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3

서른살의 짝사랑, 이 나이 먹고 이러고 있을 줄 몰랐다. 그것도 아주아주 엉망진창인 채로. 

 

맬번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너는 나에게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고 나는 옆자리에 앉은 너의 얼굴을 5시간 내내 쳐다봤지. 그때도 이미 알고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너의 얼굴을 잊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기억하려고 쳐다봤다. 지금도 피곤해하던 너의 왼쪽 얼굴은 살풋이 떠오른다. 

너를 닮은 사람을 찾았다. 나빠보이는 눈깔이 너랑 닮아서 얘기를 좀 나눠보니 너가 원하던걸 똑같이 나한테 원하고 있었다. 네가 나쁜 점은, 넌 그걸 얻기 위해 나를 좋아하는척 했다는거고 나는 그걸 기쁘게 받아들였지. 애써 진실을 외면하면서, 상처는 나중으로 미루면서. 

좋아하는 사람을 차단하는 날이 오게될 줄 몰랐다. 그런데 슬프게도 그런 현실이 존재하는구나. 오랜 친구의 말대로 그저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원하는건지 아님 전애인의 말대로 동질감을 느껴서 이해하고 이해받고 싶은 대상인건지. 아무튼 보고싶다. 보고싶다고 했을 때부터 넌 내 연락을 피했지만.

- 오늘의 정병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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