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03

최근 뭔가 더 현재에 집중하게 된 것 같다. 미래에 대한 불안에 요 몇 년간 집착해왔는데, 그냥 이제는 뭐 어떻게든 되겠지 싶다는 생각이다. 이미 지금이 엉망이고 더 이상 망칠 것도 없다는 지난 겨울의 생각과는 다른 차원이다. 그냥 매일 조금씩이라도 노력하는 지금이 마음에 든다. 그게 바램만큼 원대하진 않더라도, 이렇게 조금씩 매일을 살다보면 미래에 뭔가는 되어있겠지하는 생각들. 나에 대한 조그마한 신뢰들이 쌓이는 나날들이다. 고딩 때로 돌아간 것 같은데 나쁘지 않다. 왜냐면 그 때의 나는 미래에 대한 상은 없었어도 그걸로 불안해하지는 않았으니까. 지금이라고 그런 계획과 상을 갑자기 가질 수도 없고 그래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필요도 없는 것 같다.. 고 뭔가 깨달아버림. 조급할 필요가 없다는 걸 여기 와서 그나마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며 깨닫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봤자 인생은 잠깐의 꿈일 뿐이다. 비록 그게 내가 가진 전부일지라도.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찾고 싶어하는 욕심도 어느정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그게 욕심이란걸 깨달아서 그런 것 같다. 욕심은 여유있는 사람들의 사치고, 사치에는 불안을 느낄 필요가 없으니까. 나는 그냥 그런 걸 고민해볼 수 있는 위치에 (운 좋게) 있을 뿐이다. 진정한 자아를 찾는 것만큼이나 사치다. 사치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건 그냥 누리는 거다. 누리는 거에 불안을 느끼는 건 바보같은 일이니까. 그냥 좀 더 내 위치를 내 시야에 갇히지 않고 보게된 것 같다. 좀 더 뻔뻔해진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바보보다는 이쪽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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