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왔나보다
오늘 계속 생각해봤는데, 그래도 천천히 생각해보니까 좀 어지럽던 마음이 갈피가 잡히는 것 같다.
A와 지금 애인을 막상 비교하게 되니 그래도 애인이 낫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전까지 애인에 대해 귀찮고 별로였는데 막상 잃을 상상을 해보니 아쉽고 아깝고 고작 걔 때문에 얘를 잃는다니, 그런 생각. 덕분에 오랜만에 애인과의 연락이 즐거웠다.
그리고 A가 한국 돌아와서 초반에 했던 말들, 나에게 한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것, 일 커질까봐 무섭다는 말 포함, 그냥 다 이제 이해가 간다. 돈 빌려달란건 여전히 쓰레기지만. ㅋㅋ
그래, 그리 책임질 마음이 없는데 무서움이 더 큰 게 당연하다. 그때의 나는 그저 A가 너무 좋았고 생각을 멈췄고. 어제까지 멈춰있던 생각은 상상이 현실이 되니 두려움이 되었다.
뭐랄까, A가 이해되니까 이제 그 감정이 무엇인지 나도 똑같이 느끼니까 오히려 덜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그냥 이런 정도의 무게였구나 역시. 나도 그렇게 느끼게 되는 날이 온 거구나.
어제는 100일 기다려본다 어쩌고 썼는데 그럴 필요도 없다. 그냥 그렇게 서로의 마음은 흩어져가고 여기서 끝인 거겠지. 니가 나한테 줄 수 있는게 너무 적어서, 애인에 비하면. 아 정말 끝이구나.
근데 조금 슬프다.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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