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31

어떤 의미를 주고 싶지 않은 한해였다. 나는 더 잘 살 것이다. (이 지긋지긋 내 정병버튼 눌리게하는 정병부모를 떠나서!!! 한해 마지막날에도 그거에 실패해서 지금 엄마 옆에 누워있지만. 아무튼 나는 진짜 혼자서 잘 살 거다. )

2018-12-24

좋아하는 것들이 하루하루 낡아간다는 사실이 슬프다.
...는 대학다닐 때 한창 좋아했던 애니들 근황을 확인하면서 하나하나 완결났다는 사실을 알 때의 슬픔임ㅋㅋㅋㅋㅋㅋㅠㅠ바라카몬이나(아니 대체 왜 1기에서 끝났는지) 오오후리, 호즈키, 충사, 사이키쿠스오, 노자키군 등등.. 그나마 하이큐가 4기가 (드디어) 결정되서 위안을 주고 있다. 최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나와 함께 시간 속에서 나아가지 못한 채 남겨진다는게 낯설고 맘이 아프다. 이십대 중반은 계속 이러한 낯선 이별과 그리움들과 함께할 것 같다. 삼십대 사십대도 계속 이렇다면 근데 정말 슬퍼서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 좋아했던 것들을 추억으로 남겨두고 다시 새로운 걸 좋아한다는 건 생각보다 대단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영광을 놓아주는 법을 배워야한다.

2018-12-18

집은 항상 전쟁터다. 진심을 보이지 않아야 승리한다. 적어도 승리했다고 스스로에게 납득시킨다. 그래서 나는 이런 사람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진심을 보이고 감정을 말하는게 지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 정말로 어서 여길 탈출해야 한다.

2018-12-17

약을 먹고 겨우 두 시간 자고 일어난 엄마가 약기운에 말을 제대로 못 한다. 그냥 마음이 아프다 이 집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다. 대학 입학을 서둘러야 할까? 내년에 그냥 적응하고 살아남기하고 이런거 하면 안 되나.
잘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고싶고 지금, 아니 혹은 몇 년 째 가장 원하는 건 휴식이다. 도피라도 상관없다. 나는 그걸 너무너무 원한다.

2018-12-14

내가 원하는게 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대학 입시 공부는 하지 않을 것이다. 살면서 가장 잘 했던게 그거라면 너무 슬플 것 같다. 내 인생 어디로 가나.. 애매한 인생은 어떻게 해야하나.
요즘 자꾸 감기와 몸살과 생리가 같이 찾아온다. 더불어 우울로 퉁쳐지는 무력감과 의욕없음도. 그런 상태러 잠들었는데 꿈에서 베를린의 어느 호수에 있었다. 걱정하는 것과 달리 그곳에서 난 되게 해방감을 느꼈다.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엄마가 또 울면서 소리지르면서 전화한다. 엄마방에서, 돈 내놓으라고. 엄마가 발 뻗고 편히 잠들 날은 대체 언제 올까.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만 없길 바란다.

고양이가 아빠를 점점 좋아하는 것 같다. 오늘은 빈 아빠방 침대에 혼자 올라가 있기도 했다. 벌써부터 내가 없어도 괜찮은 건가 조금 서운했다. 고양이와 산다는 건 정말 좋으면서도 힘든 일이다. 매일 청소는 물론 잘 때도 기본 두어번은 깨서 원하는 걸 해줘야한다. 주로 문 열어주기지만.. 엄마+고양이 한 집에 지내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잘 자지 못하는 엄마가 고양이때문에 깨지 않도록 재빨리 고양이가 원하는 걸 들어줘야하기 때문에. 가끔씩 컨디션 안 좋을 때 심해지는 알레르기도 힘들고 혼자있고 싶은데 발에 채이도록 따라다니는 것도 가끔 피곤할 때가 있다. 그래도 헤어질 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고양이 없는 나는 괜찮지만, 나 없는 고양이가 슬퍼하지 않을지 그게 제일 슬프다. 그래서 결국 슬프다.

요즘 부쩍 외로움을 느끼는 것 같다. 그냥 내 상황이 힘드니까 이해받고 싶은 것 같다. 오늘 집의 씨씨티비 달게 된 얘기를 학원친구들한테 하면서 깨달은 건데 나는 꽤 괴로운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하는 것 같다. 진심이 되는 건 무섭다.

2018-12-11

요즘 머하고 사는지 모르겟다. 공부도 안 하고 덕질도 안 하고 간신히 미술학원이나가고 주말에 친구들 만나는 삶. 12월은 항상 그나마 그래도 들떴는데 올해 연말은 뭔가로 나를 누르고있는 것 같다. 부담스럽고 버거운 한 해의 마무리가 될 것 같다.

2018-12-09

드디어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기차표를 예매하고 임시숙소를 구했다. 마음이 밀려있어서 밀려있던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는 기분이다.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리고있을지 무섭기도하고 조금 설레기도 한 것 같다. 두어번 갔었지만 여행이랑은 차원이 다르다. 내 존재가 인정받지 못할까봐 그게 제일 두렵다. 항상 생각하지만 생각이 너무 많아서 문제다. 단순하게 사고하는 인간들이 젤 부럽다.
그러고보니 영화는 나에게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아마 고등학교 때 그렇게 영화를 많이 봤나싶기도하고. 상상력과 위로를 동시에 주는 것 같다.

2018-12-06

엄마가 몇 달째 잠을 못 잔다. 자긴 자지만 제때 잠들지 못하고 제때 일어나지 못한다. 약도 잘 듣지 않는 것 같다. 지금도 전화기를 붙잡고 소리를 지르며 운다. 자고 일어나는걸 못하니까 직장도 휴직서를 냈다. 원인이 있긴 한 것 같다. 근데 나는 곧 떠나는데. 감정이 복잡하다.

2018-12-05

왜 그 기억에 집착하는 걸까. 상담을 하면 할수록 의문이었다. 상담사도 모르고 나도 몰라... 내가 왜 17살의 기억에 집착하는지. 따지고보면 별 거 아닌데 아직까지 물고 늘어지는 이유가 뭔지. 그런 생각을 하며 잠들었더니 또 꿈에 나왔다. 상담할 때 그럼 어떻게 그 관계가 해결되길 바라냐고 물어서 다시 한 번 만나게 되고 얘기하고싶다고 했다. 그러기 어렵지만, 만나봤자 인사 한 마디 못 하겠지만. 그랬더니 꿈에서 먼저 친구1이 나한테 얘기 좀 하자고 미안하다고하고 친구2까지 잘 지내게 됐다. 친구 2랑 나는 다시 관계 회복이 됐고, 그 친구의 고민을 들어줬는데 중국으로 유학(!!)을 간다는 것이었다. 일어일문인 애가.. 암튼 근데 막 가도 중국 서쪽 끝으로 간대서 내가 길림성으로 가라고(ㅋㅋㅋㅋㅋㅋ)하고 옆에서 독문과 교수가 맞장구 쳐줬음. 존나 개꿈이지만.. 웃기지만 꿈에서라도 행복했다. 다시 끈끈한 사이가 된 것 같아서. 나 오고나서 다시 뭔가 모임? 톡방?도 활성화되고.. 암튼.... 중독될 것 같은 꿈.

2018-12-03

마음이 약해지면 안 돼. 피곤하고 막막하고 아프고 암튼 상태 안 좋은 새벽이라 아무것도 못할 것 같고 다 때려치고싶지만 내일 아침이 되면 괜찮아질거라고 다짐 또는 믿으며 잠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