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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7

최근 재밌게 본 것들. 내 주의를 딴 데로 돌리기위해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많이 봤다

쓰다보니 길어졌다. 개많이 봤네 오타쿠새키..


2015-01-12



드.디.어! 강철의 연금술사 09년판을 봤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11년 전(!!!!)에 구애니를 보다 말았었는데 항상 미루고 미루다가 이날 이때까지 못 봤던 작품이다. 특히 최근에 본 애니들 경향이 전부 힐링/일상/스포츠라서 쉽게 하가렌은 보기 시작하지 쉽지 않았음. 하가렌이 얼만큼 머리아픈지 알고있기 때문에..ㅎㅎ

예전 구애니에 대한 기억때문에 나한테 하가렌은 엄청 어둡게 남아있었다. 실제로 엔하 찾아보니까 구애니가 더 어둡게 연출되긴 했다고 한다. 더 그로테스크하고.. 하여간... ㅠ 또, 리올이나 키메라 등 봤던 내용을 또 보는게 귀찮아서 미룬 것도 있다. 근데 뭐 그거는 10편 좀 넘는 정도의 분량밖에 안 되고 금방금방 보더라.

글고 초반 진행을 보면서도 대체 이게 뭘 말하려는지 감이 잘 안 잡혀서 어떤 의미로 의심(!)이 갔었다. 그도 그럴것이, 일단 군이 나오니까 일단 경계하게 되었고, 인간의 목숨으로 값을 한 현자의 돌은 무엇을 얘기하고 싶어하는 것이며 이슈발은 또 대체 어떤 맥락에서 이야기하는 것인지.. 애초에 인간을 어떤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째뜬 큰 그림이 잘 안 보였는데 40화 정도 보니까 알 것 같았다. 이 작품은 20세기를 집대성한 것이란 걸...ㅋㅋㅋㅋㅋ 이슈발때도 대충 감이왔지만 뒤에 인형군단 나올 때ㅋㅋㅋㅋ기계에 인간의 혼을 집어넣는다니, 정말 90년대잖아..!!

일단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이건 처음부터 끝까지, 이 작품의 시작이자 결말이고 주제이다. 인간이 누구인가, 인간은 무엇인가. 작가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한다.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는 인간의 7대 죄악이라고 하는 것을 떼어내 신이 되려하고, 7명의 호문쿨루스는 어느 정도 지능이 있으면(글러토니랑 슬로스)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드는 인간의 동료를 원했고, 엔비는 인간이 되고싶어했으며, 라스는 포기하지 않는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든가 등등. 그런데 애초에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는 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설명이 부족하다. 보니까 진리에서 떨어져나온 것 같던데, 거기에 너무 아무 내용이 없다. 코믹스판에는 있으려나..

동시에 인간은 약하지만 그럼에도, 그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 약한 존재로서 살아감에 대한 어떠한 의미부여가 확실한 것 같다. 좌절하는게 아니라 그 지점을 넘어서는 실천. 청소년문학에서 자주 보는 주제인데, 작품에 전반적으로 나타났지만 역시 가장 가시적인 장면은 에드가 진리의 문을 대가로 지불하는 부분이다. 진리의 문이 있기에 이 스토리가 가능했지만, 마지막에 주인공은 스스로 문을 없애버리고 그걸 뛰어넘는 결말을 맞이한다. 그렇기에 이는 '끝'이 아니라 다른 '시작'이기도 하다.

여기에 인간이 약한 것은 죽음 때문이지만 그 죽음이 있기에, 약하기에 변화할 수 있다는 긍정을 담고 있다. 이게 불교적 세계관인지는 모르게따. 이런 말을 덧붙이는 이유는 전체적인 세계관이 범신론적이기 때문. 연금술의 가장 핵심은 '하나는 전체, 전체는 하나'라는 말인데, 이게 알고보니 불교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연기설'이라는 건데, 검색해봤는데 꽤 복잡한 것 같으니 자세한 건 나중으로 미루기로. 작가가 이쪽에 관심있는 듯? 그나저나 모 학생운동 문건에서 똑같은 말이 나온다ㅋㅋㅋㅋㅋㅋ따로따로 알고있다가 어제 알아차림ㅋㅋ

이 이야기의 시작이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와 크세르크세스의 멸망이라면 변화의 축을 이루는,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의 '시작'은 이슈발 섬멸전이다. 이슈발 내전이라고 보통 표현되지만 가장 정확한 표현은 이슈발 학살이 아닐까 싶다. 로이도 동료들을 거기서 모으고, 스카도 이슈발의 피해자이니.. 내가 아까 20세기라고 표현한 이유는 물론 인형군단때문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슈발 섬멸전 때문이다. 100년 전의 세계대전은 20세기의 가장 선명한 흔적이고, 이슈발은 나치에 의해 학살당한 유대인의 재현이다. 애니에서 이슈발에 아메스트리스 군대가 입성하는 장면에서의 광기어린 파란 눈은 완전히 나치의 그것이다.

이슈발에 대해 어쨌든 로이나 스카나 긍정적인 양상을 보이는데, 로이는 정권을 잡으면 민주정으로 전환하고 자신이 전범인데도 전범재판을 할 것이라고 한다. 스카도 처음엔 복수에 사로잡힌 살인귀나 다름없었지만, 점차 이슈발 학살의 실체를 알게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이슈발 사람들을 위해, 이 나라의 변화를 위해 일하겠다고 마음먹는다.

이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양상인데, 로이의 경우 잘못된 걸 알면서도 실행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이 있는 반면(이슈발 섬멸전을 계획한건 호문쿨루스지만 죽인건 군인들이라는 군인(=호크아이)의 말), 스카의 경우에는 그가 국가연금술사들을 죽이고 다닌 건 분명 잘못이지만 그 복수와 증오가 개인의 타락이 아닌 국가권력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 그리고 거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모두에게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그는 그저 악마나 죄인으로만 남아있지 않는다. 하물며 범죄자의 경우에도 징역이 죄에 대한 징벌임과 동시에 다시 사회에 돌아갔을 때를 위한 훈련과 교육을 하는 기간이어야 하는 것인데, 국가범죄에 의한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갱생한) 스카가 다시 사회에서 살아가야 할 이유는 부족하지 않을지도.

잘못된 걸 알면서도 실행했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약함을 계속해서 얘기하는 건 사실 이 둘이 맞닿아있기 때문인 것 같다. '말'뿐으로는 자신의 약함을 그다지 느끼지 않는다. 인간이 가장 약함을 느낄 때는 자신의 말을 실천으로 옮길 때이지 않은가. 그러니 어떤 말을 하느냐는 것보다 어떤 행동을 하느냐는 것이 훨씬 중요하고, 실제로 실천을 했을 때 느끼는 약함에서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것. 그래서 등가교환이 아닌, 열을 받으면 열하나를 주려고 하며 변화를 만들어 내는 어리석지만 따듯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긍정. 이것이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작가의 생각이 아닐까 싶다.

복수에 대한 이야기나 주인공 형제의 원칙, 등장인물들의 주목할만한 점이나 비유나 컨셉 등은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런 얘기까지 다 하려면 원작을 다시 보고 엄청 공들여서 글을 써야할 듯--; 그리고 다른 곳에서 설정이나 모티브를 따온 것들이 너무 많아서 내가 그걸 다 알고있지도 못하고ㅋㅋ그래도 예전부터 보고싶었고, 나의 덕질 시작이나 마찬가지인 작품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ㅋㅋㅋ벌써 넘 피곤한 시각이지만..

2014-12-07

카트, 2014
어쩌다보니 모 노조에서하는 공동상영에서 함께 보게되었다 ㅋㅋㅋ
아이돌 머시기가 잘생겼나 반신반의했더니 생각치도 않은 김강우가 너무 잘생겼다ㅋㅋㅋㅋㅋㅋㅋㅋ키크고 잘생기고 목소리 좋고.. 와 나 요즘 이런 사람들 넘 좋...ㅁ7ㅁ8
마지막 연출이 구렸지만 그거 빼고는 기대이상이었다. 2000년대의 파업전야라는 표현을 글쎄, 그만큼의 넘치는 비장함은 없지만 비정규직이라는 현시대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잘 보여준 것 같아서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것 같다. 비정규직, 시급, 성과급, 하청 모두 본질상 동일한 문제다. 일단 노조 파업을 가지고 어떻게 더 표현해야 좋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으니, 감정적으로 표현한 걸 좋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파업은 대중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고, 그 필요에 잘 따른 것 같다.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원령공주 (もののけ姫), 1997
초등학교 때(!) 보고 제대로 보는 건 이번이 처음. 사실 어릴 때 봤을 때 이해가 하나도 안 갔는데, 지금보니 그럴만도 했다(..) 단지 당시의 기억으로 남는 건 여주인공이 매우 머싯었고 나도 저렇게 되고싶다(?)는 어렴풋한 잔상들ㅋㅋ
작품 속 세계를 문명 전체로 본다면 감독은 문명 전체에 대해 묻고 있다. 인간 삶의 상 자체를 자연과 함께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전쟁과 죽음뿐이라는 메시지. 그럼에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다. 나는 여기서 세대차이가 느껴졌다ㅋㅋㅋㅋㅋㅋ핵발전이 이용되는 세상은 이미 늦었다. 작품 속에선 신이 죽고 자연이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았지만, 핵발전으로부터의 회복은 인간의 시간으로는 셀 수 없다. 이번엔 현실쪽이 훨씬 많이 암울하다.
인간의 여러 모습들을 보여주려고 시도한 것도 좋았다. 철을 만드는 마을의 지도자인 '에보시'는 인간에게는 매우 좋은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배제된 자들을 공동체 안으로 끌어들여 보살펴 줄 뿐만 아니라 역할을 주고 구성원으로서 자립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인간의 역사가 자연을 다룰 수 있는 기술 발전에 대한 역사였던 만큼, 주변의 산을 깎고 자연을 지배하려는 욕망 또한 인간으로서 그리 부당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가 자연과 인간의 조화 혹은 상생을 무너뜨리는 지점에서 한계가 온다고 감독은 말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다시 시작해서 인간 발전의 방향을 바꾸자 등등.
그렇다면 누가 재앙을 막는가? 뭐 작품의 제목은 원령공주이긴 하지만 주인공은 동북부 끄트머리 마을의 '아시타카'다. 서쪽 끄트머리 마을에서 발생한 재앙신에 의해 동쪽 끄트머리 마을에서 피해를 입은 그는,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서쪽을 향해 마을을 떠난다. 그리고 인간 마을의 지도자인 '에보시'와 들개의 자녀인 원령공주 '산'의 중간에서 끊임없이 그 둘을 조정하려고 든다. 인간의 이익만을 이야기하는 에보시도, 인간이 아닌 자연의 길을 택한 산도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정체성을 버리지 않으면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 아시타카는 그러면서도 둘을 포기하고 독자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계속 설득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국가의 욕망에 대한 물음이 있다. 에보시가 이끄는 마을은 화약을 사용하는 등 기술이 발달하긴 했어도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왕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등 국가라는 체제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생활을 한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가에서 마을에 병사들을 파견하기도 하고, 짐승신과의 싸움에서도 국가의 병사들과 마을의 남성들이 함께 싸운다. 그러나 바로 이 장면의 묘사에서 감독은 민중과 국가 권력의 이질성을 드러낸다. 멧돼지들과의 싸움에서, 병사들은 마을 남성들을 거의 미끼로 사용하다시피해서 많은 사상자를 낳는다. 그리고 뒤이은 장면에서, 아시타카가 여성들만이 남은 마을이 사무라이에게 공격당했다며 마을 남성들에게 어서 돌아가라고 하지만 병사들은 허가하지 않는다. 그리고 숲을 달려 에보시에게 도착한 아시타카가 에보시에게도 마을로 돌아가라며, 당신의 적은 짐승신들이 아니라 마을의 침입자인 사무라이들이라고 한다.
애초에 '시시가미'의 머리는 마을 사람들의 필요가 아니다. 국가의 명령이고 욕망이다. 그러나 그 욕망의 수행자는 국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민중들이며 그들은 가장 먼저 희생되었다. 민중은 '시시가미'와 조화할 수 있지만 국가는 '시시가미'의 머리를 원한다. '시시가미'와의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우리의 욕망인 것 같지만 사실은 교묘하게 은폐된 국가의 욕망인 것을. 우리 손에 쥐어진 화구가 누가 쥐어준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진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시시가미의 머리라니! 정말 비유가 멋진 작품이구나 ㅋㅋ

2014-11-08

드디어 사이코패스를 다 봤다ㅋㅋㅋㅋㅋ
한 달 전쯤 연휴에 16화까지 보고 아껴둔건지 미뤄둔건지(!?) 안 보고 있다가 오늘 봤다ㅎㅎ목욕 다녀오고 뭔가 영화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딱 사이코패스가 남아있어서 굳ㅋㅋㅋ
16화까지 봤다는 건 카가리 죽는 장면까지만 보고 냅둔거ㅋㅋ다르게 말하면 카가리 죽는 장면이 빨리 보고싶어서(!) 16화까지 봤던 거당.

사이코패스(Psycho-pass) 관련 글을 하나쯤 썼을 것 같아서 찾아봤는데 없다(..). 커뮤에만 올리고 블로그엔 안 올렸던 듯. 블로그에 올리기엔 좀 헤비한 내용이라ㅋㅋ커뮤에만 진짜 열심히 써서 올리고 막상 블로그에는ㅠ_ㅠ

이거 첨에 추천해준 친구랑 실시간 채팅하면서 본게 꿀잼ㅋㅋ여러 재밌는 얘기를 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기생수가 교양수업 독후감 같다면 사이코패스는 사회과학책 독후감 같다는 것ㄲㄲ

그리고 캐릭터별로 특징을 좀 정리해봤다.

아, 그에 앞서 일단 시빌라 시스템은 그냥 다시말해서 법이다. 첨에는 뭐 말하나 했는데 볼수록 걍 기성의 법에 대한 논의였음ㅋㅋ그리고 그 접근점이 '준법 정신' 따위라서 좀 구리기도하고(..) '부조리한 법과 준법정신의 모순'이랄까. 뭐 뇌가 어떻고하는건 그냥 비유인거고ㅎ.ㅎ 법대로 해야되고 그렇게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기득권층 맘대로네~_~ 가 작가가 젤 크게 느끼는 문제의식인듯. 시빌라 시스템의 뇌도 일본 국회의원 수랑 똑같다고 한다ㅋㅋ

머랄까 시빌라 시스템에 의해 미래가 정해져버린다던가 하는 점 등에서 다 망해버린 근미래의 감시와 자유가 없는 인간들을 주제로 전체 시스템에 대한 고민인 줄 알았는데 그 고민을 깊게 하진 못하고 그 도중에 있는 법에 머물러버린 듯하다. 그래서 법과 가장 대립되는 '아나키스트'인 마키시마가 등장하는 거고ㅋㅋ

아카네; 시빌라 시스템의 정체를 알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ㅋㅋ그래서 사이코패스 지수도 계속해서 낮다. (사이코패스 지수는 걍 국가에 대한 저항의지 정도인 듯) 기능주의. 일정 부조리하더라도 법대로 하는게 가장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코우가미처럼 법을 위한 인간이 아닌 인간을 위한 법의 필요를 체감한 듯. 그럼에도 (심지어 모든 걸 봐놓고서) 나설 생각은 없고ㅋㅋㅋ여전히 아카네일 뿐(!) 어느 정도 대의가 있는 코우가미에 비해 아카네의 바운더리는 개인임. 뭐 한마디로 엄청난 보수주의자 ㅋㅋ

마키시마; 걍 인텔리 아나키. 민중따위...
코우가미; 정의. 인간을 위한 법이어야ㅇㅇ... .
처음에는 마키시마=작가라고 생각했는데 보다보니까 코우가미 역시 작가의 에고였던 듯하다. 마키시마는 진짜ㅋㅋㅋㅋ인용 엄청하고 진짜 걍 작가의 독후감 수준ㅋㅋㅋ
코우가미도 작가의 에고라고 확신한 부분이 17화의 편리하지만 위험한 것(시빌라 시스템)으로 유지되는 사회를 알면서도 눈감은 체 하는 사람들을 약삭빠르다고 표현하는 장면. 마키시마가 작가의 허세를 맡는다면 코우가미는 작가의 가치(?)를 맡는 듯ㅋㅋ
둘이 닮은 캐릭터로 나오는데 인간적인 속성이 제거된 사회에서 인간적인 것의 회복을 바라는 점에서 이 둘의 닮은점이 출발하는 것 같음. 동시에 외로운 닝겐들이기도 하고ㄲㄲ 그 발현은 상이한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결국에는 둘 다 혼자서 일을 처리한다.
코우가미가 좀 이도저도 아닌 측면이 젤 강한데, 원래 걍 하라는대로 살다가 동료(사사야마)의 죽음과 이에 대한 마키시마에의 복수라는 개인적 동기가 어쩌다가 시빌라와 맞서게 되서 그런건가. 아니 뭐 이것도 성장하는 부분을 보여주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을텐데, 표현의 문제라기보다 제대로 구상이 안 된 듯. 그래서 코우가미가 하고싶은게 뭔데...!??

마사오카 아저씨; 걍 아저씨...ㅋㅋ 80년대 형사물에 나올법한 그런 아저씨다.
기노자(안경); 짠내 담당ㅠㅠ
머리긴애; 소시민. 딱히 역할도 없고 수동적인게 대부분.

카가리; 당.사.자.!!!
5살때부터 잠재범으로 판정받아온, 당사자 그 자체ㅋㅋ판단도 굉장히 제대로 내리는 모습을 보여줌.
이런 훌륭한 당사자캐를 걍 소모해버리다니ㅠㅠ내내 별 역할 없다가 처음이랑 마지막에 대사 쏟아내고 퇴장ㅋ...ㅠㅠ
애니 후반부는 시빌라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과 후로 나뉘는데, 카가리가 죽는 순간이 바로 거기임. 그리고 정체 밝혀지기 전에는 '시스템'에 대해 말했다면 후에는 그냥 그 범위가 '법'으로 좁혀져버림. 말했듯 '위험하지만 편리한' 시스템에 대한 논의에서 '부조리한 법'으로 옮겨가는 것. 후자는 넘치도록 당위성을 갖고있기에 별로 재미가 없당.. 그런 의미에서 카가리가 진짜로 멋있으면서도 아쉽게 죽은 것 같기도 함ㅋㅋㅋㅋ딱 재밌는 부분 끝나는 시점에서(..) 이딴 시스템도 사람 죽이고 다니는 마키시마 일당도 필요없어! 하면서 마키시마 일당과 함께 '(부조리한)법'에 의해 주금..ㅠ 머랄까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시작하려는데 '그거 원래 나쁜거 때문임ㅇㅇ'하고 논의를 끝내버리는 기분.
그러니까 내가 자꾸 이 후자에 대해 말하는게... 전자에서 후자로 가는 건 퇴보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말하는 건 전자(시스템에 대한 논의)인데 어째서...ㅠㅠ원래 나쁜거는 걍 없애면 되지.. 후자만을 주목하면 코우가미처럼 됩니다. 걍 '비정상' 상태의 법을 '정상'으로 돌려놓기만 하면 됨ㅋㅋㅋㅋㅋ그러나 그러면 카가리의 문제(시스템)은 여전함. 오히려 내적으로  발전해서 더욱 견고하게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음.
카가리가 마키시마(개인)를 죽이는 과정에서 이런 일 나랑 맞지 않는데ㅠ동료가 싸우고 있으니..에잇ㅎ 하면서 죽으러(!)가는데 이게 하필 그냥 테러를 막기위한 과정 속에서였다는 것도 좀 아쉽다ㅋㅋ 좀 더 머싯게 운동 중에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ㅋㅋ머 다시말해서 그만큼 좀 더 머싯는 일에 어울릴만한 좋은 캐릭터였다는거..ㅠ_ㅠ


여담으로 절대적이어야 할 시빌라가 생각보다 좀 멍청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몇 있었다ㅋㅋㅋ왠지 휘둘리는 느낌이 드는ㅋㅋㅋㅋㅋ
마지막에 시빌라를 시민 모두에게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번영(!)할 계획을 한다는 건 재밌는 전개인 것 같다.ㅎㅎㅎㅎ 개싸움이 나겠지..ㄲㄲ 그렇지만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원래 나쁜거' 너머를 사람들이 보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운동이 필요한데 여기에 운동하는 사람은 한 명도 안 나옴ㅋㅋㅋㅋㅋ다들 걍 엘리트고 개인이고...ㅎㅎ


으 짧게 한 줄씩만 쓰려고했는데 완전 길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쓰고나니 역시 카가리가 젤 죠음 엉엉ㅠ_ㅠ

2014-10-08

기생수를 봤다. 어제 저녁 7시쯤부터 새벽 2시까지 꼬박 봄ㅋㅋ 이번 4분기에 애니화가 된대서 하이큐처럼 애니를 먼저 보고 나중에 원작을 볼까하다가 1권을 봤는데, 한 번 보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어서ㅋㅋ끝까지 다 봤다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거. 뭐 물론 신이치의 엄마가 어린 신이치를 화상으로부터 구한다던가 료우코가 인간 아이를 신이치에게 넘긴다던가 등등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많지만 이건 좀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아서ㅋㅋ한마디로 넘 충격적이랔ㅋㅋㅋㅋㅋㅋ아직 이 만화에 익숙해지지 않았을 때 나온 첫 식인장면. 완전 놀랬다 진짜.. 앞으로 기생수하면 이 장면부터 떠오를 듯

결말에서부터 올라가면서 적어보자면 읽고 먼저 든 느낌은 기독교적이란거. 작품 내내 기생수는 왜 존재하는지, 나아가 인간은 왜 존재하는지를 물었고 마지막의 마지막에 후기에 작가는 "무언가가 '살도록 해 주기' 때문에" 인간이 존재하는게 아니냐고 한다. 작가 스스로 '종교 타령을 하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이런 물음 자체는 사실 종교의 영역에 가깝고 무언가가 살도록 해준다는 저 답 역시 매우 종교적이다. 이거가지고 기독교적이라고 하기엔 충분하지 않지만 생물에 대한 생각이나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 등 작중 여러 중요한 개념들이 서구의 근대성에서 많이 영향을 받은 것 같았음. 좀 비약하자면 한마디로 도킨스를 기독교로 극복하려는 느낌(?). 기계적 합리성(이성)을 기독교적인 인간애로 극복,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듯. 사실 기독교에서 말하는게 뭔지 잘 모르겠어서 이 이상은 뭐라할 처지가 안 되지만ㅋㅋ걍 그런 인상을 받았다. 뭐랄까 기독교 이론보다는 미국이나 이탈리아 시골의 어른들이 실제로 저런 마인드일 것 같잖아..??!!

작가 자신도 첨에는 별 생각없이 시작했지만(아마추어때부터 묵혀뒀던 소재라고) 점점 회차를 진행해가면서 고민이 깊어진 듯 하다. 확실히 첨에는 흔한 90년대의 세기말적 감성이었는데 점점 인간성 회복! 이라는 신자유주의이후...라고 하기엔 넘 거창하고 째뜬 요즘 잘 보이는 주제가 된 듯. 애초에 작가가 소재 생각할 때 가장 스스로도 의문을 품고 있던 건 아마 '먹이사슬'인 것 같다. 5살때 과학책 보면서 무섭기도하고 이해 안 가기도 했던 그런거. 그리고 나아가 '기생'이란 것에 대해 생각하면서 인간도 결국엔 지구에 기생하는 생물이 아닌가, 하는 고민. 말해놓고나니 되게 과학책스럽네...ㅋㅋㅋ

레이코랑 신이치랑 대학에서 만날 때, 레이코가 수업듣는 장면이 나오는데 노교수가 '동물의 이타행동과 그 의문점'에 대해 강의한다. 이걸 관심있다며 굳이 들으러가는 레이코..ㅋㅋ
째뜬 이 교수는 '이타행동'이 결국엔 종의 보존을 위한거라는, '모든 동물의 육체는 유전자의 꼭두각시'라는 설을 설명하고 이후에 이 설에 대한 의문점들, 특히 복잡한 인간의 의식 등을 예로 들면서 인간의 환경보호 등이 '이기'인지 '이타'인지 생각해보라고 한다.
작가는 이에 대해 '이기'라고 생각하며, 실제로는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인 척하는 자들을 혐오하는 것 같다. 하지만 동시에 이 '이기'가 나쁘다는건 결코 아니며, 지구나 인간 전체(종)을위하는(이타) 행동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하는(이기) 행동이 결과적으로 '이타'로 향하게 된다고 얘기한다. 뭐 뒤에는 내가 추론한 결론이지만 그 앞까지는 신이치의 입을 빌려 작품에 상당히 직접적으로 나온다. 인간을 사랑하지 않고는 지구를 사랑할 수 없다고까지 하는데, 작가가 어딘가에서 이해할 수 없는 환경운동이라도 본 거신지..ㅋㅋ 육식(돼지나 소 등을 죽이는 것)에 대해서도 이상할만큼의 차가운 표현을 하는데에...
그리고 이 강의 에피소드에서 한가지 더 얘기할 점은, 위에서 말했던 기독교적인 극복인데. 저 강의는 나중에 마치 성모마리아와 같은 모습을 하고 아이를 안은 채 죽는 레이코 본인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다. 레이코가 아이를 기르는게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시작되는 실험이었고, 아이를 보호하는 것 자체도 유전자에 의한 본능일 뿐이었지만 어느새 그게 정말로 '모성'이라는 인간적인 감정이 된다. 그러니까 이 구조(유전자(기계)를 모성이라는 것으로 덮으려는 것) 자체가 서구의 기독교적인 거라고 느껴짐.

좀 더 베이직한 얘기를 해보자면, 기생수들이 계속 진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능도 꽤 높고. 이런 탓에 시간이 지나면 얘네도 무리를 만들어 기생수 사회를 형성한다. 애초에는 '기계'뿐인 녀석들이었지만 점점 의식(?)을 갖춘다고 해야할까.. 아이를 낳은 레이코는 인간을 부러워하면서(자신을 기생수와 동일시하는 이상한 놈도 나오지만ㅋ) 마지막엔 자살(혹은 희생)과도 비슷하게 죽고, 오른쪽이는 어쩔때는 신이치보다 더 인간적으로 사고하며 우정을 소중히한다. 사회를 이뤘으니 그 안에서 갈등도 발생하고 서로 죽이기도..ㅇㅇ 기생수들이 처음의 '기계'뿐인 상태에서 성장하여 감정을 갖게되는 거 자체가 놀라운 변화라고 생각한다.

레이코는 아이에게 모성이 생기기도 했지만 가장 철저하게 기생수적이다. 모성이 생겼다고 인간적인 건 아님. '고토'의 몸을 갑옷처럼 경질화시킨다던가 기생수 사회를 형성하고 어느 시를 아예 식민화시키려고 하는 등 여러 실험을 하는데 모두 기생수라는 종으로서 더욱 잘 살아남기 위한 것. 레이코가 느끼는 모성은 기생수 부모가 자신이 키운 인간 아이에게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종이 다르니 아이에게 완전히 감정이입하여 이해할 순 없을 터. 그래서 인간의 감정을 부러워하는거 아닐까..;ㅁ; 인간 부모가 인간 아이에게 느끼는 모성이라면 (아이에게 위협이 되는) 기생수들을 다 죽이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치만 레이코에게는 완전히 불가능.

신이치가 고토를 죽이는 건 완전히 이해갈 뿐만아니라 당연히 죽여야한다고 생각한다ㅋㅋ이건 뭐 사회계약론 수준.. 미치광이 연쇄살인범이나 군인 장교나 (풍자적일 정도로) 똑같이 그려낸 거야 뭐 당연한(비판적인 시각)거고.
근데 신이치가 레이코의 죽음을 보면서 다시 눈물을 흘릴 수 있게된 건 잘 이해가 안 간다. 왜죠... 설마 '진짜 엄마(?)'의 모습을 봐서 그런가. 그러니까 얘가 자기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자기의 심장을 찌른 기생수 이후로 애가 충격받고 눈물도 안 나오는 지경이 되었는데, 신이치 엄마의 얼굴을 하고 아이를 안고 있는 레이코의 모습을 보니 '아 우리 엄마가 저랬지..!'라는 생각이라도 한 건가.. 잘 모르겠음;

처음 읽을 때부터 작가가 어떤 인식 배경에서 그려냈는지 보려고 거리를 둬가면서 봤는데, 뭐 굳이 의식적으로 그러지 않았더라도 이걸 읽으면서 다들 고민하게 되었을 것 같다.
그리고 작가가 말하는게 내가 위에서 이상하게 표현한(..) 기계적 이성의 기독교적 극복(;;)인 것과 작가의 다분히 자유주의적인 시각이 반영되어서 좀 계속 미심쩍은(?) 것 같다. 결국 결론은 내 이웃을 보살피고 쓰레기 수거를 열심히 하자 정도라서..;;; 작가가 후기같은 데에서 거창한(?) 환경운동보다는 걍 생활에서 환경보호를 하자고 하여...ㅎ.ㅎ 어린이용 과학책+기독교+새마을운동.. 엄청 까는 것 같이 리뷰가 끝나버렸는데 그래도 기생수 되게 재밌게 읽었다ㅋㅋㅋㅋㅋㅋ오른쪽이...! 아메바같이 생겼지만 스릉흔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