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30

요즘 상태

상담이 꽤 진전되고 있다. 평소에 급급해하다가 이렇게 잠시 공간을 갖고 깊은 안쪽을 되돌아 보는 게 가능한 시간들이 있는 것 같다.

거기에 그 상담 자체를 다시 돌아보게 해주는 정신과 진료도 다른 방면에서 나에게 동력을 주는 것 같다. 정신과쌤은 개인으로서 이런 시간이 쉽지는 않겠지만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했다. 심리 상담을 통해 마음에 닻을 내려 휩쓸리지 않게 되니 생소하도록 헛헛해졌다. 빈 공간에 무얼 채워야하는지 모르게되었다. 비어버렸다. 하루하루 어떤 의미를 채워야하는지, 무얼 만들어내야하는지 백짓장이 되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 습관적으로 일을 채우고 있는 것 같다. 정신과쌤이 일중독이랬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뭘 하냐고 물으셨다. 가끔 영화를 본다고 답했다. 가끔 산책도. 

2024-11-18

무언가 만들어내고 싶지 않은 인간도 있을까, 난 왜 항상 뭘 만들고 싶어할까 생각하다가 사실 많은 이들에겐 그게 자식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많은 날들이 잊기 힘들다, 2년 남짓한 시간의 노력이 그래도 제자리 걸음은 아니었기 만을 바란다

2024-11-09

새벽에 자다가 갑자기 깨서 죽는 게 너무 무서워졌다

피곤해서 그런 걸거라고 생각하고 다시 잠으로 도망쳤다

2024-11-02

지독히도 외로운데 외롭다는 말을 쓰고 나면 좀 덜해질까

화창한 가을날은 사람을 미치게한다

너의 정병을 나에게 전가시키지 말았으면

지금이 가장 힘든 순간일테니, 지나고나면 분명히 나아질거다

2024-11-01

친구가 이 삶을 견뎌야 하는 게, 그 사실 자체가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렇게 견디다 보면 슬픈 날들 속에서 가끔 즐겁기도 한 거 아닐까. 매일이 아름다울 순 없지만 그 가끔의 순간을 위해 나머지 날들을 버티는 것 같다. 

나는 사람을 정말 못 믿는구나, 또 한 번 깨달았다.

힘들 땐 흐르는 강물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