들었대서 개봉하자마자 혼자 보러갔다. 
기본적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여서 인간의 악함이 그렇게까지는(..) 드러나지 않아서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에 주인공들이 노력한 것과 마주한 갈등상황의 무게에 비해서 좀 얼레벌레 끝난 것 같지만...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영화는 언제나 좋다. 지브리를 좋아하는 것처럼 루카도 좋았다. 3종 레이스를 준비하는것 역시 그 지역의 특징이 드러나는 것 같았고, 단지 비슷한 문화권이라는 이유로 붉은돼지가 떠오르기도 했고. 또, 루카의 어머니가 전형적인 남미 어머니상(?)을 하고있어서 원데이앳어타임이 생각났다. 
제작진들 돈 많이 벌어서 더 열일하셨으면...




Revolutionary Road, 2008
1950년대 미국의 교외도시(suburb)가 배경이자 핵심 갈등요소인 영화. 당시 교외 중산층 정상가족의 디테일을 하나하나 다 보여주는 것만큼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실망시키지 않는 연기가 또 매력적이었다.
이들 부부에게는 아이가 둘 있는데, 자녀들이 베이비붐 세대란 점이 또 재밌는 요소 중 하나였다. 지금의 베이비부머들을 생각해보면...ㅋ...ㅋㅋㅋ그 자녀세대가 미국으로 이민가는 영화 미나리가왠지 연결되기도 하고.
전쟁을 겪고 이제는 안정을 찾는 자유로운 엘리트들이지만, 당시 시대가 요구하는 가족의 모습과는 달라서 갈등은 끊이질 않는다.그렇지만 그렇게 살지 않으면 그들은 지금 누리는 물질적 풍요로움을 포기해야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미 아이가 둘이나 있다. 
영화에는 감독의 페르소나 같은 캐릭터가 정신병원에 감금된 (말그대로)'미치광이'로 나온다.이 사람, 그러니까 존은 집을 떠나기 싫은 남편이 아내를 일부러 임신시켜 셋째를 낳게 하려고 했다고 말한다. 당시 여성에게 아이는 족쇄 그 자체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지막 결말은 예상치 못해서 좀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제목을 다시 한 번 곱씹게 만들었다. 혁명의 길, 혁명으로 가는 길. 언뜻 봤을 때 제목은 틀린 것 같고 그저 역설적임을 표현한 것 같지만 혁명 그 자체의 성격을 생각하면 제대로 붙인게 맞다. 그저 웃으며 건네는 대화로만 이루어지는 혁명은 없다. 혁명의 가장 큰 적은 '일상'을 유지하려는, 안정적인 삶을 바라는 유약함이다. 그리고 혁명 대신 일상을 택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배신이 희생자를 만든다.
Notting Hill, 1999
편하게 누워서 볼 수 있는 로코가 보고싶어졌고, 레트로가 유행이니까(?)노팅힐을 선택했다. 마침 넷플릭스에 있기도 했고.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는 영화는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은데 그녀의 입밖에 보이지 않았다. 와.. 입.. 크다.. 이러면 안 되는데 암튼 정말 외모의 특징적인 부분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휴 그랜트.... 솔직히 줄리아 로버츠보다 휴 그랜트가 더 슈퍼스타 같았다. 아니 이런 서점 주인이 세상에 어딨어요...!!
아직 영국의 90년대 분위기가 가시지 않은 영화라 그런지 이 둘 말고도 휴 그랜트의 친구들로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나름의 역할을하고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좋았다. 뭔가 하나씩 어떤 그룹을 대표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그들이 만들어내는 인간적인 유머가 주인공들의 로맨스보다 더 좋았다. ㅎㅎ..
 
 
 

The Dressmaker, 2015
애인의 적극 추천으로 같이 본 영화. (케이트 윈슬렛은 진짜 짱이다..)
얼마 전에 본 크루엘라가 떠오르기도하고 친절한 금자씨가 떠오르기도 했다. 친절한 금자씨는 아직 직접 본 건 아니지만. 애인은 도그빌과 비슷하지만 좀 더 밝다고 했다. 도그빌은 볼 계획조차 없지만.. 암튼, 그런 장르의 영화인 것이다. 복수하는 여성. 그렇지만 공공은 그들을 돕지 않고 오히려 장애물이 될 뿐이니 자신의 능력으로, 오랜 준비로 복수하는 영화. 
굉장히 폐쇄적인 마을공동체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문근영이 주인공인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 떠오르기도 한다. 심지어 이 영화에선 20가구도 채 안되는 것 같았다. 
주인공의 어머니는 주인공이 어릴 때 마을에서 추방당하고 성인이 되어 돌아올 때까지 미친척을 하며 집에서 나오지 않고 지낸다. 힘없는 여성이 홀로 마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려면 더럽고 냄새나는 것 밖에는 길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어머니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준 사람은 마을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역시 더러운 존재들이다. 뭐랄까, 굉장히 아감벤이 떠오르는 영화였다. 캠핑카와 판잣집에서 살아가며 변소 치우는 일을 하는 그들 가족은 조에 그 자체다.
호주 영화였는데 호주의 광활하고 황량한 자연의 느낌이 잘 드러나는 특색있는 영화였다. 그리고 코스튬 보는 재미가 굉장했다..!
Clueless, 1995
구글에 클루리스를 검색하면 clueless aesthetic이 자동검색어 일순위를 차지할 정도로 패셔너블한 영화였다. 지금의 레트로 유행이 딱 이런 감성이라 영상이나 연출면에서 촌스럽다과 생각되는게 하나도 없었다.
다만, 아무리 하이틴 영화라도 그렇지 스토리가 심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인 오스틴의 '엠마'를 90년대식으로 재해석한 것이라는데, 엠마를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런식으로 쉽게 쓰여지진 않았을 것 같다....
주인공처럼 내가 제일 귀엽고 짱이라는 마음으로 살아가야하는데,,,
 밤에 잘 때도 피곤한 꿈을 꿨는데 낮잠을 잘 때도 굉장히 슬픈 소설 같은 꿈을 꿨다. 관계에 오해가 생겨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고등학생 때가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