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0

벽돌

 속죄와 참회



새로운 친구와 새로운 연애를 (99%) 시작하고 나니 그 전에 보이지 않던게 보인다, 이제서야. 

이 친구와 나는 벽돌을 하나하나 쌓고 있다. 내가 하나 쌓으면 걔가 하나, 그리고 다시 내가 하나. 같은 나이라서 그런가, 거기에 더해 내 상황이 복잡해서 그런건지, 나도 굉장히 조심스럽고 그 친구 역시 마찬가지다. 속도는 느릴지 몰라도 같은 수준으로 책임지고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전남친과의 관계는 달랐다. 나는 그에게 혼자서 벽돌을 쌓으라고 시키고 옆에 서서 팔짱 끼고 서있기만 했던 것이다. 이걸 이제야 깨달았다. 내가 잘하든 못하든 결과를 그에게 떠넘기고 있었다. 종국엔 내가 그를 두고 다른 사람을 만난 것조차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버렸다. 둘의 관계에서 내가 너무나 무례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고 미안함과 죄책감이, 늦은 책임이 떠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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