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제 아침에 울면서 사과했던 게 진심은 아니었다 그치만 너한테 미움 받기 싫은 건 진짜였어 그래서 그렇게까지 했던 건데
그 장면을 다시 생각해보니 문득 고등학생땐가, 엄마아빠가 싸울 때 아빠한테 울면서 소리쳤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진심으로 울었다기 보다는, 그 상황이 싫어서, 모면하기 위해서, 혹은 나에게 정당성과 우위를 부여하기 위해서 울었었지. 그 뒤로 그런 큰 부부싸움은 없었고. 하지만 아빠 때문에 화나서 손목을 긋고 싶었던 적은 있었어.
10년 남짓 전의 일인데 그때랑 닮아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 울고 사과하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너는 오히려 나한테 화를 내고 나무랐지. 네 가스라이팅이 안 먹힌 이유는 네가 나를 몰라서 그랬던걸거야. 너는 정말, 나에 대해 관심이 없으니까.
기나긴 자해 행위의 끝이네. 헛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난다. 선배가 알려주기 전까지 몰랐는데, 이제야 깨달아버렸네. 아빠가 고양이 치료따위에 쓸 돈 없다고 했을 때, 손목을 긋고 싶었던 것처럼. 나도 뭔가.. 내 인생이 괴롭다고 소리치고 있었나봐. 결국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빠져나왔고.
사랑이었을까? 근데 내가 너를 전부 사랑하진 못했는데. 그럼에도 너한테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의 자해였을까. 어이가 없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