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주부터 학교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고있다. 담당쌤을 만난 건 이제 1주차였지만.. 암튼 앞으로 그동안 덮어두던 감정들이나 불안, 걱정들에 대해 얘기해보자고 하신다. 내 감정들이란 그런 것이다. 너무나 많이 지나치고 회피했기에 조금만 건들여도 쏟아지는 것. 그래서 더더욱 그 경계를 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같다. 이대로 괜찮은지, 이게 좋은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하나의 괜찮은 방법이 아니었을까.
-최근 지인이 안 좋은 인간관계에 휘둘렸는데 그 전부터 생각해왔지만 솔직히 이해 못 하겠다..() 인터넷 친목관계들. 물론 나도 사이버친구()들이 있고 꽤 오래 실제로 만나는 사람들이 있지만, 생각해보면 다 1:1 관계들이다. 현실에서도 3명 이상이면 관계가 복잡해지고 감정과 사고들이 얽히는 일이 다분한데 하물며 온라인은 현실보다 더 드라마틱하니까. 그리고 그런 드라마틱한 감정들(?)도 멀리하고싶은 것들 중 하나다. 나도 한 10년 전 그 일() 전까지는 인간관계, 특히 친구관계에 집착했던 인간이고 ‘진짜 친구’란 따로 존재하는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무리하고 서로의 모든 걸 알면, 나의 모든 걸 알려주면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여러 번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바뀌고 재인식하게 되면서 내가 생각하는 어떤 절대적인 건 없다고 깨닫게 되었다. 그런 건 그냥 머릿 속에서만, 관념 속에서만 존재하는 꿈이다. 현실의 관계는 아무래도 수행으로, 말들로 나타나고 이어지거나 끊어진다. 암튼 동경하던 사람이 인간이 되고 실망과 동시에 인간임에 안도하게 되는 경험은 내 새로운 인식-‘진짜 OO’는 없다-에 더 힘을 싣어준 것 같다. 관계는 다양하고 맺기 나름이며 ‘진짜 OO’ 같은 관념이 아니라 수행 속에 ‘잠깐’으로만 존재한다. 그래서 더 피곤할 수 있지만 인간이란 원래 피곤한 존재며.. 이쪽이 더 새로움에 기반한 역설적인 안정성을 제공한다. 옛날 어떤 사람의 말처럼 항상 똑같아 보이는 강물은 언제나의 변화를 통해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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