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에 공황이 심하게 왔고 2시간 동안 지속됐다. 밤이어서 더 미치는줄 알았고 그나마애인과 선배들이 있어서 어느 정도 진정이 됐고 간신히 잠들었다. 응급실은 안 갔는데 다음날 병원에 가서 얘기하니 담부터 이런 상황에선 응급실에 가는게 좋다고 한다. 상담도 다시 다니기로 했다. 지금은 약도 늘리고 아무튼 몸은어떻게든 괜찮은 상태인데 정신은 간신히 버티고 있다는 느낌이다. 공황이 왔을 때 살아있는게 너무 이상했다. 너무 슬프고 무서웠고 공포스러웠다. 눈물이 계속 났다.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때도 계속 눈물이 났다. 꿈에 아빠가 나와서 같이 백화점을 걸었는데 무척이나 그리운 느낌이었다.
시험공부를 다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미래가 걱정되는 한편, 결혼하고 애 키우고 다 하고싶다. 앞으로 공황장애와 함께 살아간다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할지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겠다. 이렇게 스트레스가 심해질 때마다 공황이 심해진다면 강도 높은 직군의 일은 하지 못할 것 같다.
지금 당장 너무 쉬고싶은데 이게 시험 공부를 쉴 만큼의 쉬고싶음인지 아니면 그저 지금 잠깐 순간의 휴식이 필요한건지 모르겠다. 엄마 말처럼 어디가서 한 달 동안 쉬고싶기도 하고.
김예슬씨의 글이 생각난다. 나는 내가 우수한 경주마인줄 알았는데 이제 더 이상 그런 사람이 아니게 된 것 같다.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체력도 정병도 자꾸 아니라고 신호를 보낸다. 한동안은 어떻게든 엘리트반열에 끼어볼까 했는데 나는 그런 사람은 아닌가보다. 사실 어울리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살아왔기에 앞으로도 그렇게 살 수 있을줄 알았고 그래야한다고 생각했다. 그치만 이제는 정병과, 공황과 함께 사는 법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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