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7

- 가만히 있어도 상대에게서 서로 멀어지려고 하는 게 인간이다. 계속 끌어당기려는 노력을 해야하기 때문에 힘들다. 그런데 넌 여기까지만 오라고 하면, 어느새 한 두 발짝 뒷걸음질 치게 된다.

- 중독에 대해서. “이긴 상태로 그만둘 수 없어, 내가 언제까지 계속 이길 수 있는지 봐야만 해.” 책을 읽다가, 마침 나와 A의 관계가 중독 같다는 상담선생님의 말과 맞아 떨어지는 구절이 나왔다. 그러네, 정말 지고 이기고의 게임으로만 보고 있었네. 

- 며칠 전 본 영화의 주인공이 A와 너무도 닮아있었다. 멀리서 보기엔 그럴듯해 보이지만 막상 곁에 두기엔 너무나 견뎌내야 할 게 많은 사람. 

2023-12-25

성공적으로 한 해를 흘려보냈다

내년에는 매일매일을 잡아봐야겠다

2023-12-12

한동안 아프고 나서 결국 새벽에 다녀온 응급실에서 맞은 진정제 이후로 이틀째 잠을 잘 자고있다.

심지어 어제는 꿈에 예전 살던 동네의 오래된(?) 절이 나왔다. 이것저것 굿즈(!)들을 고르는 꿈이었다. 

이를 갈지 않기 위해 노력해보고 있다. 다시 잠잘 때 마스크를 써보기로 했다.

찐따 말투(!!)도 덜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ㅠㅋㅋ 같은거.

오늘은 오랜만에 출근해서 그런걸까 몸도 마음도 조금 가벼웠다. 시간도 빨리 가고.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잘 기억해둬야지 오늘을

2023-12-07

이사를 잘 마쳤는데 왜 더 우울하고 불안하고

2023-12-03

살면서 가장 까만 머리가 됐다

내가 바라는 건 뭘까 무언가를 바란다는 게 의미가 있나

그저 최악을 피하면서 사는 건 그렇다거 어떤 의미가 있나


2023-12-01

뭐라도 믿고 붙잡고 싶어질 때

예민하고 피곤했던 조상들을 떠올려본다

2023-11-28

도쿄까지 블러 공연은 갔지만 평일 서울에서 열리는 노엘 갤러거의 공연은 표까지 사놓고 안 갔다. 대신 이렇게 누워 글을 쓰고 있다. 일상에 어떤 이벤트를 집어 넣기에는 너무 지쳤다.

이번주 금요일이면 벌써 12월이다. 보내야 할 것들을 보낸 한 해였다. 내년엔 새로운 것들이 찾아왔으면. 

2023-11-26

익스트림 페스티벌(2023): 지역 축제가 메인 테마인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엉망진창인데 이런 영화가 있다는 게 다행일 정도로 좋았다

남자사용설명서(2013): 킬링로맨스 감독의 10년 전 영화. 이시영과 오정세 주연이다. 30대의 안 풀리는 직업과 연애 그리고 감독의 한결같은 남혐ㅋㅋㅋ

지옥만세(2023): 익스트림 페스티벌에 나온 오우리 배우가 주연이라해서 봤다. 마침 넷플에 공개되기도 했고. 3박4일간의 성장과 우정과 사랑 그리고 다시 돌아온 지옥에서 이어질 앞날들.

더 마블스(2023): 고양이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정신없는 컨셉 때문에 정신 못 차리다가 영화도 금방 끝났다. 캡틴 마블에 대한 묘사는 좀 아쉬웠다

퀴즈레이디(2023): 산드라 오와 아콰피나가 펼치는 캠&밋첼ㅋㅋㅋㅋㅋㅋ

괴물(2023): 파수꾼을 생각하고 갔는데 살짝 라쇼몽을 차용하면서도 훨씬, 필요 이상(?) 친절한 영화였다. 마치 12살이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듯이. 생각할수록 순정만화 같다. 현실의 요리에게 위로가 되는 미나토를 붙여주고 싶다는 그런 바람. 


먹고 씻고 일하고 운동하고 자는 삶을 살고 있다

시간 날 때는 영화를 본다

대학입시를 어떻게 버텼나 돌아보니 지금과 비슷했던 것 같다

2023-11-19

감기가 다시 왔다 일주일만 쉬고 싶다

‘내 마음대로 다 되는 세계’에서 살고 싶다

2023-11-13

열흘 째 감기에 시달리다가 문득

난 뭘 찾고 있는 걸까, 누굴 기다리는 걸까 물음이 들었다

그저 살기 위해 살고있는 걸까

뭐가 그토록 불안하고 남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걸까

다 망한 세상에서 뭘 그렇게 아등바등하는 거였는지

그러고보니 난 항상 ‘무언가’를 기다리며 살았다 어떤 이벤트든, 사람이든. 그치만 이제는 뭔가 깨달아버린 것 같다. ‘그럴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건 어떤 의미건 성장이다

2023-11-12

프렌치 시네마 스토리(2016) : 베르트랑 타베르니 감독을 통래 본 장 르누아르, 자크 베케르, 클로드 소케 등. 프랑스인의 영화 사랑

경멸(1963) : 고다르의 63년도작. 프리츠 랑이 본인 역으로 등장한다. 아파트에서의 대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카프리 섬(맞나?)과 빨간 자동차와 교통사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2023)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모성애 사랑과 애비혐오(!) 세상에 대한 조급함과 후회가 느껴지는 솔직한 작품이었다

해탄적일천(1983) : 러닝타임이 3시간 가까이 됐구나. 영화 소개마다 제대로 된 게 없다. 13년 만에 귀국한 탄웨이칭이 그의 구남친 여동생인 린자이와 타이베이에서 잠깐 만나 나누는 대화가 전부인 영화. 그리고 거기에서 린자이의 지난 10여 년의 세월이 담겨있다. 결국 해변의 시체가 더웨이인지는 모른채, 어느덧 다시 어른이 된 린자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웨이칭으로 끝난다. 애초에 그런 영화다. 여러 고통들의 흐름 속 결국 한 번의 결심이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걸. 왜 영화 속 소설 속 결혼으로 끝나는 해피엔딩 후의 얘기가 없냐는 대사를 40년 전 속 영화에서 보고. 그리고 화면이 참, 유럽의 클래식한 무드를(에릭 로메르 등) 가져왔나 싶다가도 동시대였단걸 생각하면 대단하다, 촬감인 크리스토퍼 도일의 존재감도 새삼스럽고.

천박사의 퇴마연구소(2023) : 계속 감기가 안 나아서 와플 시켜먹으면서 봤는데 ㅋㅋㅋㅋㅋ와플 맛을 느낄 수 있어서 만족함

킬링로맨스(2023) : 2020년에 찍어두고 올해 개봉한거라던데... 이선균 때문에 자꾸 의심하면서 보게 되고(?) ㅋㅋㅋㅋ여래이즘 만이 남았다 짱이다.. 

2023-11-08

남자로 태어났으면 자존감 문제가 덜 했을까

많은 부분 세상은 여자에 빚지고 있다

혼잣말을 열심히 잘 해보자

2023-11-07

하루하루
견디기가
너무
힘드러

망한 미래가 눈에 보이는데도 시작한다는 건

2023-11-05

나 혹시.. 자존감이 낮아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좋은 것 아닌지...?(존나 늦은 깨달음)

2023-11-04

문제는 나였지 항상

내 낮은 자존감, 오래된 우울 어떻게 해야할까

그러게 미친 건 세상인데

마음에 촛불을 하나 켜고

'솔'의 마음으로

2023-11-03

나는 전인적 관계의 사랑을 찾고 있구나, 깨달았다

내가 가꾸고 갖추어 온 인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근데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의 속은 너무 무겁고 우울하다


.

근데 걔도 너무나 분절된 자아상을 갖고 있다. 이걸 우짜노 도망가야 하는 건가? 겁부터 난다

2023-11-01

아 너무 짜증난다 이게 다 내가 불안정 애착이라 그런거겠지 

2023-10-23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게 두렵다 이제는

2023-10-21

헤어졌다. 착해 빠져가지고 나를 위로해줬다 차이는 주제에. 생각해보면 내가 해야할 도리의 최소한인데. 위로 받겠다는 나쁜 마음으로 만나기 시작했고 결국 거기서 더 나아가지 못했는데. 마지막까지 위로해줬다. 

이제 정말로 누군가에게 의지하는게 아니라 혼자 힘으로 이 상황을 지나가야 반복되지 않을텐데. 손쉬운 해결책이 주변에 너무 많다. 

2023-10-10

창문을 살짝 열고 향을 피우고 아빠 사진을 갖다두고 흐르는 물소리에 흔들리는 몬스테라를 보면서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랐다.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아빠 기일이다. 작년에 엄마랑 삼년상을 마지막으로 보내고 다시 1년이 흘렀다. 1년 사이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지. 얼른 다시 새해가 밝았으면 좋겠다. 올해는, 2023년은 혼란으로만 남을 것 같다. 

2023-10-05

온 몸이 안 아픈 데가 없다 가을은 최악이다

2023-09-23

2023-09-22

며칠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또 괜찮고

그치만 또 연락오면 휩싸여버리겠지

연락하지 마라 좀 그냥

2023-09-16

연락 안 하면 왜 안 하냐하고 그래서 이번엔 연락했더니 안 받고 ㅋㅋ
알면서도 모르는 것

2023-09-13

 “이성애 관계가 섹슈얼리티와 감정과 결혼이라는 세 영역으로 쪼개졌기 때문에 만남의 프레임은 불확실하다.”


“없음에도 뭔가 막연하게 있으리라는 아리송함이 오늘날 모든 관계를 뒤덮는다.”

'때릴 게 어디 있다고’

 아무 의미 없는 헷갈리게 하는 말들

2023-09-11

그냥 소소한 일들이 많은 요즘 넌 얼굴 한 번 보여주질 않고

2023-09-05

 '억울함‘

지난주 상담에서 상태도 상황도 안정되어 3주 후로 일정을 잡자고 하자마자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졌다. 과음이 문제였다. 3~4일 정도는 응급실 갔던 때를 기억하며 버텼던 것 같다. 죽을 것 같아도 죽지는 않는다는 걸 기어코 떠올리면서.

2023-08-21

 지난 주말에 썸머소닉을 다녀왔다 블러를 보고 사람들과 환호를 즐겼다 오랜만에 기분이 좋다 이대로 우울에서 빠져나왔으면 좋겠다 A도 더이상 생각나지 않는다

2023-08-18

어제 도쿄로 오는 비행기에서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아마 몸을 구긴 채로 불편하게 잠들어서 그런 것 같다. 그건 수면이라기보다 기절에 가까웠다. 

꿈에 그놈이 나왔다. 뭔가 미묘한 꿈이었는데 어쨌든 그놈을 떠나는 꿈이었다. 지난번 연극 무대가 나온 꿈이랑은 온도차가 있다. 그제의 상담도 그렇고 어제 라이브로 보게된 모습도 그렇고, 그놈은 누군가를 꼬시는 것만 관심있는 것 같다. 이제 나도 슬슬 떠나야지, 곧 10개월이다. 

2023-08-13

술 마시니까 또 엄청 보고싶어

사실 보고싶어서 술 마셨어

2023-08-12

며칠 전에 출근 중인지 퇴근 중인지 암튼 운전하다가 전광판에 크게 MACAU라고 적힌 걸 봤어 그리고 내내 머릿속에 마카오 생각 밖에 없어

 난 개짱이다라고 머리에 힘주기 

2023-08-09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2023-08-02

난 나한테 의지하는 사람한테 정말 매력을 못 느끼나보다. 마치 경멸의 카미유가 제리의 차에 태운 폴에게서 더 이상 사랑을 못 느끼는 것처럼. 부담은 다시 책임이 되고 거기에 의무 말고는 없는 것 같아. 

2023-07-29

트립 투 잉글랜드 (The Trip, 2010) & The Trip to Greece 2020 : 작년에 봤는데 안 남긴 영화들. 아니 진짜 안 썼나 썼던 것 같은데.. 암튼 성격 나쁜 영국인 아저씨 둘이서 티격태격 영국인의 밥상 찾아서 떠나는 영화. 트립 투 잉글랜드는 확실히 좀 더 고맥락적이었고(영국이 대충 어떻게 생긴이 알아야 한다) 그리스는 먼 신화 얘기만 잔득 했던 것 같음

중환영웅 (中環英雄, 1991) : 

존나 불친절하고 갑자기 시작해서 영화 원본이 이런건가? 아님 수입 과정에서 뭔가 잘못된 건가? 싶었었음. 유덕화랑 양조위가 서로 각자의 삶을 바꿔서 사는(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이..??) (좋은 의미로) 낭만이 전부인 그시절 홍콩개그영화




백만엔걸 스즈코 (百万円と苦虫女, 2008) : 여름 미화 개쩌는 영화. 분명 덥고 습하겠지만 그걸 색감 하나로 아름답게 그려낸다. 


개인적으로 영화 시작 부분 출소 직후 벽 옆에서 노래부르는 장면이 가장 좋았는데 이미지가 검색해도 잘 안 나온다. 영화 속에서 스즈코는 세 군데의 도시에서 사는데, 나름 유머포인트도 있고 그와중에 진지해서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근데 스즈코가 좋아하는 남자가 너무 좀 생기다 말아서 화남.. 왜... 굳이...... 외모 차이 땜에 집중 안 되고 걍 헤어져서 잘 됐다 ㅋ 싶은ㅋㅋㅋㅋ영화 보면 여행 가고싶어진다. 올해 여름 휴가는 집에서 보낼 것 같지만..^_ㅠ


만사형통 (Tout va bien, 1972) : 요즘 영자원에서 고다르를 틀어주길래. 덕분에 처음 보게 된 고다르의 영화. 사실 장 피에르 고랭과 공동연출이긴하다. 영자원의 설명에 따르면 "더 많은 관객을 위한 유물론적 픽션 영화"인데, 잘 모르겠고 그냥 연극 한 편 보는 것 같았다.

이 얼마나 의도된 연극적 연출인가.

 

한 여름밤의 재즈 (Jazz on a Summer's Day, 1959) : 틀어놓고 작업하기 좋은 플레이리스트 같은 영화래서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진짜였다. 그렇게 할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영화가 끝나 있어 시간이 빨리 간다는 혹은 영화가 짧다는 감상이 든다. 마지막에 정신 차리고보면 마할리아 잭슨이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1958년 뉴포트 재즈페스티벌을 실제로 담은 다큐라고 한다. 화면이 이뻤는데 역시 여름 미화는 색감이 다 먹고 들어간다(?)


테배랜드 (Tebas Land, 2023) : 2번 봤고 앞으로 한 번 더 볼 연극. 마르틴은 최애 배우(?)로 고정이고 에스를 3명꺼를 모두 보고싶다. 그 속에서의 마르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해서. 굉장히 이론적이어서 흥미로운 연극이었다. 아는게 브레히트 밖에 없어서 브레히트만 주구장창 떠올랐다. 배움의 부족함을 깨닫고 연극이론을 더 공부하고 싶어졌다. 고다르와 고랭의 만사형통보다 훨씬 세련됐다. 연극과 영화의 차이인지, 시대의 차이인지 아니면 주제의 차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운동권 영화는 다 저렇게 되어버리느 ㄴ것인가.. 아 암튼 근데 외국 스틸은 첨 봤는데 한국판보다 훨씬 긴장감이 느껴지잖아. 아르헨티나로 보러 다녀오고싶을 정도.. 아 근데 정말 우연으로 운 좋게 두 번째 관람에서 작가 세르지오 블랑코 씨를 봤다. 누가 봐도 자기 작품 보러 온 백인 게이커플이 있었다. 철판깔고 사진도 같이 찍었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지만 방해하면 실례일 것 같아서 하지 못한 질문들이 아쉽다. 왜.. 왜 연극이 혼자 발전(?)하나요..! 후반부의 마르틴은 점점 더 에스에 의해 만들어진 마르틴이 된다. 암튼 개재밌었음 연극 짱 ㅋ

2023-07-21

호기심은 사랑이 아니라는데 역시 내 사랑의 대부분은 호기심이었고 그 끝이 궁금하고 그냥 어떻게 될지가 궁금해 뻔히 보이는 결말도 혹시 바뀔 수 있는지

2023-07-20

오늘 볼 수 있을까

아예 다른 도시로 간다고 하니 뭔가 그렇게 힘들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2023-07-15

 사랑이 뭔지 하루에도 백만번 생각한다

2023-06-27

ㅋㅋ미쳐버린다 오늘은 왜 또 전화받은건데

할 말은 없더라 그래서 더 슬펐어

 돌겠는거야 결국 전화했고 넌 안 받더라 진짜 이제 끝인걸까

2023-06-25

온 힘을 다해서 너에게 연락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 

2023-06-24

너나 고등학교 때의 걔나 나에게 법을 위반한다는 느낌을 줘서 내가 자유라고 느꼈나보다. 해방감에 가까운. 그리고 약혼했던 그 사람은 법과 규율, (피씨한) 정상성 그 자체였고. 나는 아버지의 법으로 돌아가고 싶어했지. 그렇게 생각하고나니 너는 나에게 더이상 해방감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오히려 낡은 속박이 되었지. 잘 지내니? 타지에 오니 또 엄청 보고싶다가도 이렇게 생각하니 아무 의미 없다는 생각도 들고. 

2023-06-20

왜 나는 나에게 결핍을 주는 것에 집착할까

어떡해 너무 보고싶어

2023-06-19

2023-06-18

유례없이 바쁘게 사는 날들이 이어진다. 갈수록 피곤하고 온 몸이 뻐근하다. 그치만 하고 싶은, 혹은 해야하는 일들을 포기할 순 없다. 바쁜게 좋은 거겠지, 아마, 확실히.

정말 쉬지 않고 맨날 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애인도 열심히 지내야겠다고, 자기가 짐이 될까봐 신경쓰인다고도 했다. 나도 나 같은 사람이 곁에 있으면 아무래도 맘편히 놀긴 힘들겠지.

오랜만에, 몇 달 혹은 몇 년 만에 독일 유학을 준비하던 시절의 인연들을 만났다. 집 근처에서 즐겁게 3시간을 떠들었지만, 그 덕분인지 살짝 불안이 올라와서 비상약을 먹었다. 아직 그 시절 자체가 나에겐 없는 시간이고 싶은 것 같다. 독일에 다시 발을 디디는 날은 아마 없을지도 모르겠다.

맡고 있던 업무가 조금 바꼈고, 팀장 자리에서 내려오고, 전애인과 같은 사무실을 쓰게 되고 A와 마주치는 이벤트가 생길 확률이 높아졌다. 돌아오는 주말엔 엄마랑 할머니랑 대만에 간다. 이 모든게 기대반걱정반의 스트레스다.

제대로 쉬는 법을 모르겠다. 브레이크 밟으면서 잘 쉬어야한다는 상담교수님의 얘기가 떠오른다. 오랜만에 명상 해야겠다.

2023-06-10

꿈에서 네가 배우로 나왔다. 나는 비밀 여자친구 자격으로 2층에서 몰래 바라봤고. 너는 나쁜 역할로 인기를 얻었지만 그 뒤에 이어진 별 거 아닌 역할에선 별 거 아닌 활약으로 관객들에게 애정을 갈구해야 했고. 나는 구석에서 그 모든걸 그냥 비밀스럽게 보고 있었어. 그러다가도 너의 무대를 망치지 않게 미리 준비해주기도 했지만 넌 모르는 것 같았지. 꿈에서 깼는데 썩 유쾌하진 않다가도 꿈에서 너를 볼 수 있어서 좋았어. 그렇지만 그뿐이지.

2023-06-08

니가 나한테 너무했지. 최소한 인간으로서 미안함이라도 느껴지지도 않았는걸. 

2023-06-06

왜 나는 너에게 다시 만나자고 할 수 없나 생각해보니 역시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다. 없는 셈치고 니 얼굴을 볼 수는 없겠더라. 근데 너는 뭐에 대해 사과해얄지도, 뭘 잘못한지도 모르겠지. 

나는 사과했는데, 너는 안 하고 있는 거니까. 여기서 더는 나도 못 나아가겠네. 

2023-06-05

니가 만약에 전화를 안 받았다면 지금 내 상황은 정 반대였겠지. 참 아이러니 해 그치. 도망가면 더 집착하고 잡히면 그때부턴 내가 도망가고. 

특이점

 이 왔나보다

2023-05-29

근데 최근 영상 찾아보니까 개아재네. 역시 니는 걍 그 나이 먹고도 20대한테 먹히네ㅋ라고 생각하고 그게 전부였겠지 나쁜놈

어제는

2023-05-27

조용한 방에서 음악을 듣는 날이면 이따금씩 베를린에서의 집이 떠오른다. 지독히도 외로웠던 날들. 


눈 감았다 뜨면 달의 숫자가 바껴있는 날들이 3개월 째 계속되고 있다. 지금의 나에게는 어쩌면 더 좋은 일이다. 그래도 가끔 브레이크 밟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요즘은 전남친과 미국 갔던 일이 자주 떠오른다. 샌프란시스코의 집들이 떠오른다. 베를린도 떠오르고 시드니와 캔버라도 나타난다. 생경하면서도 긴장감이 있던 시간들이. 

2023-05-22

 올해를 하루하루 견디고 있는데 벌써 5월 중순이 지났다 장하다 나새끼

2023-05-16

상담쌤이 일중독을 조심하랬다. 그치만 한 번 딥다이브하면 쉽게 빠져나오기가 어렵다. 이미 정신머리는 벨파스트에 가 있다.
오늘 왠지 회사에서부터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어떻게 잘 넘어갔다. 아마 덥고 피곤해서 그랬겠지. 잘 넘어가는 날들이 잘 쌓여야 한다.
외로움을 느낀다. 누가 당장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가도 인간으로 태어난 무게 같기도 하다. 

2023-05-07


지난번 글 작성한게 2월이니까.. 벌써 3개월 만에 적는 영화 리뷰

 

애프터썬(2022): 묘하게 cemetery junction이 떠오르는 영국느낌 물씬 나는 영화였다. 젊은 아버지와 그의 우울, 그리고 그걸 알면서도 모르는 10살 남짓의 미묘한 사춘기 어린이.

8월의 크리스마스(1998): 한석규와 심은하의 서울사투리, 그리고 설마 이런 전개인가? 헐 진짜 이렇게 간다고? 의 연속 ㅠㅋㅋ 그래도 푸른 녹음에 하드아이스크림이 떠오르는 나름 근사한 영화였다.

방랑기(1962): 영화 부운의 원작자이기도 한 하야시 후미코의 자전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어머니를 비단 옷에 가뒀지만 결국 그의 삶을 이끈 건 어린시절 부모와 함께 했던 방랑생활이 아니었을지.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2022): 미국인들의 자학 개그

https://file2.nocutnews.co.kr/newsroom/image/2022/12/22/202212220008249042_0.jpg 

오항(1984): 대체 저런 동네 고물상 아저씨한테 왜..?라는 생각이 들지만.. 아니 오항이 자꾸 풀썩 넘어져서.. 혼란스러웠지만,, 게이샤 언니가 너무 세련되게 생기고 이뻤다

지옥의 화원(2021): OL 언니들 비주얼이 뒤로 갈수록 태산이라 넘 웃겼다 언니들 다들 넘 이쁘고 나가노 메이가 너무 귀여웠다

레전드(2015): 톰하디 보려고 봤구요, 톰하디를 봤습니다

월레스와 그로밋: 거대 토끼의 저주(2005): 아무 생각 없이 틀었는데 왜이렇게 재밌고 하나도 안 촌스럽고 웃기고 귀엽고 다 함?ㅠㅋㅋㅋㅋ아니 캐릭터들 진짜 지금 나온거라해도 손색 없을 정도임 영국놈들.. 좀 치는데(?)

알라딘서재]월레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

존 윅4(2023): 옆에서 총 쏘고 사람 죽여도 댄스킵고잉하는 이상한 존 윅 세계관...ㅠㅋㅋㅋ일본인들은 표창날리고 독일인들은 베를린에서 테크닉 춤추고 미국인은 노숙자 킬러고 암튼 고정관념은 다 갖다 쓰는게 걍 밈처럼 웃겼다. 그리고 솔직히 2시간 반 너무 길다 아 언제까지 죽여의 반복ㅋㅋㅠ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2023): :"하늘은 아름답고 영원해.." 동물을 사랑합시다..

무명(2023): 왕2boy의 좀비연기와 조커연기만 아니었더라면......

2023-05-06

이 시간을 건너는 방법은 뭘까. 내년의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일까

2023-04-24

나이든 남자는 내 인생을 구해줄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인간은 몇 살이든 그저 작은 중생에 지나지 않는구나, 남을 구할 순 없구나 스스로 깨닫는 것 밖에는 

2023-04-20

 오랜만에 만난 학창시절 친구들이란 그저 즐겁고 에너지가 생기는 존재들이구나 좋다 

2023-04-16

 매일매일 하고 싶은 말들을 참고 있어 연락하지 말라고 그렇게 매일 

 과거는 허상일 뿐 존재하지 않다라는걸 어서 깨닫고

2023-04-03

2023-03-28

보호자

- 오늘 상담으로 내가 뭘 그리워하는지 명료해졌다. 뭉게뭉게 알 수 없던 감정들을 고구마 줄기처럼 파헤쳐내는 시간이었다. 너무나 피곤하다.

- 어렸을 때부터 어른을 믿지 못했다. 특히 엄마를. 지금도 남을, 나를 좋아하는 타인을 잘 믿지 못하고 끝없이 의심하고 믿지 못한다. 확인받고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그래서일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대상을 찾고 있었나보다. 

- 그래서 전남친은 보호자였다. 서로 다른 사랑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더이상 연인이 아니라고 나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이 끝나다니, 배신이라고 느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에서 그는 나에게 피였다. 그가 나에 있어선 가족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남편은 아니었고 그게 문제였다.

- 결국엔 끝내야 하는 관계였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방식'의 관계를 아마 이야기하는 거였겠지. 하지만 그와 다른 방식의 관계를 맺는 것 역시 상상하기 힘들다. 

- 내가 원하는건, 그리워하는건 무조건적이고 편안하게 사랑받는 그 느낌이었다. 마치 할머니 무릎에 누워있는 것처럼. 어린 내가 원한다면 어른인 내가 나에게 해줘야하는 것들이다. 전남친이 내게 비추던 스포트라이트를 누군가 내게 비춰준다면 그것 역시 나 스스로일 것이다.

- 서른의 내가 열다섯살에 듣던 밴드의 콘서트에 가게 될 줄 그때는 상상조차 못 했다. 그랬던 시절이니까. 지금의 나는 여전히 볼품없고 너무나 미숙하지만 그래도 한 사람 어른의 몫을 다하려 노력한다.

- 어떻게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고 의지할 수 있을까. 여전히 미궁이다.

2023-03-05

왜 나는 오빠와 미래를 그릴 수 없었을까, 왜 결국 결혼할 수 없었을까 이유를 찾고 있어. 

2023-03-01

역시 제대로 된 연애를 해야한다. 그리고 약도 잘 먹고 운동도 잘 해야.. ㅎ

2023-02-11

'00씨는 왜 관계의 주도권을 상대에게 주나요? 스스로 끝내기를 결정하면 되잖아요', 라고 상담선생님이 몇 번이나 이야기했다. 

2023-02-05

요즘 카지노가 재밌다. 최민식에 손석구에 이규형에...크....

 

외계+인 1부(2022): 분명히 봤는데 블로그에 기록을 안 해놨다는걸 깨달음. 너무 쿠소라서 머리에서 아예 지워졌나..;; 2부에서 대체 뭘 어쩌고싶은건지 궁금함..

쥴 앤 짐(1962): 자유로운 사랑을 하면서 모두가 고통받는 영화. 그렇지만 1:1 관계를 맺고 결혼생활에 충실했다면 행복했을까? '결혼은 위선과 체념'이라는 대사가 유독 눈에 띄었다. 위선과 체념이 아닌 결혼이 가능하긴 한걸까?  

하나 그리고 둘(2000): 에드워드 양의 가장 최근작. 주인공 꼬마 남자애가 유독 마음에 안 들었다.(...) 아버지 캐릭터의 분신 같은 역할이라고는 해도 내뱉는 대사가 너무 어색하지 않았나 싶다. '두 번째 기회'가 온 것 같았다는 남편 NJ의 말, 그리고 생각한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는 것, 타이밍과 결심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체념과 포기를 받아들이는게 삶이라는 메시지. 슬픈 영화였다.

이마 베프(1996): 1915년 개봉한 무성 영화 <흡혈귀단>을 현대적 시선으로 리메이크한다는 설정의 영화. 장만옥과 장 피에르 레오가 나오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 국내 재개봉은 아마 이 영화가 HBO에서 같은 감독으로 드라마로 다시 리메이크되서 틀어준 것 같다. 

부운(1955): 1946년 패전 후 일본으로 돌아온 커플의 이야기. 하야시 후미코의 동명 소설(1951)이 원작이라고 한다. 부운, 정착하지 못하고 뜬 구름처럼 살아간다는 제목이 잘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사랑을 확인받지 못해서 점점 시들어가는 유키코와 '여자는 흔하다'며 여기저기 쉽게 마음을 주지만 사업은 끝내 안 풀리는 남자 토미오카의 이야기. 2023년에 봐도 너무나 현대적인 영화였다.

2023-01-29

 

1월도 벌써 끝나가고, 

우연과 상상(2021): 하마구치 류스케의 옴니버스 영화. 3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마지막이 정말 좋았다. 둘이 즉흥 연극(!)을 하는 장면이 참 감독 답다싶기도 했고, 결국은 잊고 있던 동창생의 이름을 기억해내고 상대에게 알려주기 위해 뛰어가는게 나까지 마음이 뛰었다. ('노조미'인데, 회사 근처 식당 이름이라 나도 잊히지가 않는다..)

대무가 단편(2020): 왓챠에 있길래 이건 또 무슨 똥인가 하고 열어봤다가 생각보다 넘 재밌게 봤다. 근데 영화가 잘 되서 장편으로도 나왔다는데 그건 좀 별로인듯. 주인공이랑 라이벌이 공수배틀 하는게 무슨 쇼미보는 것마냥..ㅋㅋㅋㅋㅋ처음부터 끝까지 미친 플롯인데 그와중에 배우들이 엄청 심각한 톤을 유지하는게 대단했다. 

가가린(2020): 실제 주택단지인 가가린의 철거를 앞두고 이를 주제로 찍은 영화. 최근 본 영화 중에 가장 아름답고, 영화의 목적에 충실한(?) 영화였다. '그래, 이래서 우리가 영화를 보지' 같은 느낌. 여자주인공이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라던데 영화 속에서도 그의 재능이 돋보였다. 특이한건 감독이 2명의 공동작업이라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2): 약간 전설로만 내려오던 오타쿠계의 조상신을 만나본 느낌. 근데 이제 등장인물들이 3D로 움직이는.. 정대만도 강백호도 아닌 송태섭이 주인공인 이야기인데, 이게 가장 현재의 정서에 맞지 않나 싶다. 주인공파라 영화 보고나서도 송태섭이 가장 좋았다. 오키나와에 언젠가 꼭 가보고싶다.

연극 <갈매기>: 하마구치 류스케를 보다가 결국 체호프까지 보고 왔다. 사실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운전 중 우연히 전광판에서 이순재 연출의 갈매기를 한다는 광고를 봤다. 그길로 바로 예매하고 극장까지 다녀왔다. 돈내고 연극보는건 거의 30년 만에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훌륭한 연극이었고 좋은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극이 올라간다면 종종 보러가고 싶다.

유령(2023): 이해영 감독이 해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천하장사 마돈나부터 경성학교, 독전에서 쌓아온 그의 오타쿠력이 결국 유령에서 폭발했다,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ㅋㅋㅋㅋ수녀복 입고 장총 쏘는게 어딨어요 아ㅋㅋㅋ마지막 기관총 뭔데요 그건 좀 뇌절아닌지 그치만 찍을 수 밖에 없었겠지 너무나 찍고싶었을테니까... 그리고 (이솜) 이하늬, 박소담의 연대와 사랑 앞에 입체적이고 싶었으나 그냥 도구로 죽어간 남캐들... 재밌는 영화였다. ㅋㅋ

400번의 구타(1959): 원제가 'Les 400 Coups'으로 오역이 심한 제목이다. coups는 반항, 소동 등의 의미라고 한다. 영화를 봐도 주인공 앙트완이 끊임없이 학교에, 가족에, 사회에 반항한다. 그에게 유일한 안식처이자 즐거움은 친구 르네와 영화인데, 소년원으로 가면서 둘 모두를 잃으면서 눈물을 흘린다.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한 번도 못 봤다는 바다를 찾아온 모습은 낙킹온헤븐스도어가 떠올랐다. 아마 그게 이 영화에서 영향 받은 거겠지. 흑백 영화는 역시 극장에서 봐야한다.

2023-01-23

자기를 지킨다는 것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그 관계가 기쁨과 즐거움이고나 배움과 성숙, 성찰의 기회일 때다. 그것이 관계의 본질이다. 끊임없는 자기학대와 자기혐오로 채워진 관계레서 배움과 성숙은 불가능하다. 자기 학대와 자기 혐오가 커질 수밖에 없는 관계라면 그 관계는 끊어야 한다. 주변을 찬찬히 돌아보면 끊어야만 자기를 지킬 수 있는 관계들이 의외로 많다. 관계를 끊으면 그때서야 상대방도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최소한의 계기가 만들어진다. 그런 계기로 삼지 못해서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되어도 그건 그의 몫이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개별 정체성


“역할에 충실한 관계란 ‘모름지기 주부란, 아내란, 엄마란, 며느리란 이러이러해야 한다. 모름지기 가장이란, 아빠란, 아들이란, 사위란 이러이러해여 한다’는 집단 사고에 충실한 삶이다. 역할 놀이 중인 삶이다. 이런 삶, 이런 관계 속에서 상대가 누군지, 나는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없는 건 당연하다.”


거부당한다는 것


“안전하다는 느낌만 있으면 상처받은 사람은 어떤 얘기보다도 그 얘기를 하고 싶어 한다. 자기 얘기를 잘 들어줄 것 같은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낯선 상황이나 낯선 사람이라도 어떤 식으로든 그 말을 꺼내는 경우가 많다. 이해밪고 위로받고 싶어서다. 공감을 받고 털어내야만 머릿속에서 자기 상처가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아픈 기억의 습격’ 속의 삶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껴서다.”

다시 13년 전으로 돌아가보면

2023-01-22

 일 커질까봐 무섭다던 너의 말처럼

친구 말대로 즐길 만큼 즐기고 빨리 질려버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깊게 생각하면 나만 힘들다. 

그래 이렇게 혼자 헤어졌다 말았다를 반복하면 어느새 시간이 흘러 있고 점점 무뎌지겠지 제발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언니네 5집을 또 듣고

2023-01-21

다시 또 생각이 바뀌어서 눈물이 나는데

내가 또라이인게 맞는 것 같다. 관계가 진전되니 조금씩 도망가고 싶어진다. 끝이 보여서 기운이 빠지는 걸수도 있겠다.

2023-01-20

그래 차라리 아이돌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2023-01-19

2023-01-17

지난 주말부터 잘 자고 있다. 확실히 전보단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그리고 정말로 확실히, 웃는 사람이 매력 있다. 재밌게 말 잘하는 것까진 어렵다쳐도, 일단 웃고봐야 하는 것 같다. 어제 만났던 사람은 목소리도 좋고 얘기도 넘 재밌었는데, 묘하게 베를린에서 친하게 지냈던 언니가 떠올랐다. 그 얘기를 하니 또 자기 입시 때 썰을 한창 풀었다. 뺨과 앞니와 웃음이 매력적이었던 사람. 그래도 인간이 완벽할 수는 없는지, 아쉬운 부분도 있긴 했다.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있어야 덜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최근 다양한 사람들을 짧게 만나면서 연애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진지한 만남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형태의 관계의 전부가 아니구나, 하는 그런 것들. 그래서 적당히 포기하고 적당히 받아들이는걸 좀 연습하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처음부터 차곡차곡 쌓는 연애를 해야한단건 알고 있다. 연애, 사랑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건 존중이라고 정말로 깨닫는 중이다.

12살 많은 그 사람과의 관계는 뭐였을까, 썸이었을까 연애였을까 생각하다가 무슨 의미인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말 잘하고 또 재밌게 느껴지는 사람은 오랜만이었지. 근데 또 어제 훨씬 재밌는 사람을 만나보니 그냥 내가 너무 경험이 없어서 잘 판단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여러 사람을 만나봤으면 그렇게 매달리진 않았을텐데, 기존의 연애도 좀 더 존중하면서 끝낼 수 있었을텐데.

나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무서웠고 불편했다가 지금은 화가 난다. 선생님 말대로 정말 명예훼손의 영역일 수도 있는 것을. 그래서 우리가 뭘 해야하냐는 대표 말처럼 사적 영역에 대한걸 그렇게 건너건너 이야기가 흘러간게 화가 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그런 문제의식이 든다면 나한테 직접 말을 하면 좋았을걸. 뭐, 어차피 결국은 당신의 이야기고 당신의 문제라고 다른 사람은 이해해줬지만 화가 나는건 어쩔 수 없다. 명예훼손 당할까봐 아무 말도 못했던 두 달 전의 내가 떠올라서 살짝 억울하다. 

어쩌면 어제 만난 사람을 마지막으로 정말로 이제 누군가를 좋아하는건 그만해야지. 그만 초조해하고 싶다. 지금은 나를 좀 더 안아주고 싶다.

그냥 이 모든 상황과 상처를 감내할 만큼 그 사람을 좋아했구나 싶다. 사실 지금도 좋다. 힘들수록 그만한 가치가 있었지, 생각하게 된다. 비이성적인걸 알면서도 마음은 그렇다. 너무 보고싶다. 

2023-01-14

처음 보는 사람한테 넋이 나가보인다는 소릴 들었다. 마지막에 눈물이 조금 났다. 

2023-01-13

서른살의 짝사랑, 이 나이 먹고 이러고 있을 줄 몰랐다. 그것도 아주아주 엉망진창인 채로. 

2023-01-11

풍선

아빠가 죽고 엄마가 아빠 구남친을 만났을 때, 헤어진 후 (아마)최근 몇 년 간 아빠의 모습은 ‘바람빠진 풍선’ 같다고 했다고 한다. 아빠 핸드폰에 있던 어플의 메시지목록들이 생각난다. 

2023-01-08

공대 출신 공무원은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인간이다.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2017): 원작은 시집이라고 한다. 뭐랄까, 살아 있을 이유를 찾기 힘든 일본 청년(..)들이 나온다. 그렇게 평범하게 부족하게 살아가도 혼자보다는 친구든 연인이든 동료든 함께가 낫다는 이야기. 제목보다 좋은 영화였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홀리데이 스페셜(2022): 디즈닝 올라온 40분짜리 스페셜 에피소드. 멍때리기 좋은 와중에 노래가 좋았다.


에놀라 홈즈2(2022): 시작할 때 아 너무 노잼이군.. 하면서 기대 0인 상태로 꾸역꾸역봤는데 중반부 넘어가니까 그래도 재밌었다. 마지막 파업으로 끝나서 참 영국스럽다고 생각했음. 그래도 성냥공장 파업 멋있었다. 최초의 한국 여성고공농성자인 강주룡도 생각나고.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2021): 영화보다 짤이 더 유명한 영화. 결국 배우가 직접 리뷰까지...ㅋㅋㅋ이제 막 서른살이 되는 노르웨이 여성의 다큐 같은 영화였다. 전공을 여러번 바꾸고 알바로 살아가지만 어쨌든 뭔가는 하고 싶은, 여전히 뭔가를 찾아 헤매는 서른의 여성. 한국이나 노르웨이나 똑같구나 싶었다. 14살 연상의 남성을 만나는데, 헤어지면서 '넌 내 감정을 자꾸 분석하려고 하는데, 난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두고 싶다'고 하는 부분이 마치 내가 하는 말 같았다. ㅋㅋㅋㅋㅋㅋ

명탐정 스테이홈즈(2022): 드라마이긴한데 에피소드 2개가 영화 1개 분량과 같고 스토리도 이어져서 그냥 여기에 리뷰를. 그냥 가벼운 코미디 수사물 정도로 생각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무거운 이야기였다. 아, 갑자기 구경이 마지막화 안 본 거 생각났네. 암튼 주인공 언니가 찌질한 주인공 옆에서 더 많이 빛났으면 좋겠다.

분화구의 두사람(2019): 소설 원작의 영화. 자꾸 왓챠에 추천으로 떠서 신경쓰여서 보게되었다. 내용 설명만 봤을 땐 그냥 성인영화인데 직접 보니까 훨씬 뭐랄까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세대의 이야기였다. 아이를 낳으려 결혼을 결심하고, 또 몸이 말하는 것에 따라 결혼식 이삼일 전에 결혼을 취소한다. 사실 너무나 현실적 아닌가. 결혼식을 올렸다면 오히려 너무 픽션 같았을 것이다.

2023-01-01

새해가 또 밝아버렸다. 다들 나한테 올해는 무탈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게, 무탈하게 행복했으면 좋겠다.


고독의 지리학(2022): 헤어진 거의 직후 전남친과 보러간 영화. 대자연을 보면서 멍때리려고 했더니 찐광기의 캐나다 여성이 90분 동안 스크린을 지배했다. 난 대충 눈뜨고 봤는데 전남친은 자고 싶은데 잠도 못 자고 괴로웠다고. ㅋㅋ..

아사코(2018): 주인공들이 휘적휘적 대는게 마치 산책하는 침략자들 같았다. 아사코는 정말 료헤이를 사랑할까? 1년 후에도? 2년 후에도? 영화의 비하인드가 사실 더 논란인 영화인데, 히가시데 마사히로가 드라이브 마이 카의 젊은 남배우 같이 느껴졌다.

러브레터(1995): 겨울 홋카이도에 다시 가보고싶은데 독감으로 앓아 누워 대신 선택한 영화. 2000년대 초반 영화인줄 알았는데 내 나이 비슷했다. 마치 한국인들이 서울사투리 쓰듯이 영화 속 일본 여성들도 말투가 옛스러웠다. 이와이 슌지 감독거를 거의 안 보긴 했는데 대충 필모를 보니 다 이런 느낌인 듯했다. 익명성에서 시작하는 어떤 인연들. 릴리 슈슈도 딱히 보고싶진 않은데 궁금해서 조만간 볼 것 같다.

노바디즈 히어로(2022): 영자원 설명만 보고 오.. 진지한 영화.. 하면서 들어갔는데 나오면서 감독 이름 검색해봤다. 올해의 개또라이 영화. 근데 너무 재밌음. ㅋㅋㅋㅋㅋ약간 웬만해선그들을막을수없다 2022년 프랑스판임

헤이트풀8(2015): 누가 타란티노 최근작이 초기작보다 낫다 해서 봤는데 개뿔 똑같잖아요. 

지구 최후의 밤(2018): 누군가 영화로 시를 쓴다고 하면 피해야댐... 30분 보고 2시간 꿀잠 잤다.. 그래도 꾸역꾸역 나머지를 봤는데 음.... 너무 가오와 간지로 도배된 느낌 

그나마 2부에서 남자애와 뤄홍우가 오토바이를 타던 장면은 멋있었는데 찾을 수가 없네. 초록 새틴 드레스의 탕웨이를 보고 박찬욱이 헤어질결심을 만들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