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마음이 깨지고 다시 단단해지고 반복하기를, 그리고 그 속에서 결국 내 마음이 더 단단해지는 과정인 것 같다. 지난 화요일 저녁에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겨우 나의 불편한 속마음을 다 털어냈고 답을 찾았다. 2년 전에 선배로부터 '사적영역의 부분을 운동으로 해결'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지금의 내가 그렇게 되었다.
내가 나를 표현할 때, 너무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기 위해 그냥 '불안정하다'라는 표현을 자주 썼었다. 그렇지만 이 단어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타인에게도, 그리고 나 스스로도 그게 뭔지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맘먹고 왜 그럴까를 이야기하게 되었고, 연애 관계를 추구하는 건 결국 그런 걸 통해서 나의 '괜찮음'을 증명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걸 명확하게 알게되었다. 그리고 이런 욕망을 해결하는 건 나에게는 내가 전체고 전체가 나인 코뮨주의 운동으로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걸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그 해결을 하고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그게 운동으로 가능하다는 것.
나의 인격이 내가 평생을 결의한 운동을 나타내는데, 거기서 더 이상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 따위가 중요하게 들어설 자리는 없다. 며칠 전 선배와의 대화에서 공적영역에서의 해결, 그러니까 나와 동지들 간의 약속에 대해 납득을 했다면 이제는 사적영역에서의 해결, 나 스스로의 문제를 납득한 것이다. 내가 나에 대해 부끄러울 필요가 없어졌다.
이런 생각에 다다르니까 그 순간부터 모든 감각이 전부 바뀌는 것 같았다. 그리고 며칠 동안 정말로 그러했다. 예전같았으면 엄청 영향 받았을 타인의 말들에 더 이상 흔들림이 없었다. 요즘 좋아한다고 고민했던 사람으로부터의 매력도 이젠 잘 모를 지경이 되었다. 분명 아까 전까지 그랬는데, 지금 왜 이제 또 다른 사람이 생각나는지ㅋㅋㅋ얘의 말에 흔들리는 건 아닌데 그냥 사람 자체가 좋고 자꾸 생각나고. 뭐 한 번에 모든 게 100에서 0이 될 순 없겠지. 그러니까 단단해지고 깨지고 다시 단단해지는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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