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30

아마 작년부터 에이스펙트럼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본 이후로 에이스라고 정체화하긴 했는데. 요 며칠 긴가민가하던게 아 내가 에이로인가 생각을 하니까 뭔가 괜히 즐겁고 명쾌해졌다.
사실 사람들이 보통 에이스펙트럼에 대한 오해와 무지로 평생 살아가고 나도 그랬어서 스스로 에이라는 가능성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또 알아보고 곰곰히 지난날들이나 지금을 따져보니까 오히려 에이에 가까운 범주에 속하는 것 같다.
일단 어떤 사람에게의 끌림과 분리되는 감정이나 욕망 자체가 가능하단 걸 알았을 때 너무 여태까지 속아왔다는 깨달음이 왔었고.....ㅋㅋㅋㅋ그럼 그게 섹슈얼한 영역에서 구분되면 로맨틱한 부분도 당연히 가능한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최근 들어서 아 그럼 에이로의 어딘가쯤에 속하게되는 것 같다는 생각. 로맨틱이 설렘이나 두근거리는 감정이라면 그게 연애 후에는 싹 사라지는 건 뭘까싶음. 사실 그 설렘도 소유욕과 어떻게 구분이 되는지ㅣ잘 모르겠고. 더 많은 에이로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게 요즘 답답한 점. 어디에서 이런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는지. 아 너무 막 퀴어로 정체화한 꼬꼬마같은 기분이네 새삼ㅋㅋㅋㅋㅋㅋ그리고 바이지향과 에이로-에이스지향이 공존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나를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한데, 보통 이런가? 뭔가 명확하게 언어로 설명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유로맨틱-유성애가 공고한 공기 속에서 스스로를 알아보는 것 조차 지난한 길인 것 같다. 그래도 이것도 나와 친해지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아서 기쁘기도 하고.
20대 초반까지는 나도 교육받은대로 연애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고 연애에 대한 갈망도 컸고 그게 나에게서 발생한 욕망이라고 생각했다. 그치만 점점 나이들수록 뭔가 아니라는 걸 요즘 깨닫고 있고.. 물론 오타쿠라서 유로맨틱-유성애를 소비하는 걸 즐겁지만 그 주체가 나일 필요도 없고 그 범주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소비가 가능하단 걸 깨닫는 중. 그러고보니 예전에 읽은 화분시점의 부녀자 글 생각해보면 무로맨틱에 대한 글 아니었는지.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