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7

지난 주말부터 잘 자고 있다. 확실히 전보단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그리고 정말로 확실히, 웃는 사람이 매력 있다. 재밌게 말 잘하는 것까진 어렵다쳐도, 일단 웃고봐야 하는 것 같다. 어제 만났던 사람은 목소리도 좋고 얘기도 넘 재밌었는데, 묘하게 베를린에서 친하게 지냈던 언니가 떠올랐다. 그 얘기를 하니 또 자기 입시 때 썰을 한창 풀었다. 뺨과 앞니와 웃음이 매력적이었던 사람. 그래도 인간이 완벽할 수는 없는지, 아쉬운 부분도 있긴 했다.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있어야 덜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최근 다양한 사람들을 짧게 만나면서 연애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진지한 만남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형태의 관계의 전부가 아니구나, 하는 그런 것들. 그래서 적당히 포기하고 적당히 받아들이는걸 좀 연습하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처음부터 차곡차곡 쌓는 연애를 해야한단건 알고 있다. 연애, 사랑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건 존중이라고 정말로 깨닫는 중이다.

12살 많은 그 사람과의 관계는 뭐였을까, 썸이었을까 연애였을까 생각하다가 무슨 의미인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말 잘하고 또 재밌게 느껴지는 사람은 오랜만이었지. 근데 또 어제 훨씬 재밌는 사람을 만나보니 그냥 내가 너무 경험이 없어서 잘 판단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여러 사람을 만나봤으면 그렇게 매달리진 않았을텐데, 기존의 연애도 좀 더 존중하면서 끝낼 수 있었을텐데.

나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무서웠고 불편했다가 지금은 화가 난다. 선생님 말대로 정말 명예훼손의 영역일 수도 있는 것을. 그래서 우리가 뭘 해야하냐는 대표 말처럼 사적 영역에 대한걸 그렇게 건너건너 이야기가 흘러간게 화가 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그런 문제의식이 든다면 나한테 직접 말을 하면 좋았을걸. 뭐, 어차피 결국은 당신의 이야기고 당신의 문제라고 다른 사람은 이해해줬지만 화가 나는건 어쩔 수 없다. 명예훼손 당할까봐 아무 말도 못했던 두 달 전의 내가 떠올라서 살짝 억울하다. 

어쩌면 어제 만난 사람을 마지막으로 정말로 이제 누군가를 좋아하는건 그만해야지. 그만 초조해하고 싶다. 지금은 나를 좀 더 안아주고 싶다.

그냥 이 모든 상황과 상처를 감내할 만큼 그 사람을 좋아했구나 싶다. 사실 지금도 좋다. 힘들수록 그만한 가치가 있었지, 생각하게 된다. 비이성적인걸 알면서도 마음은 그렇다. 너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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