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5

뭔가 이상한 영화를 많이 본 최근.. 

페리에스 바운티(Perrier's Bounty), 2009: 킬리언 머피가 이쁘고 조디 휘태커가 커염지다


아이스 프린세스(Ice Princess), 2005: 피겨 스승의 딸이 제자를 사랑하고 아들도 제자를 사랑하고 엄마도 딸을 사랑하는데(!) 정작 스승 본인은 제자랑 혐관인 영화. 정말 전형적이고 하얀(..) 디즈니 영화이고 약 10년 뒤 이 영화의 음악감독은 겨울왕국의 음악감독이 되는데..(!!)

미드소마(Midsommar), 2019: 여태까지 안 보다가 플퓨 보려고 켰고 감독이 자꾸 징그러운 장면 눈앞에 들이밀어서 조금 힘들었다. 집에서 티비로 봐서 다행이지 정말 ,, 플퓨가 이거 찍으면서 우울증 생겼다는데 그럴만함



위커맨(The Wicker Man), 1973: 어쩌다보니 위커맨 개봉 이틀 전 쯤 미드소마를 보게 되어서 자연히 위커맨도 보게되었다. 첫날 극장에서.. 아리 애스터가 좋아하고 영향 많이 받은 작품이라는데 미드소마보다 공포나 잔혹함 면에서는 순한맛이고, 웃기는 장면도 많았다. 근데 은은하게 미쳐있는 건 이쪽이 더한 것 같다. 007 주인공 같은 기독교맨과 크리스토퍼 리의 꽁트(..)가 정말 웃겼음. 크리스토퍼 리가 무페이로 출연했다는데 정말 이 영화를 맘에 들어 했던 것 같고 광인 연기 너무 좋았다. ㅋㅋㅋ


보이지 않는 설계자(Ghost in the Machine), 2019: 여성영화제에서 보게 된 다큐멘터리. AI와 우생학을 연관지으며 AI의 기원에 대해 파고든다. 근데 파고들다가 멈추고 현재로 다시 돌아와서 식민지 착취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물론 그 둘이 제국주의적이라는데서 연결점이 있지만 역사성에 대해서 좀 더 집요하게 들어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왜냐면 AI에 대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기 때문에 ..


Teenage Sex and Death at Camp Miasma, 2026: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게떠염.. 매트페인팅이 아름다웠다 

트루 스토리스(True Stories), 1986: 데이빗 번 내한 기념 시청. 보면서 이게 영화인가 긴가민가했는데 끝까지 그 상태로 보다가 끝났다. 이게.. 영화... ? (???) 데이빗 번이 타블로이드지에서 본 기사들을 엮어서 영화로 만들었다고 한다. 노래랑 영상은 기깔남.. 원래 사운드트랙으로만 만들었는데 토킹헤즈 멤버들이 좋다고해서 7집이 되었댔나 머랬나


캐롤로 유명한 에드워드 래크먼 촬영. 오프닝 시퀀스가 정말 멋졌다


2026-08-09

나는.. 괜찮다. 뭐랄까, 안정이라기보단 진정된 삶을 살고 있다.

오랜만에 컴퓨터로 블로그에 들어온 김에 특정 시기의 글들을 보고 있는데, 그러니까 고1 여름과 고2여름, 5년 전과 2,3년 전 등등.. 많은 순간들에서 나는 어쩔 줄을 몰라했던 것 같다. 그냥 아무것도 아닌 재미없는 시기라고 생각했던 시간들도 다시 돌아보니 공황발작이 여전히 심했던 때이기도 했고. 

그리고..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 많은 시간 동안 문을 열기보다는 삐져나온 틈새들을 하나하나 메꾸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나다. 

3월부터 본 기록들


Hamnet(2025): 너무 기대를 많이 하고 봤는지 좀 실망한 채로 나왔다. 물론 울면서 나오긴했지만,, 셰익스피어이기보단 너무 클로이 자오였다... 배우들의 개쩌는 연기와 멋진 미술들. 그리고 주인공 제시 버클리의 오스카 수상은 인상적이었다. 아일랜드 여성 배우의 첫 오스카라고 한다.


Project Hail Mary(2026): 종족간의 아름다운 우주 드라마. 주인공에 라이언 고슬리보다 더 어울리는 배우가 있겠다 싶지만, 제작자라고 하니까 뭐.. 잔드라 휠러의 에바 스트라트가 정말 좋았다. 인류를 구하는 것 밖에 모르는 싸이코패스 너무 좋음


No Other Land(2024):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어떻게 집을 잃고 땅을 잃는지, 그리고 친구와 가족들과 공동체를 잃는지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정착민'이라고 불리는 폭력적인 개새끼들의 행동은 충격적이었다. 그냥 정말 패서 내쫓아버렸다. 그리고 사실 가난한 사람들을 그곳에 불러들이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이었다.

< 그는 '언덕 위 청년'의 일원이다. 정착민 집단 중에서도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폭력적인 괴롭힘으로 악명이 높다. 사실 점령된 서안 지구에 정착한 이스라엘인 대부분은 심차와 달리 종교나 이념적인 이유보다는 단순히 땅값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이곳에 자리 잡았다. >

관련 기사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9d000q4vedo

보기 전에도, 보면서도, 보고나서도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Spider-Man: Brand New Day(2026): 톰스파 안 좋아해서 원래 안 보려고했는데 진 그레이가 나온다고 해서 보러갔다.  엑스맨이 드디어 마블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갔는데 역시나였다. 이자식들 엑스맨 시리즈 보기는 한 거냐~~!! 


Hawkeye(2021): 그렇게 헛헛한 마음으로 디즈니플러스를 결제해서 안 봤던 마블시리즈를 보고 있다. 일단 옐레나가 나오는 호크아이를 봤는데 옐레나 진짜 조금 나오지만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호크아이 아저씨는 걍 번아웃 온 부장님 같고. 비숍은 좀 더 어리숙하고 귀여운 배우여야하지 않았을까. 헤일리 스타인필드 넘 좋지만 별로 어울리진 않았다.

Fear Street(2021): new 진 그레이인 세이디 싱크가 나온대서 본 넷플릭스 시리즈. 병원에서 수술 기다리면서 보느라 다행히 크게 무섭거나 징그럽진 않았다(..) 그리고 1편은 안 봤다. 2,3편만 봐도 될 것 같아서... (글고 젤 끔찍해보였음) 어쨌든 사랑이야기. 중간에 찐한 자매애(가족애)도.

Agatha All Along(2024): 완다비전 봤으면 이것도 봐야된대서 봤는데 생각보다 재밌게봤다. 마녀 좋아!! 그리고 애거서 배우 연기가 미쳤음 진짜 개짱임... 다 그렇게 연기 차력쇼하는데 하트스토퍼 남자애도 꽤 괜찮았다. 문제는 엔딩이 이해가 안 간다. ㅋㅋㅋ대체 왜.. 갑자기 애거서는.. 어째서....? 그냥 리오랑 뽀뽀하고 싶었던 거 말고 설명이 안 됨


The Party(2017): 잠들기 전에 가볍게 보고 자려고 틀었는데 최고의 선택이었다. 슬로호시스의 타버너 국장, 베를린 천사의 시의 천사 할아버지, 킬리언 머피 등이 나와서 1시간 내내 미친 소리만 한다. 영국의 공중보건의료시스템부심(?)을 알고 보면 더 좋은 작품인데, 시기가 그렇듯 촬영 중에 브렉시트 결과가 발표 됐고 몇몇 제작진들은 울기도 했다고 한다. 샐리 포터 감독의 거의 마지막 작품인데 여전히 이렇게 훌륭할 수 있구나 감탄만. 조만간 좀 더 찾아서 볼 예정이다.


당궁기안지청무풍명(2026): 최근 끝까지 다 본 얼마 안 되는 중국드라마. 좀 길기도 하고 중간에 맨날 이상한 개쳐답답한 구간 나와서 보다 만 게 많은데 이건 별로 그런 것 없이 끝났다. 대신에 주인공 스토리가 정작 좀 빈약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거 빼면(?) 각 에피소드들이 엄청 감동적이고 잘 만들어서 재밌게 잘 봤다. 시대극 수사물. 



2026-07-30

사랑을 사랑이라고 정의하지 않는 사랑이야기가 좋다. 이름이 없을 때 감정이 더 다채로워지는 것 같다. 

2026-07-28

처음 참가한 후지록 너무 재밌었고, 옛날 지산(..) 생각도 나고 산이 좋아지는 걸 보니 나이가 드는 것 같기도 하고. 특히 니캡 공연이 인상적이었는데(물론 개힘들고 개재밌었다) 글을 쓰고 시를 쓰고 가사를 쓰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나는 아마 솔직하지 못해서 글을 잘 쓰지 않게 되는 거겠지. 텍스트와 이미지 둘 다 잘 하기란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 요즘 자꾸 드는 생각은, 자기만의 뾰족한 것이 있어야 하는 시대인 것 같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범람하기 때문에.

2026-07-09

내가 자꾸 뭔가를 하는 건 이대로 두면 내 세상이 너무 안온하고, 너무 작아지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여러모로 가만히 있어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살아갈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오히려 그렇게 고정될까봐 두려운 것 같다. 사회의 아늑한 모퉁이를 자처할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 건.. 역시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서. 

2026-07-06

최근들어 나이먹었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성장한 것 같기도 한데, 이제는 성장하면 나이먹는 시기에 이르렀다. 자꾸 내 나이를 생각하게 된다. 나이가 몇 살인데 언제까지 애 처럼 그럴 순 없으니까. 

모든 일이 ... 모든 일에 조금씩 더 거리를 두게 된다. 이미 피곤해서 그런 걸지도, 혹은 나와 그닥 상관없다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막 간절한 일이 잘 없다. 아이가 불쑥 커버린 느낌이다. 지옥같은 성장통이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전문가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여전히 욕조 안에 고여있을지도 모르겠다. 지긋지긋했던 일이 끝나고 나니까, 이전의 나는 나이들어서 변해버렸다. 제대로 된 애도가, 그러니까 어렸던 나에 대한 애도가 필요하다.

떨리지 않고 긴장되지 않으면 사랑이 식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것이었나보다. 그럴 상태도 아니었지만. 가짜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조금씩 경험을 통해 받아들이고 있다. 그건 오명이었다고.

충동성이 내 중요한 에너지라고 생각하고, 그걸 억압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는 딱히 그런 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잘 타협해서  성장시키는 수밖에 없구나. 

지난주까지만해도 스스로에게 적용되는 규율 때문에 충동성을 멀리했다면, 지금은 좀 화해한 느낌이다.

2026-07-02

가끔씩 빛나는 순간들이 있다. 그건 나에게 대체로 익숙하지 않고, 낯설고, 조금은 불안할 때였던 것 같다. 아직 전부를 모를 때. 다 알고나면 더 이상 빛나보이지 않는 것 같다. 마치 영화나 소설을 절대 2번 보지 않는 것과도 같다. 2번 이상 볼 때는 오로지 그것이 아름다울 때였다. 쓰고나니 나는 얼빠인 것 같네.. 

2026-06-12

너도 알잖아 네가 한 발짝 오면 나는 열 발짝 갈거라는 걸

2026-06-06

68세대의 자녀세대 같은 건데, 걍 진짜 다 꼴보기 싫다

2026-06-02

그색히가 처절하게 떠내랴온 걸 보고ㅋㅋㅋ정신병 치유;;

2026-05-30

내가 텀블러를 산다고 했다가 말았나..? 아닌데 엄마한테 회사 동료들이 좋다고 추천한다 했던 것 같은데. 안 그래도 오늘 뭔가 이상하게 하루종일 일이 안 풀리는 날인데 기시감까지 심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이게 잘 된 평행세계이고 그런건가(그럴리가)

2026-05-26

정신병이 다시 자리를 튼다 그색히가 보고싶다

아마 나름대로 훌륭한 한 달 간의 현실 도피일 것이다. 대체 언제 끝나냐가 아니라, 내가 만들어뒀던 그 자리에 다시 돌아가는 게 걱정이다. 다시 맞닥뜨리기 무섭다. 난 정말 성실한 회피형인간인가보다.

2026-05-23

광주 숙소에서 지내는 5일 연속 망한 사랑들이 꿈에 나왔다. 제각기 다 다른 모습으로. 오늘은 어김없이 고등학교때의 걔가 나왔다. 이상하게도 많이 보고싶다. 아마 결혼해서 애낳고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 

2026-05-15

마음이 썩어문드러진 사람에게 끌린다. 여전히 내게 설렘은 증상이고 누군가를 만날 수 없다. 

2026-04-26

고작 한다는 말이 ‘살아있었네’라는 게 너무 열받는다 시발 제발 관심 좀 꺼주세요 

2026-04-23

한 가지를 틀어막는 건 다른 새로운 한 가지로 교체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국 계속 갉아먹힌다

2026-04-17

이런씨발너무우울하다 17살의 2배 만큼의 나이를 먹었지만 어떻게 그때보다 한 걸음 나아가질 못했냐

2026-03-31

그때도 이렇게 될 걸 알고있었다. 아니, 그보다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럴 때마다 세상은 다 그런거라고 담담해지기로 했다. 사실은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을 때마다 씁쓸함 만이 남는다. 

2026-03-29

하루에도 수십번 생각한다. 그렇게 하나하나 뒤덮힌 더미들을 걷어내고 나면 소유욕만 진실하게 남아있다. 

2026-03-24

그 사이 정신병 심화되서 걍 지금의 이 외롭고 불안한 상태를 즐기자는 쪽으로 와버림

2026-03-23

연애란 게 항상 혼란스러운데 그와중에 확실한 정신병만이 남게 되는

2026-03-14

어떤 권태로운 의문에 빠져버렸다. 무의미한 것(인생)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것 자체가 마치 프로메테우스의 형벌 처럼.  세상이 이렇게 끔찍한데 어떻게 예술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어떻게 자기 내면만 바라볼 수 있는 걸까. 뻔뻔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행복하고 평화에서 예술이 자라나는 걸까. 아니, 오히려 그 반대이지 않나. 전후에 꽃피는 무언가들이 있었던 것처럼. 역시 행위의 의미를 찾는다는 발상 자체가 사치일까. 그저 할 수 밖에 없어서 하는 것일까. 정신 차리면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뭘 어째야할까... 아악.

2026-03-02

사랑이 아니라 그저 내 말을 따른다는 효용감

2026-03-01

- 요즘 약을 늘려서그런지 꿈들이 장난없다. 집에 불이 나고, 토하는 꿈에 이어 오늘은 우리 집(멋진 나무가 전경에 있는 곳)에 데이빗 보위가 촬영하러 찾아오는 꿈;을 꿨다. 
- 생일인 어제 트럼프미국이 이란을 침공하고 하메네이를 사살했다. 점점 더 전쟁에 익숙해진다. 
- 100년 전, 200년 전 역사의 어떤 분기점들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그때 살았던 사람들, 그 중에서도 시대착오자-낙오자라 낙인찍힌 일들에 대해 생각한다. 역사에서 패배했을 뿐인 사람들. 

2026-02-27

긍지와 자부심으로 살아가고 있었구나 깨달았다. 그래 명예 이딴 건 필요없다. 사실 모든 사람에게 긍지가 중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즐거운 꿈을 꿨다. 오늘 있을 일들이 미리 꿈에 나왔다. 꿈레서 재밌었는데 또 재밌을 필요가 있을까, 뭔가 만족해버렸다.

2026-02-22

설에 할머니집에 가서는, 저녁에 비몽사몽하다가 깨서는 무서워서 엄마 침대로 가려고 했다. 벌떡 일어서서 문고리를 잡고나서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았다.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은 언제쯤 사라질까. 5살의 밤보다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

개 같은 날의 오후(1995) : 한 아파트에서 가정폭력을 당하는 여성을 구하기 위해서 같은 아파트 여성들이 옥상에서 농성하는 영화. 개 같은 날이라는 말에 걸맞게 정말 다 더워보이고, 90년대 서울 아파트가 거의 기록적으로 담겨있고, 역시 시대정신을 담는 영화만이 살아남는다.



남쪽(El Sur, 1983) : 이 정도는 되어야 칸 심사위원하는군아.. 보면서 계속 남자 감독이 만들었다는 것을 믿기 어려웠다. 이 감독은 대체 이 딸이 느끼는 불안함의 동요를 어떻게 아는 걸까..;; 주인공 아버지에 대한 어떤 시대적, 인간적 연민과 동시에 그렇다고 그렇게 또 사랑하지는 않는것이. ㅋㅋㅋㅋㅋ 딸의 첫 영성체 날 춤 시퀀스도 좋았지만, 후반부의 호텔 로비 대화씬이 미친 것  같았다. 왜 항상 아빠들은 근사한 곳에 딸을 데리고 가고 싶어하는 걸까. 그리고 항상 그때마다 딸들은 왜 어른병(...)에 걸려있는 걸까. 아버지들이 약해지는 순간이 곧 딸들이 유년기에서 한발짝 벗어나는 그 시간이기 때문일까. 나의 개인적인 경험도 겹쳐보였고, 홍콩 영화 fly me to the moon의 식사 장면도 떠올랐다. 화면은 정말 교과서 같았는데, 내용은 문학이었다. 고전이어서 언제 읽어도 시대성이 있는 그런 고전.

안녕하세요(お早よう, 1959) :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무려 1959년 영화. 벌써 개봉한지 70년이 다 되어간다 미친 것 ㅏㄱㅌ다... 아이들, 부모 세대, 그들의 형제자매들 크게 3축이 끌어가는 코미디 영화. 뭔 장르가 코미디영화여?하고 보러갔는데 정말 그 시대 코미디를 하고 있었다. 이마를 누르면 방구를 뀌는, 그런.... 그 와중에 '말'에 대해서 꽤 진지하게 고찰한다. 어른들은 쓸데없는 말이나 하지 않냐며 입을 닫아버리는 아이. 나름 그 말들에 집중해서 들으면서 봤는데도 일본어 화자가 느끼는 신랄함은 또 다른 영역일 것 같다. 


씨너스(2025) : 라이언 쿠글러 진짜 흑인 대체역사 잘 쓴다는 생각 + 마지막에 밤티 마블식 연출 뭐임 + 뇌 공유해도 중국어 성조까지는 실패함(알아드는게 사랑임) + 블루스... 블루스..... 블루스..............

새미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공연도 물론 너무 좋고, 아일랜드 감자놈들의 호빗축제도 좋고, 다 좋았지만 최고의 장면을 꼽자면 역시 델타 슬림이 드라이브 중에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울음을 참으면서, 허밍하면서 블루스로 이어지는 장면이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가능충 케이크에서 가능으로 뜰 정도로 개도른캐스팅인 와중에 보 차우 아저씨 개잘생김... 



박하사탕(2000) : 극장에서 해주길래 드디어 봤다. 아 정말 탐나는 화면이고 몰입하기 어려웠던 주인공이다. 뒤로 갈수록, 그러니까 과거로 갈수록 흐린눈으로 보고 있고 87년 고문씬에서는 진짜 안 하나도 아프게 때리네~ 이러고 있음.. 물론 아프게 때리면 마음아팠겟지만.. 암튼 너무 공부하는 느낌으로 본 것도 있겠지만, 남자감독의 남자 사랑... 연민.. ... 조금 많이 괴롭고. <지구를 지켜라>에서도 그렇고 <빅슬립>에서도 그렇고 불의에 저항하는 아저씨들은 왤케 분조장으로 그려지는 걸까. ㅋㅋㅋㅋ

아무튼, 저 수트는 정말 잘 골랐다.

2026-02-15

 


병원쌤이 나한테 충동성이 있는 것 같다고 한다. 또 다시 듣는 이야기다. 회사 회식에서 폭탄주를 들이붓고 다음낭 숙취에 절은 채로 진료 의자에 앉았다. 그 충동성이란 놈은 가끔씩 나를 다른 감각의 세상으로 데려간다. 털 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다르다. 문득, 가끔씩 찾아온다. 그런 기회들을 엿볼 때. 그저 술을 마시는 것만이면 다행이다. 나를 둘러싸는 모든 윤리적 감각마저 사라져버린다. 그래도 나는 나를 알기에, 자주 빠져들지 않으려 애쓴다. 그런데 한 번 푹 절여지면 털어내기가 쉽지 않다. 무슨 중독마냥. 나의 직업을 생각해보다가, 나름 이 충동성을 잘 사용하는 쪽으로 온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 조금 더 갈고닦아도 좋을 것 같다. 직업이 아닌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는 모르겠다. 그것마저 잘 활용해야하나, 그냥 흘러가는대로... 아니다 이것은 충동성의 속삭임이다

2026-02-14

 





텁텁한 먼지와 함께 겨울이 끝나간다. 작년을 돌이켜본다해도 올해는, 앞으로는 어떤식으로 살아야할지 막막함은 여전하다. 예술가가 되어도 또 다른 무엇인가 되어도 행복하지 않은 건 마찬가지일테다. 그렇다고 내가 만든 무언가를 세상에 막 내놓고 싶지도 않다. 아마 않을 것이다. 설득할 자신이 없다. 그럴 만큼 내 작품을 믿고 있지도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무언가를 만들어서 선보이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어떻게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스스로 그저 불꽃이 채 일렁인 적 없는 재 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그 큰 노력을 들여 자기 마음에 들지 않을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걸까. 그들에겐 그렇게 큰 노력이 아닌걸까? 나에게는 삶의 형태를 바꿔야만 가능한 수준의 노력으로 느껴진다. 이미 계곡이 흘러갈 자리가 만들어져버린 탓일까. 

2026-02-13

오랜만에 이유 없이 기분이 좋다 겨울이 드디어 끝나려는 건지 

2026-02-01

어제는 꿈을 많이 꿨는데, 첫번째 꿈은 집이 불탔고 막바지쯤의 꿈은 희생해야 다시 살 수 있었다

2026-01-29

이건 또 병이 도졌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사랑?은 뭘까 이건 그냥 중독이고 집착이고 외로움이고 결핍이고

2026-01-19

상담선생님의 말대로 나는 엄마에게 진저리를 친다 

2026-01-17

최근 나도모르게 주먹을 꽉 쥐고 있단 걸 알게됐다

2026-01-16

허니와 클로버, 2006 : 원작 만화가 훨씬 재밌을 것 같고 순수미술 뽕이 말도 안 되고 아이돌 남자주인공 너무 튀고(너무 연기를 못해요.. 울음 쥐어짜는거 ㄹㅈㄷ) 아오이 유우 만이 이 영화의 별점이고 멋진남자선배는 잘생겻다 ,,,


Leningrad Cowboys Go America, 1989 : 대체 한쪽 세계가 무너져갔던 1989년도에 어떻게 이런 영화 찍고있을 수 있었는지 넘 신기하고ㅋㅋㅋㅋ 핀란드 감독의 찰리채플린적 개그

황혼의 빛, 2006 : 여태 본 아키 카우리스마키 영화 중 제일 별로.. 제일 재미도 없고 유머도 감동도 없고 왜 찍었는지 모르겟고 (혹시 예술이 하고싶으셨나요)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平成狸合戦ぽんぽこ), 1994 : 초반 ADHD식 전개(ㅈㅅ합니다)에 적응하고나면 마지막에 엉엉 울고 있음 5년짜리 너구리 군상극이고 원령공주 절망편임 흑흑. ㅠㅠ 너구리들아...



사운드 오브 폴링(In die Sonne schauen), 2025 : 아 알고 보긴 했지만 진짜 독일인스러운 영화. 4세대에 걸쳐 한 공간의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독일인은 왜 이런 영화를 만들 수 밖에 없을까. 괴롭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Sirāt, 2025 : 그리고 또 하나의 미친감독이 만든 미친 영화. 사막, 황무지 정도만 생각하고 갔는데 현대상업극에선 하지 않는 걸 하는.. 영화였고 다 볼 때 쯤 이 영화가 종교영화란걸 깨달았다. 그 holy한 사운드는 아무래도. 끝나고 잠깐 평론가들 GV를 들었는데 역시 감독이 등장인물들 같은 사람이고 본인 스스로 이슬람적 신비주의를 믿는 사람이라고 한다. 역시나... 그런, 화이트이슬라믹(ㅈㅅ아무렇게나이름지음)이 내내 배경 뒤에 있는 느낌이었다. 여러 장면들이 있지만 토냉이었나가 차 안에서 다리로(?) 반전 노래 부르는 장면이 가장 좋았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خانه دوست کجاست), 1987 :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대표작. 8살 남자아이가 친구에게 숙제 공책을 돌려주기 위해 떠나는 여정. 둔덕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멋져서 보러갔는데 멋진 영화였다. 참 고전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초등학생 때 읽었던 교훈을 주는 세계문학시리즈(올리버 트위스트 같은거)가 오랜만에 떠올랐다. 아이들에게 엄격하고 불친절하지만 나름의 역사와 규율이 있고, 또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야하지 않겠냐는 어른들도 나온다. 그리고 아이는 온갖 고생 끝에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깨닫고 성장한다. 

다른 것보다 사실 개인적으로, 보면서 친가 시골집이 자꾸 머릿속에 그려졌다. 작은 섬인데 거기도 큰마을 작은마을 나뉘어져있고, 전체적인 사이즈는 작지만 언덕을 넘어야 옆 마을로 넘어갈 수 있다. 그리고 집들도 벽의 소재는 달라도 크기나 모양새는 비슷하고, 무엇보다 오래된 길들이 너무나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가 다닐 수 없고, 소달구지나 겨우 갈 정도의 가파르고 좁은 길들. 그렇지만 어린이는 그 속에서 뛰어다닌다. 



2026-01-05

직장동료의 반복적인 틱 소리에 졸라 예민하게 반응하는 나를 보면서 이거 ptsd구나 깨달음. 중학생 때 옆방에서 엄마가 어떤 아저씨의 사진에 볼펜으로 수없이 구멍을 내던 그 소리가 떠오르고 심장박동이 빨라짐. 어느순간부터 집은 나에게 안전한 공간이 아니었구나, 또 깨닫고. 

2026-01-01

열흘 동안 채워넣은 것

Mies vailla menneisyyttä(과거가 없는 남자), 2002
Tulitikkutehtaan tyttö(성냥공장 소녀), 1990

연말이니까 꺼내든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놀랍게도(!) 두 편이나 스트리밍 사이트에 있었다. <과거가 없는 남자>는 보는 내내 <사랑은 낙엽을 타고>가 떠올랐다. 내용은 많이 다르지만 카메라나 음악이 너무 사낙타였다. 거의 사낙타 오리지널 같은 느낌. 강아지도 나온다 이름이 한니발이다 ㅋㅋㅋㅋ


주인공인 카티 오우티넨은 <성냥공장 소녀>에도 나오고 감독의 페르소나 같다. 왜냐면 <사낙타> 여자주인공도 비슷한 얼굴임. 저런 핀란드 시오상(?)을 좋아하시는듯

사낙타랑 과없남이 그래도 따듯함이 느껴졌다면 <성냥공장 소녀>는 인간혐오만이 가득했다(...) 그래도 마음 다잡고 따듯한 영화 만드는게 존경스럽다 ㅅㅂ저도 인간들이 너무 싫어요...  


I’m Your Venus(나는 너의 비너스), 2024: <파리 이즈 버닝>의 후속과도 같은 다큐. 30년도 더 지난 미개봉푸티지들이 나온다. 비너스 엑스트라바간자의 두 가족이 마음 깊은 곳 응어리를 풀어나가고, 그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지구를 지켜라!, 2003: 미친 것 같음... ㅋㅋㅋㅋㅋㅋ 뭘 말하는지 너무 잘 알겠고 카메라도 연출도 훌륭한데 주변에 보라고는 말 못하겠다. 숨어서 보는 명작임;; 이러니 관객수가 그따위였죠..!! 암튼 <성냥공장 소녀>가 인간혐오로 주변인을 죽인다면 장준환 감독은 지구를 박살내버린다. 정식 제목에 느낌표가 들어가는 것도 지금 좀 어이없슨

關於我和鬼變成家人的那件事(메리 마이 데드 바디), 2023: 교통사고로 사망한 게이청년과 영혼결혼식을 올리게 되는 퀴혐남경(..)의 이야기. 그냥저냥 머리 비우기에 괜찮고 6편짜리 후속 드라마가 있던데 아마 조만간 보게되지 않을지


Punch-Drunk Love, 2002: 포스터가 개사기인 영화. PTA가 달달한? 로맨스물?도 만드나하고 봤는데 정신아픔이 남자주인공이 남들처럼 연애해보려고 눈물쑈하는 영화였음. 여태까지 뭔 양산형(?)로맨스영화로 알고있던 내 20년의 세월에 실소가 나오고ㅅㅂㅋㅋㅋ 카메라 무빙도 무빙이지만 사운드가 정신병 max로 치솟는 와중에 남주가 전화로 싸우고 벽에 주먹질함. 

28 Days Later, 2002 : 28년 후를 봤으니 킬리언 머피가 나오는 28일 후도 봐야지 하고 틀었다가.. 좀 후회함. 좀비물인줄 알았는데 전쟁물이었음. 대니보일할배가만안둬... 사운드 때문인지 <선샤인>도 생각났다 선샤인=인생최고공포영화

Catch Me If You Can, 2002 : 디카프리오가 출연하는 가이 리치st 쫓고쫓기는 범죄물인줄 알았는데 아니었음. 굿윌헌팅이 되고싶어하는 FBI 요원이 나오는 미국영화였음..ㄱ- 이런 쓰레기사기꾼이 나오는 영화마저 주인공에 대한 연민으로 교육적으로 연출하는 스필버그 할배가 신기할 따름이고ㅋㅋㅋㅋ(정말남자를사랑하시는것같음) 개인적으로 주인공이 거짓말할 때마다 괴로웠음 영화내내 괴로웠단 소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