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8

어린시절 작은 섬에서의 기억은, 지금 깨달았는데 항상 어딘가 슬프다. 습하고 햇볕도 쨍하고 눈이 아플정도로 파랗게 맑은 바다를 좋아하게되었지만 그 때의 기억을 자주 떠올리지 않는 건 어쨌든 이유가 있지 않을까? 언제부터 그 때의 기억이 슬펐는지는 모르겠다. 그게 그냥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이라서 슬퍼진 건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구체적인 기억들이, 예를 들면 밤바다 방파제에서 엄마와의 경보 대결이라던가 엄마가 불러주던 섬집아기라던가 엄마가 차려준 볶음밥을 친구들과 먹던 기억들, 이런 것들이 어딘가 우울하게 남아있다. 시끄럽게 깔깔거리고 소리치던 어린 나는 그 기억들 속에서 이상하리만큼 밝았다. 동시에 어린 내가 섬에서 봤던 엄마의 표정을 떠올려보면 울면서 웃고있다. 그러니까, 옅은 미소를 띄우며 웃고있는데 슬퍼보였다. 엄마는 아마 그때 지금보다 더 심한 우울증이지 않았을까? 어린 내가 엄마와 단 둘이 보냈던 시간들은 어쩌면 다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점점 커가면서 나는 나대로 엄마의 얼굴을 잘 보지 않게 되고 엄마도 좀 더 단단한 사람이 되었을테지만. 그런 의심들이 남아있다.

2019-03-27

꿈에 중학교 3학년 때 친구들이 나왔다. 은근 꿈에 나오는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오랜만이다.좋은 기억의 좋은 친구들로남아있는데 사실은 아쉬움 뿐이다. 그 때 너무나도 오타쿠들과 친구가 되고싶어했고(...) 정작 친해지는건 너무나도 비오타쿠의 친구들이었기떔애... 지금이라면 더 좋은 점을 보면서 잘 지냈을 것 같은데. 뭐하고 살까. 벌써 10년 전이다.
어쩌면 주로 아쉬움에 대해서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으니까, 그냥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할 뿐이니까 후회는 없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 듯.

2019-03-25

The Danish Girl, 2015
갑자기 에디 레드메인이 너무 보고시퍼졌고 마침 대니쉬걸이 전부터 봐야지봐야지하던 영화라서 냉큼 보게되었다. 처음으로 성별정정수술(이게 맞는 표현인지 몰겠다 요즘 또 다르게 머라고 지칭하는 것 같던데 까먹음)을 받은 실제인물을 바탕으로 해서 만든 영화라고 한다. 벌써 100년 전 인물(..)이라서 스토리 자체에 새로움은 없어서 좀 보면서 지루했다. 그래도 화면이 이뻐서 만족스러웠음. 에디 레드메인이 맡은 릴리만큼 중요한 등장인물이 (전)아내인 게르다인데, 둘이 극을 이끌어가고 둘의 관계를 지켜보는게 좋았다. 근데 게르다 배우의 연기 너무 2019년 같고 모랄까 암튼 2019년이었음 말투나 제스쳐가ㅋㅋㅋㅋ그리고 릴리 옛날친구로 나오는 배우 너무 명박 또는 푸틴 닮았고.. 위쇼는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근데 또 하필 게이역할이라 그런지 반가울 지경이었음





ゲド戰記, 2006
요즘 르 귄의 소설에 관심이 있는데(읽어보진 않았다,,) 지브리에서 르 귄의 연대기 중 하나를 애니화했다고 해서 보게되었다. 사실 게드전기는 르 귄 원작보다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이 만들어놓고 망한걸로 더 유명하긴 함. 머 그래서 얼마나 망했나하는 심정 반 어스시가 어쨌는지 보자는 심정 반으로 봤는데 일단 어스시가 earth sea라는 점에서 놀랐곸ㅋㅋㅋ아니 그게.. 그게 맞긴한데.. 음.. 그랬었군...
애니는 먼가 완결성이 없는 느낌이었다. 시작도 끝도 불친절함.. 원작을 알거나 사전배경에 대해 나처럼 찾아보는 사람이나 봐야지, 아무것도 모르고 극장 가서 보면 대체 이게 뭐지하고 나올 듯. 그리고 뒤로 갈수록 진짜 암생각없이 애니제작 끝내는게 목적이었구나 하게 됨ㅋㅋㅋㅋㅋ





The Proposal, 2009
로맨스코미디물 중에서 로맨스보다 코미디가 높대서+산드라블록이 나온대서 봤다. 이 영화에서 건질 건 산드라블록과 흰색댕댕이의 투샷 뿐이다 ㅋㅋㅠㅠㅠㅠㅠㅠㅠ라이언 레이놀즈 개쌉재수탱이.. 졸라 찌질한데 대체 왜 마지막에 사랑에 빠지고 끝나는 것?? 대체 어느 부분에서????? 왜 갑자기 서로 좋아하게 되는지 이해할 수 없고.. 저런 못생기고 능력없는 남자애랑 잘생기고 능력 개쩌는 산드라블록이 이어지는 영화라니 진짜 이해할 수 없다









耳をすませば, 1995
남겨두고 안 본 지브리를 하나하나 다 볼까싶어서 보게 된 작품. 사실 게드전기도 그렇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아닌 지브리는 이번이 처음 보는 것 같다. 1995년 작품인데 진짜 하나도 안 촌스러워서 놀랐다. 심지어 일상물(?)이라서 90년대 생활상이 담겨있는데도ㅋㅋㅋㅋㅋ
중학생들이 주인공인데 근데 말만 중학생이지 넘 성숙하고 능력이 좋은거 아닌지?? 특히 남자애는 먼 바이올린을 직접 깎아서 만들고 앉아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15살이라매 무슨.. 그래도 저런 애를 친구로 두고 혼자 뒤처지는 것 같아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미래를 생각하고 도전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좋았다. 사실 창작을 시작하는 청소년의 고민이 영화의 주제로 가장 크게 느껴졌다.





猫の恩返し, 2002
귀를 기울이면에 나온 고양이 '문'과 고양이 인형() '바론'이 나중에 여기에도 나온대서 봤는데 아니 그냥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주연이었네. 3년 전엔가 다같이 어디 놀러가서 지브리만 계속 틀어놓고 본 적 있는데 그때 얼핏 봤던 기억이 있다. 지금보니 초반에 고양이왕 행차 부분만 봤던 것 같다ㅋㅋㅋ그 뒤로는 집중을 안 했어서..
암튼 이것도 귀를 기울이면과 마찬가지로 일상물이 포함된 2002년 작품인데 지금봐도 하나도 안 어색해서 놀랐고.. 바론....ㅋㅋㅋㅋㅋㅋㅋㅋ바론 왤케 웃기지 멋있긴한데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지브리 작품이 다 그렇듯 주인공이 자기자신을 찾으며 끝남.. 까마귀가 길 만들어 주는 장면이 멋있었다. 근데 생각보다 짧았다 1시간 15분






那些年, 我們一起追的女孩, 2011
아이돌 덕질을 하다보면 진짜 맨날 보는게 그시절우리가사랑했던누구누구이다. 그래서 대체 그 원본 상태가 어떤지 궁금해서 봤다. 평행세계도 설정으로 들어가있대서 뭔가 그런것도 좀 기대하고 봤음. 그리고 결과적으로 너무나 짜증나는 영화였다... 너무나 2003년 인소감성임...... 끝에 남자주인공이 인소를 쓰는 것으로 끝나긴 하지만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시바 남자새끼 졸라 못생겼음ㅠㅠㅠㅠ완전 비랑 똑같음 대만의 정지훈일지도 몰겟음 얼굴 못생기고 키크고 까무잡잡하고 근육 자꾸 보여주고.. eww..... 그 외에도 너무 우리는 유쾌한 소년들^^ 이러는 감독의 자의식이 느껴져서 싫었다. 심지어 소설 원작인데 그 소설도 감독이 직접 쓴 자전적소설이래서 더 싫었음. 평행세계도 그냥.. 우리 어딘가에선 잘 사귀고있지 않을까?ㅎㅎ하는 정도임... 너무나 응답하라 시리즈와 건축학개론 감성임 동아시아남자놈들 으으....
이렇게 대만 하이틴로맨스영화에 치를 떨었지만 당분간 몇 편 더 볼 예정임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9-03-22

2018 10 17 3:39

밤에쓴ㄴ
일기

지금 문제가 없으면 문제가 없는걸까. 예전의 나는 어떻게 설명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거리낄 게 없어졌다. 스스로에 대한 검열에서 벗어나는 것 빼고는.
하루종일 열 번도 더 울컥했다. 그리고 상담쌤에게 나의 부모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계속해서 재생해본다. 어떻게해야 빼먹지않고 잘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통받는 부모 밑에 있는 자식은 괜한 연민 때문에 괴롭다. 괴로워도 말 할 자격도 필요도 없는 것 같아서 말 할 수 없어서 괴롭다. 
인간관계가 주는 유대감은 좋으면서도 어느 선 이상을 넘지 못하는게 답답하다.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남에게 할 수 없다. 
언젠가부터 나 자신이 내가 남들에게 바라는 모습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안정적이고 늘 있고 필요할 때 있는 사람. 그런 식의 관계맺기.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으려고, 수면 아래로 끌어당겨내려지지 않도록 발버둥쳐왔다. 아마 꽤 오랜 시간.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도, 나의 의지와 행동과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들. 누구를 탓할 수도 불만을 이야기 할 수 없다. 내 인생과 상관없는 일인데 상관있는, 그런 애매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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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거 정병땜에 넘 힘들 때 거의 울면서 폰에 적은거 지우긴 머해서 옮겨놨던건데 제목 달아놓으니까 이걸로 검색이 되네.....는 제목 삭제.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스로 머리를 다듬었다. 생각보다 망치지 않았고, 아니 오히려 전혀 괜찮았고, 생각보다 쉬워서 신기하다. 앞머리가 눈을 덮어도 혼자서 잘라볼 생각은 못하고 시간이 생기면 미용실에 가곤 했는데 혼자서도 충분히 할 만한 일이었다니.. 왜 진작 중고등학생 때 다른 친구들이 혼자 머리 잘라볼 때 나도 같이 해볼 생각을 해보지 못했을까. 내 머리카락의 성질(오른쪽만 엄청 곱슬거림)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잘 아는 내가 자르니 꽤 만족스럽다. 좀 더 길면 뒷머리도 도전해봐야지

2019-03-21

오늘 왤케 기분이 좋지. 기분이 좋다...!! 뭐랄까 잘 되어가고 있는 것 같고, 온전히 내 속도를 찾은 것 같은 기분. 점점 생활에서 내 것들을 만들어가고싶다.

2019-03-16

2046, 2004
어학원 중국인 친구가 첫날에 좋아하는 영화로 이거 말했길래 머지 2012같은 재난 영환가(ㅋ)하고 검색해봤더니 왕가위-양조위 영화였다. 이제 양조위 나오는거 그만볼래 ㅅㅂ.... 보면 볼수록 유세윤임..ㅠㅠ
암튼 아비정전 화양연화같은 분위기의 영화였고 리뷰들 보면 너무 과했다고 까던데 먼소리에요 왕가위꺼는 그맛에 보는거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다른건 머 안 과한줄..
근데 이 20세기말 사이버펑크적인 연출이 왕가위가 만든건 아닐테고ㅋㅋ암튼 그 흐름에 있는 영화 같았다. 전작에서 나왔던 등장인물이나 배우들이 나와서 감독 개인의 만족을 채우는 것 같기도 하고. 제목 먼 뜻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홍콩 완전 반환이 2047년이라서 먼가 그걸 슬퍼하는,,ㅋ,,,, 영화 주제와 영화 제목이었음. 이거 모르면 저놈들이 대체 왜저러는지 모를 듯.




Grandma, 2015
러닝타임 모르고 보다가 1시간 좀 지나니까 끊겨서 ??했던 영화. 70~80년대 열성적인 페미니스트 활동가였던 레즈비언 할머니와 임신한 손녀가 낙태 비용을 구하러 다니는 영화. 3대가 나온다는 점이 어바웃레이(3 generations)를 떠올리게 한다.
골때리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ㅋㅋㅋㅋㅋㅋㅋ주인공이 하키채로 손녀 남친 사타구니 때리는 장면이나(맞아도 쌈) 주인공 딸이 오피스의 트레드밀 위에서 업무 보는 거 같은게 일단 떠오르구ㅋㅋㅋ글고 제일 짱인건 초반쯤에 페미니스트 친구가 하는 보노보카페?에 가서 주인공이랑 카페주인=친구랑 방금헤어진 주인공 전여친 이렇게 3명이서 노답말싸움하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장면 진짜 최고임
시놉이 짧아서 그런가 아님 제작비가 적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좀 단편적으로 보여지고 후다닥 문제도 해결되고 그래서 아쉬웠다. 이런 스토리면 좀 더 길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미쓰홍당무, 2008
이경미 감독의 상업장편데뷔작. 뭔가 예전에 티비 영화소개프로그램에서 언뜻 (자극적인 장면들 위주로) 봤던게 생각나서 별로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이 영화를 사랑하게 되어버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말 단 한 명도 호감가는 인물들은 안 나오는데 ㅋㅋㅋㅋㅋㅋ
비밀은없다에서 이경미 감독이 상상 속의 '여중생'이 아닌 날 것 그대로의 여자중학생들을 잘 그려내서, 딱 그 감성을 잡아서 좋았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2008년이라는 시대감까지 더해져서 오히려 더했으면 더했지ㅋㅋㅋㅋ다 똑같은 고데기머리하고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미숙이랑 서종희 학교에서 별명이 찐따와찐따애인(..)인데 둘의 관계 넘 귀엽고 왠지 응원해주고싶고ㅋㅋㅋ아 찌질한데 남눈치 안(못) 보는 여캐들 넘 좋다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청불이긴해도 자극적으로 소비될만한 영화가 아닌데 그렇게 소비하는 남자새끼들땜에 그동안 오해해 온 세월이 넘 아깝다 ㅋㅋ ㅠㅠ



moonlight, 2016
모 볼까 하다가 넷플에 있길래 봤다. 근데 나 왜 이거 웨스 앤더슨 감독이 만들었다고 알고있었지,, 전혀 아니었음,,,
뭐랄까 어렸을 때 봤던 어린이문학? 청소년문학? 같은 영화였다. 시공사주니어(????????) 영화의 톤도 그렇고 아동기, 청소년기, 성인기로 구분해놓은 것도 그렇고. 특히 초반에 나오는 마약상 아저씨 너무 어린이문학에 나오는 맘씨 좋고 측은지심 가지고 있는 아저씨같음ㅋㅋㅋㅋ큐ㅠㅠ
소녀의 성장... 암울하지만 교훈적인... 암튼 나에게는.. 시공사주니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魔女の宅急便, 1989
차라리 성장물이라면 이쪽이 더 와닿고 재밌었던 것 같다. 지브리꺼는 언제봐도 좋다ㅠ0ㅠ 비행에 대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집착이 느껴지면서도ㅋㅋㅋㅋ원작 소설이 있어서 그런지 가장 좀 가볍고 동화같은 느낌이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나 원령공주 머 그런거에 비하자면(..)
중간에 주인공이 새로 사귄 친구로 나오는 그림그리는 여자애의 대사들은 감독이 하는 말처럼 들렸다. 그림그리다가 잘 안 되면 계속 그리고 또 그리라는.. 근데 그거 원래 고흐 대사 아닌가욥.. ㅋㅋㅋㅋ그러고보니 이 등장인물 이름이 어르슐라라는데 어슐러 르귄에서 따왔다고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르귄의 엄청난 팬이라구. 르귄 최근에 페미니스트 여성SF작가로 사람들이 많이 읽기 시작했는데 르귄의 팬인 덕분에 여성주의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여혐요소가 적은 작품들을 낼 수 있었던가 싶기도 하고. 르귄 소설들도 읽어보고 싶은데 항상 또 그렇게까지 각잡고 뭔가 할 시간은 없다 ㅠㅠ

머리아픔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으슬으슬하고 상태가 안 좋았는데(넘 피곤했음) 낮 되니까 더 본격적으로 머리가 아프다. 아마 오늘이 여기 왔던 날 중에서 가장 기압이 낮아서 그런거 아닐까 싶음. 계속 비도 와도 가끔씩 해가 났었는데 오늘은 해도 안 난다. 머리가 아푸다....

-Fußmatte 사려고(어떻게든 구실을 만들어낸,,) 어제 결국 일주일만에 그 이불가게를 갔었는데 직원이 나를 기억 못하던가 별로 관심이 없다던가 하는 것 같았다. 흑흑.. 오랜만에 본 직원은 역시 넘 이쁘고 귀엽고 밝았다8ㅁ8 근데 그 가게 너무 구리구리함ㅋㅋㅋㅋ건물 자체가 아직 좀 내부수리 중인지 덜만들어져서 공사중인지 암튼 한 층에 그 가게밖에 없는데 사람도 거의 없고 넘 구석탱이라ㅋㅋ...
그리고 오늘 또 다른 잡다한거 파는 구리구리한 가게에 갔는데 직원이 친절하고 잘생겼다. 마침 오늘 이 동네 한국인(아시안x한국인)은 많이 봤어도 흑인은 못봤네 하면서 길걸어갔었는데 직원이 전형적으로?? 키크고 몸좋은 흑인남성이었다. '흑인'이란 말을 써도 되는지 몰겠지만.. 대체어가 머가 있지.. 암튼 독일어랑 영어 섞어가면서 '영수증'이 영어로 뭐일까 이런 대화 하다가 나한테 중국인이냐고 물어서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먼가.. 먼가 말을 해서 '안녕하세요'????했더니 그거 맞다고ㅋㅋㅋ하고 당케셴하고나왔다.. 또 혼자 당황해서 스몰토크를 이어나가지 못햇다.. 담주에 또 가봐야지,,,ㅎ

-버블티 파는 곳을 발견했고 마침 학원 근처라 새로 사귄 중국인 친구랑 같이 가봤다. 들어가자마자 이 냄새야!!하고 엄청 좋아함ㅋㅋㅋㅋㅋㅋ가능하다면 무조건 베를린에서 살아야겠다 버블티를 먹기위해서라도.. 그리고 이 친구 그냥 평범한 한국드라마 덕후인 줄 알았더니(본인이 그렇게 말함) 생각보다 하드코어였다 자막없이 본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한국인들 대화하는거 다 알아듣는데 말은 잘 못해도.. 아니 독일어까지 배워서 언어 4개하는데 다 일정수준이상이다 넘 짱이다 ㅋㅋㅋ

-요즘 맨날 하루에 1편씩 영화 보고있다. 슬슬 질릴 때가 된 것 같다. 다시 만화책이 재밌어지기도했고 포폴도 한국에서 도착했으니 포폴 작업 해야한다..ㅎ ㅏ...

2019-03-11

無間道, 2002
또 양조위나와!!!!!
보는 내내 양조위에는 유세윤이, 유덕화에는 장위안이 겹쳐져보여서 괴로웠다. ㅅㅂ...ㅠㅠ
2002년도에 만들어진 영화라지만 2019년에 나오는 한국영화들이랑 똑같다ㅋㅋㅋㅋㅋㅋ그만큼 세련됐고 동시에 지금의 한국영화들이 여기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리고 너무나 우려져서 이제 맑은 물 밖에 안 나올 정도라그런지 너무너무 익숙했다. 한국식 스파이물, 범죄수사물 다 이거랑 비슷한 듯.. 오히려 원본인 무간도가 더 깔끔하고 불쾌한 장면 없이 클린하다.
그리고 대사라던가(시체될 사람이랑 악수 안 한다는) 마약을 배로 받는거, 너가 깡패냐는거 등등 불한당이랑 많이 겹쳐보여서 흥미로웠다. 아니 이만큼이나 원본 소스가 있는 장면들이었나 싶고ㅋㅋㅋㅋㅋ그리고 이런 스파이물에서 멜로를 연성해낸 변성현...
근데 경찰에서 스파이 뽑는 장면 나오는데 기준이 이상하다 그냥 꼼꼼하고 눈치빠삭하면 다냐고 제일 법질서에 미쳐있는 놈이어야 되는거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야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 경찰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지.. 암튼 스파이한다고 깡패에서 경찰된게 짱인 것 같다 인생역전 ㅋ ㅋ ㅋ

Hanna, 2011
The Princess Switch, 2018
넷플릭스로 연말에 봤던 영화들 완전히 까먹고 있다가 얼마 전에 시청기록 보다가 생각나서 간단히 리뷰. 크리스마스 스위치 그냥 여주인공이 이뻐서 봤는데 정말 동화같은 영화였고 남주 잘생긴건 모르겠다. 헤테로로맨스면 당연히 남주 잘생겨야되는거 아님?? 왕실 어쩌구.. 흠... 이거 말고 사실 나홀로 집에도 봤는데ㅋㅋㅋㅋㅋ다시보니까 주인공 아빠놈 하는 일이 없음. 엄마만 겁나 돌봄노동하고.. 아빠놈..xx
한나는 시얼샤 로넌이랑 케이트 블란쳇이 나온다길래 봤는데 뮤직비디오 같았다. 화학형제들 노래가 브금으로 계속해서 나오고 하얀 배경에 총싸움 하는 배우들. 뭐 DNA를 조작해서 어쩌구 하는데 스토리는 별 관심없고 영상 되게 정적이네.. 이런 감상.


后来的我们, 2018
넷플릭스에 썸네일이 칠월과 안생의 안생 배우라서 봤던영화. 그리고 막연히 중국영화니까 재밌겠지..^^하고 틀었는데 한국영화였다. 아니, 중국영화 맞긴 한데 넘나 한남감성의 영화였다.(심한욕) 위에도 썼지만 헤테로로맨스 기본은잘생긴 남주아님?? 아 진짜 얼굴 개짜증남 재섭게 못생김..
칠월과 안생 이후에 찍은 영화라서 그런지 몰라도 주동우 배우가 맡은 역할 너무 안생이랑 닮아있었다. 술 잘 마시고 호탕하고 욕 잘하는 머 그런.. 그리고 고향을 떠나서 온갖 일들 고생들 하면서 가난하게 사는거. 이정도면 거의 안생 캐릭터 베낀거 아님?ㅡㅡ,,
그리고 마지막으로 갈수록 영화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로맨스가 아니라 유사가족이 장르였던 것 같음,,, 포스터에 남주 말고 남주 아빠 넣어야 함ㅋㅋㅋㅋㅋㅋㅋ남주아빠와 여주의 유사부녀애가 주는 찐한 감동,, 고향,,,, 이것이 영화의 찐테마였음을,,
그나저나 영화 배경설정 자체가 시골마을 떠나서 베이징에서 자리잡는걸 목표로하는 청춘 그런건데 예전에 만난 중국 친구한테 중국 내에서 지역별 시민권??에 대한 이야기 안 들었으면 잘 이해가 안 갔을 것 같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 시민권이 결혼시장에서 되게 잘 팔린다는 그런 얘기들.

Captain Marvel, 2019
봤다! 극장에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트위터에서 또 캡마 얘기만 하길래 어쩔 수 없이(??) 보고왔다. (이제는)마블영화 별로 안 좋아하면서 은근 거의 보고있는...
너는 약하다는, 너는 우리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는 여성의 이야기. 그리고 그 여성이 우주를 구할 거라는 예고로 끝나는 결말. 크,,,,
이번엔 독일어 자막마저 없이 봐서 쫌 힘들었지만 사실 자막 있었어도 별 도움은 안 됐을 듯. 그리고 잘 모르고 가서 아이맥스로 봐버렸다ㅎㅎㅎ15유로ㅎㅎ.. 난생 처음보는 아이맥스인 줄 알았는데 방금 두 번째였단게 떠올랐다. 암튼 치즈ㅠㅠㅠㅠ구스ㅠㅠㅠㅠㅠㅠ넘 귀엽고 대단하고(ㅋㅋㅋㅋ) 완젼 씬스틸러.. 그리고 역시 주인공 서사는 주인공 주변인물들이랑 완성되는게 맞다. 캐롤이랑 캐롤친구(마리아)의 우정 넘 보기좋았고 마리아가 우주선 몰면서 크리족 탈출시키는거 말도안되게 멋있었고 무엇보다 마리아가 캐롤한테 너 자신이 누군인지 얘기해주는 장면 넘 감동적이었음ㅠㅠㅠㅠ그리고 캐롤이 시간과 정신의 방()에서 각성하고 난 그냥 인간일 뿐인게 맞다고 얘기하는 장면에서 실패하고 넘어져있는 어린 캐롤들이 다시 일어나는 장면이 너무 멋있었다. 실패할 수 있지만 그게 좌절은 아니라는거. 그리고 눈에서 빔 나오는거 완전 미친사람같고 넘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음 편인 엔드게임도 여캐 서사 좋으면 보러가야지,, 아 그리고 1대 캡틴 마블 대장,,,, 넘 멋있음 프리퀄 나왔으면 좋겠다

2019-03-10

날씨는 주로 궂지만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나는 괜찮다. 중식당에 가서 시킨 맥주 삼백미리로 볼이 빨개졌다. 간이 안 좋아진걸까?() 괜찮은데 싱숭생숭하다. 내 맹목적인 사랑과 관심을 받아줄 대상이 필요하다. 야옹이가 보고싶다.

2019-03-08

관상, 2013
아 이게 이렇게 오래된(!) 영화였구나. 2013년이라니,, 어쩐지 그때 사귀던 놈이 이거 봤다고 얘기했던 것 같기도하고.
삼사일 전에 너무 한국사극스러운게 보고싶어서 켰는데,,, 한 5분인가 10분만에 후회했지만 그냥 참고 보자 했는데 중반 넘기니까 도저히 넘 노잼이라 보다가 말았다.... 노잼인데다가 넘 여혐이 심해서 이 영화는 2019년에 도저히 못 볼 정도임... 으,,, 뒷내용 하나도 안 궁금하고 불쾌하기만 함.









重慶森林, 1994
花樣年華, 2000
왕가위 감독의 넘 유명하지만 안 본 영화들. 요즘 시간도 많아서 하루에 하나씩 봤다.
중경삼림은 포스터보다 저 이미지가 더 유명해서 당연히 저 여주인공이랑 금성무 둘이 나오느 ㄴ줄 알았는데 영화는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있고 둘이 한 1초정도 만난다...ㅋㅋㅋㅋㅋ이럴수가..그리고 양조위 보고 짜게 식음. 왜 갈수록 유세윤이랑 닮아보임?? 존나 눈 찌르고싶다..
처음 여자 킬러? 마약상이 나오는 배경이 영화 제목이기도 한 충칭맨션이라는데 왕가위 감독이 그런 홍콩 특유의 법의 사각지대??를 좋아하는 듯. 아비정전도 구룡성채에서 찍었다는데. 충칭맨션도 그런 비슷한 곳이라고. 첫 번째 이야기의 속편인 타락천사..가 있다는데 제목이 넘 구려서 볼 마음 0 됨.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 대체 뭐지 무단가택침입과 스토킹아닌지... 난 정마 ㄹ모르겠다....
화양연화도 봤는데 사람들 이 영화 왤케 좋아하는 것임?? 물론 홍콩 60년대를 재연해놓은 색감은 넘 맘에들지만 그게 전부. 중경삼림도 사실 비슷하지만. 내용적으로 넘 빈약하고 걍 주인공들 존나 가오잡고 끝인디.... ㅎ.. 넘 가오잡아서 사람같지도 않음 인형 같다.

Kevin Hart's Guide to Black History, 2019
넷플릭스 오리지널. 뭐 검색하다가 어쩌다가 보니 나오게 된 코미디극. 한국어 제목은 '딸에게 들려주는 흑인 역사'였나 이게 더 적절한 제목같기도 하고. 암튼 한 시간 짜리 코미디다큐?였는데 나쁘지 않았다. 쓸데없는 농담들은 별로 안 웃겼지만... 흑인의 역사가 그저 노예로서 억압받기만 한 게 아니라 동시에 끊임없는 저항의 역사였다는 걸 알리려는 주제의식이 분명해서 좋았다. 처음 한국노운사나 공산당사 접했을 때의 기분이 생각났다. 그저 억압받기만 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역시 어느 한쪽이 원하는 스토리텔링이고, 작건 크건 계속해서 거기에 부당함을 이야기하고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거. 그런게 오랜만에 생각나서 좋았다.
이불가게에 이불사러갔다가 완식녀 독일인 버전을 봤다. 그런 눈으로 그런 표정으로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있는지ㅠㅠㅠ첨에 내가 익스큐즈미해ㅛ을 때 완전 깜짝 놀란 것도 넘 사랑스럽고 그때 괜찮냐고 물어볼껄 왜 영어할줄아냐고 물어봤지 아 진짜 천년후회ㅅㅂㅅㅂ 진짜 넘 귀여웠는데ㅠㅠㅠ넘 귀엽고 반해서 앞에서 땀흘리고 돈도 이상하게 내고 말도 잘 못하고 넘 바보같았다 으아악!!!! 내가 진짜 좋아하는 헤녀트친 독일인 버전임 정말루 저사람도 분명 헤테로겟지.. ㅠㅠ저런 올곧고 맑고 사랑스러운 눈 너무 사랑한다ㅠㅠㅠㅠㅠ

2019-03-03

Isn't It Romantic, 2019
넷플릭스에 뜬 영화. 극장 개봉은 했는지 안 했는지..??
로맨틱 코미디인데 로맨스보다 코미디가 더 많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괜찮았던 것 같다. 뭔가 헐리우드 영화나 드라마도 그렇고 일본애니도 그렇고() 최근에 이세계(!!!)로 가는게 엄청 유행인 것 같은데 이 영화 주인공도 로코세계에 떨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떻게 해야 여길 빠져나갈 수 있는지 고민하는게 웃기고 귀여웠고ㅋㅋㅋ내용 자체는 졸라 뻔하고 교훈적인데 걍 심심할 때 볼만했다 마지막에 커플이 이뤄지는 건 좀 별로지만.. 별로랄까 이해할 수 없었음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The Favourite – Intrigen und Irrsinn, 2018
킬링디어 감독의 시대극 신작. 신화(킬링디어)와 우화(더 랍스터)를 거쳐 시대극을 손에 쥐었다는 표현을 봤는데 감독의 필모가 부럽다... 킬링디어도 미학적으로 먼가 엄청 신경쓴 작품이라고 들었는데 더 페이보릿 역시 그랬고 그래서 전작들도 보고싶어짐. 그리스 출신의 감독이라는데 재밌는거 많이 만드는 듯.
영화 자체는.... 일단 지금 독일이라 독일 극장에서 봤는데 원어(영어) 음성에 독일어 자막으로 봤다. 영어 듣기 좀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ㅋㅋㅋㅋㅋㅋ아니었고 영국악센트 생각보다 복병이었음을.. 그렇다고 독일어 자막을 읽어도 이해가 가진 않았고 그래도 스토리 이해에는 큰 문제 없어서 재밌게 보긴 했다. 보기 전에 트위터에서 애국보수레즈에게 가스라이팅 당하기 vs 온깁헤녀에게 유사연애 당하기라고만 보고 갔는데 말도 안되지만 정말 저게 영화 내용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건 적막한 가운데 긴장감 높여주는 클래식이랑 밝으면서도 어두운 궁전과 그걸 잡는 비틀어진 앵글이 그랬다. 오리 산책시키는 아저씨 넘 하찮아서 자꾸 생각나고ㅋㅋㅋㅋㅋ공들이지 않고 니콜라스 홀트도 배역을 되게 간편하게 연출시켰다는 느낌임. 글고 마지막에 토끼 엔딩은 아직도 잘.. 모르겠고.. ㅋㅋㅋㅋㅋㅋ레이첼 와이즈가 아니라 레이첼 바이즈라는걸 이제야 알았고 암튼 사라... 사라 넘 멋지고 생존력 개짱 강한 아비개일도 미워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다 가졌지만 다 잃은 것처럼 슬퍼하는 앤도 인상적이었다. 처음 아비개일을 괴롭히던 하녀도 계속 떠오르는데, 이 영화에서 귀족이 아니면서 서사를 조금이나마 가진 캐릭터는 그정도라서.

Roma, 2018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넷플릭스를 통해 배급한 영화. 1970년대 미국이 배경이고 스페인어와 멕시코어(?)를 기본으로하는 흑백 영화다. 다른 언어(영어 등)는 자막이 안 나오고 극장 상영도 원어 기본으로 하는데만 계약했다고 한다. 여기서 보러가봤자 독일어 자막만 나올 것 같아서 넷플릭스로 봤는데 잘한 것 같다... 그치만 이런 영상은 큰 극장스크린으로 봐야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도.
그래비티랑 칠드런오브맨을 찍은 감독인데, 칠드런오브맨 볼까하다가 결국엔 출산의 신성함--을 이야기한대서 스루했는데 로마는 역대급으로 좋다고해서 봤는데, 역시 꽤 괜찮게 좋았던 것 같다. 주인공은 백인중산층 가족의 가정부인데 처음부터 인종적으로 차이나는 것도 눈에 들어왔고, 역시 다른 멕시코 원주민계?인 가정부 친구랑 얘기할 때 멕시코어를 쓰는데서 언어적인 측면에서도 차이나는게 보였다. 그리고 당시 사회의 프로파간다들이 티비나 영화 속 스크린, 배경으로 들리는 선거유세 방송 등으로 나오다가 결국 스토리와 이어져서 시위장면과 결합해서 갈등이 폭발하고 또 이후의 스토리로 이어지는게 눈에 띄었다. 그러니까, 그런 거대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또 개인의 인생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긍정하면서도 추억하는, 실존 인물인 주인공을 오마쥬한, 그에게 바치고 또 그 시절에게 바치는 작품이었다.

2019-03-02

중간점검

독일에 와서 무언가 기록을 남기려고 했는데, 벌써 마지막으로 글 쓴 게 25일이고 지난 일주일 동안 정말 엄청났다. 엄청나게 메일을 많이 보냈다.. 부동산에...

일단 순서대로 기억을 되짚어보면 월요일, 그러니까 25일에 오후 4시쯤에 아는 언니를 만나서 심카드를 사고(이때 길치 모드 또 발동해서 이상한데 가있다가 겨우 만났다..) 베트남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었다. 심카드 사면서 처음으로 아 존나 독일이다! 매우 독일스럽다! 를 느꼈다. O2에서 선불유심을 샀는데 총 4군데를 갔는데 매장마다 취급하는 상품이 달랐고 마지막 매장에서는 자기네들 프로모션이라며 한 달 데이터 150G 짜리 유심을 샀다. 뭐지 이 통일된 것 하나 없고 가는데마다 다 다른ㅋㅋㅋㅋㅋㅋO2 매장 가기 전에 드럭스토어에서 심카드 파는 줄 알았는데 그냥 상품권이었고 크리스 콜퍼 닮은 부치 직원한테 윙크받았다??(근데 나중에 집주인 아저씨도 나한테 윙크하는거 보면 걍 다 하는 듯)

그리고 다음날 독일스러운 거 두번째거를 했다. 역시 아는 언니의 도움으로 시청에 가서 거주지등록을 했는데, 원래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하지만 당일날 기다려서 줄서서 번호표 받고 등록하는걸로 했다. 이것도 되는데 있고 안 되는데 있다는데 독일 왜 모든것이 케바인 것임?? 공공기관마저... 어쨌든 이 날 안멜둥하고 덕분에 계좌도 만들고 너무 많은 업무들을 처리했다 너무 좋다 흑흑흑 아는 사람 1도 없으면 독일 오기 정말 힘든 듯. 도움받아본 결과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것을 돌아돌아 고생해야하는게 너무 많다.

아 그리고보니 어학원 등록도 화요일에 했다. 원래 가려고 했던 데가 반이 다 차서 두 번째로 알아본 곳으로감. 1시간 동안 레벨테스트도 봤는데 쓰기에 비해 말하기가 딸린다며 B2를 수강할 것을 권했고 나는 오꼐이라고 했따. 내가 생각해도 B2 이상의 반을 듣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땜애.. 수동적인 언어활동(읽기나 듣기)에는 좀 낫지만 적극적인 언어활동(쓰기나말하기)는 정말 못하기때문에 다시 배우고 싶었는데 시험 결과 역시 그렇다고 말해주니. 다시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잘 해봐야겠다. 특이한 점은 3월 반이 3월 11일에 시작해서 한 주 동안의 시간이 더 주어졌다. 등록해주는 직원이 한 주 휴가내요^^라고 해줬지만 나는 한 주 동안 집 알아봐야겠다는 생각밖에 머리에 없었고,,, 그러고보니 리셉션 직원이 고스트버스터즈의 홀츠먼을 닮았다. 특히 헤어스타일과 시원시원한 어투가 닮았다. 홀츠먼보다는 덜 너드한 듯 그래서 더 조아..(???)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지옥의 방구하기가 시작되었다. 아직 지금 살고있는 에어비엔비 wg.... 첫날부터 몬가 좀 별로였음 방은 넓고 환하고 좋지만 첫날 낮부터 집주인 부부가 아이스크림 가지고 싸웠으며... 첫날밤에 역시 티비 겁나 크게 보고 말도 시끄럽게하고 아니 사실 가족이 대화하는 건 잘못이 아니지만 오래된 건물이라 그런가 방음이 정말 하나도 안 됨 그리고 딸이 하나 같이 사는데 흠흠거리고(!!!!!!제일싫음) 노래 부르고 전화하고... 또 하루이틀 지나니까 한밤중에(정말 밤 12시였다) 딸이랑 집주인 아주머니랑 싸우는데 딸 진짜 너무 이상하게 말함... 둘이 말하는게 아님 서로 뭔가 말하긴하는데 무슨 교회 부흥회같이 대화함 존나 무서웠음... 그렇게 잠에서 깨어서 1시간 동안 있다가 겨우 다시 잠들었는데(요즘 피곤해서 잠 자체는 매우 잘 잔다. 거의 눕자마자 잠듬) 다음날 집주인이 밤에 시끄러워서 미안하다고는 했다. 자기가 일하고 밤늦게 돌아왔는데 딸이 3시간 동안 컴퓨터 하고있어서 그랬다고.. 그렇지만 저는 이미 집을 나가길 결심했고.. 그리고 한동안 딸이 있는지 없는지 조용하다가 오늘 새벽에 또 집주인 부부가 다툼.. 막 소리지르는 건 아니었지만 누가 새벽 4시에 그렇게 싸워요 아아악

암튼 오늘이 토요일이니까 아마 화요일 저녁부터 계속 이메일 보내고 화수목금을 집 찾느라 바삐 보냈다. 부동산 사이트에 지금 확인해보니 메일을 126통 보냈다. 근데 여기 플랫폼 말고 개별 부동산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보낸 것까지 합치면 진짜 한 150통은 될 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나 좀 뭐 하나에 꽂히면 무섭도록 그것만 하는 듯.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밥먹고 이메일보내고 낮에 나갔다 오고(수욜에 바이센제미대랑 훔볼트대학 멘자 게시판 볼 겸 방문한 것 빼고는 담날부터는 계속 부동산 매물 방문이었음) 들어와서 다시 메일 온 거 확인하고 답장하고 방문 일정 잡고 새롭게 올라온거 메일보내고 자고 아침되면 또 반복의 생활이었다... 한 이삼일 하고나니까 몸과 마음이 축나는 것 같았는데 다행히 방문 이틀째인 금요일에 집을 구하게 되었다. 존나 비싸고 좋은 집..흑흑..... 사실 아직 계약서 받은 상태고 월요일에 계약서랑 월세 건네주고 키 받는다. 아직 100%는 아니라서 좀 쫄리지만 제발 아무 문제없이 집에 들어갈 수 있길ㅠㅠㅠㅠ 아저씨가 당일에 계약하는 줄 알았다는데 제가 지금 돈이 다 은행에 묶여있어서요....... 그리고 덕분에 계약서를 확인할 시간도 생겼다. 물론 그건 아저씨한테 말 안 했지만...
독일에서 방 구하기..... 돈이 많으면 해결........ 빨리 살고 나가야지 진짜 대학을 붙어서 베를린 탈출이든 월세방 탈출이든 해야한다 학생 기숙사 들어가고 싶다 정말루 ㅋㅋㅋㅋㅋ ㅠㅠㅠ 침실이 하나라서 하우스쉐어도 못함 흑흑 침실 내주고 거실에서 잘까 생각해봤는데 온갖 짐 때문에 무리다 그냥 좀 살다가 어서 나가는 것 밖에는,,,
집주인 아저씨는 크로아티아 사람이고 내가 부동산 사이트를 통해서 처음으로 메일 보낸 사람이라고 한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준비(된 돈)와 운이 따르면 뭐라도 되긴 되는 듯. 집주인 아주머니는 Jurist라고 하는데 원래 그 분이 영어로 계약서 나랑 쓰기로했는데 내가 어케어케 독일어가 되니까 걍 아저씨랑 계약서 쓰게 된 듯. 전에 살던 세입자 가족도 크로아티아 사람 같았음. 둘이 독일어가 아닌 크로아티아어라고 짐작되는 걸로 대화했음. 엌케 알았냐면 '크로아티아' 한 단어만 알아들었기땜에... 근데 아저씨가 나중에 자기 크로아티아 사람이고 바닷가에 집들 있고 거기서 손님들 받는다고 알려줬다. 작년에 한국인 손님들 있었대 나한테 거기 집 사진 보여줄 수도 있다고 ㅋㅋㅋㅋㅋ뭐가 됐든 독일에 있는 크로아티아인들은 다 엄청난 부유층일거라는 편견이 생겼다.. 기껏해야 이번이 두 번째로 만난 크로아티아인이지만. 원래 편견은 경험없음에서 생겨나는 것이기에.......ㅎ 첫번째 만난 크로아티아 언니도 집이 엄청엄청난 부자였는데. Ivana 오겡끼데스까~!~!~~~

사실 목요일에 생일이어서 극장에서 영화도 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할까싶었는데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하루 빨리 집을 구해서 이 가족을 탈출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원래 내 생일은... 이메일과 캘린더만 기억해주는 걸..^^.... 이번에는 그래도 독일에 있는 친구 2명이 기억해주고 연락을 줬다. 엄마아빠는 또 까먹었나보다. 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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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생활과 관련 없는 다른 말인데. 뭔가 지나번에 여행 같이 갔던 친구가 내 시야 왤케 좁냐고 경주마같다고 해서 ㅋㅋㅋㅋㅋㅋ사실 누가 말해주기 전까지 스스로는 잘 느끼지 못하는 지점이라 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나는 내가 너무 내 생각에 갇혀있고 그래서 더 많은 실제 경험이 필요하다고 깨닫고 있는데 그 지점이랑도 맞닿아있는 것 같고. 시야가 좁고 가끔 집중력이 엄청 좁고 누가 뭐라해도 별로 신경 안 쓰는 건 약간 자폐적인 성향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혼자서 책읽고 영화보고 이런 것도 엄청 좋아하고. 항상 나는 내가 F1 레이서였으면 잘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드니까 뭔가 편해진 것도 이상하다. 인간은 누구나 어떤 성향을 다 다른 수준으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나 역시도 자폐 성향과 그런 관계가 아닐까한다. 사회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라서 어디까지나 성향으로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게 어느 정도가 넘어가면 장애로 분류되고. 물론 청소년기와 20대 초반에는 지금보다 관계맺기에 많은 껄끄러움이 있었지만 나름 학습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 워낙 타고난게 있어서 지금도 타인과의 관계가 편하지만은 않지만. 아마 나는 아주 미세한 정도일 것이다. 그래도 뭔가 내가 스스로를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되는 언어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