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3

피부과 침대에 누워서 팩을 붙이며 헤아려봤다. 출국한다고, 작년에 만난 사람들이 한 30명쯤 되는 것 같았다. 간헐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그정도고 더 자주 연락하고 자주 보는 사람들은 열다섯 스물 정도 되는 것 같지만, 암튼 그 사람들이 내 옆에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인연은 항상 내게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상담사쌤은 뭐든 지금 처음이니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고생했다고 도닥여주라고 했고, 아는 선생님은 성공할거지만 그래도 안 되면 운이 나빴다 생각하라 했고 벌써 7년 전에 받은 메일에서 어떤 교수님은 예측적 미래를 바라지 말라고 했다. 그런 말들은 내게 위로가 된다.
항상 너무나도 벗어나고 싶어서 발버둥 치던 집인데 막상 떠나려니 자꾸 마음이 쓰인다. 영영 못 보는 것도 아니지만 이 오랜 생활에 변화가 오는 게 무서운 것 같다. 엄마가 잠시 떠났을 때는 오히려 홀가분하고 좋았는데 내가 나가려니 왜 이렇게 슬픈지 ㅜㅜ 조금이라도 뭐가됐든간에 어른이 되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 올해든 내년이든 언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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