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8

유례없이 바쁘게 사는 날들이 이어진다. 갈수록 피곤하고 온 몸이 뻐근하다. 그치만 하고 싶은, 혹은 해야하는 일들을 포기할 순 없다. 바쁜게 좋은 거겠지, 아마, 확실히.

정말 쉬지 않고 맨날 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애인도 열심히 지내야겠다고, 자기가 짐이 될까봐 신경쓰인다고도 했다. 나도 나 같은 사람이 곁에 있으면 아무래도 맘편히 놀긴 힘들겠지.

오랜만에, 몇 달 혹은 몇 년 만에 독일 유학을 준비하던 시절의 인연들을 만났다. 집 근처에서 즐겁게 3시간을 떠들었지만, 그 덕분인지 살짝 불안이 올라와서 비상약을 먹었다. 아직 그 시절 자체가 나에겐 없는 시간이고 싶은 것 같다. 독일에 다시 발을 디디는 날은 아마 없을지도 모르겠다.

맡고 있던 업무가 조금 바꼈고, 팀장 자리에서 내려오고, 전애인과 같은 사무실을 쓰게 되고 A와 마주치는 이벤트가 생길 확률이 높아졌다. 돌아오는 주말엔 엄마랑 할머니랑 대만에 간다. 이 모든게 기대반걱정반의 스트레스다.

제대로 쉬는 법을 모르겠다. 브레이크 밟으면서 잘 쉬어야한다는 상담교수님의 얘기가 떠오른다. 오랜만에 명상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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