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5

집에 있는 아빠가 사 둔 디비디를 팔려고 가게에 가져갔다가 거기서 직원이 편지 두 개를 꺼내줬다. 디비디도 비매품이라 팔 수 없어 다시 집에 가져왔다. 꺼내서 읽어보니 2003년도에 아빠와 회사 연수원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서로에게 쓴 거다. 정확히는 나는 엄마아빠한테 쓴 거지만. 아빠가 나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이라고 적혀있다. 나는 울 수도 없다. 만약 내가 운다면 그건 분명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라 자기연민일 것이다. 정말이지 울 수가 없다. 이제와서 그 시절이 좋았다고 거짓말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왜냐면 그 말을 들을사람조차 나밖에 없으니까. 내가 나를 속이는게 자기연민 말고 또 무슨 이유가 있을까.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