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상담에서는 오랜만에 상담쌤과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니 그간의 일들을, 그리고 3년 전 상담 때 했었던 얘기들을 되짚어본다. 그래서 문득 3년 전의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나 궁금해져서 그때 블로그에 써 둔 글들을 몇 개 봤다. 그때의 나는 굉장히 과거에 얽매여있고 부모 때문에 답답해하고 그닥 하고싶지 않은, 자신 없는 일을 하면서 도망치고 싶어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나는 꽤 오래동안 과거에 붙잡혀있었다. 아마 자꾸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도피하고싶어서 스스로 집착했던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항상 엄마가 강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스스로에대해 만만치 않게 강박적인 인간이라는걸 최근 깨닫고 있다.
여전히 나이는 먹고 있고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지난시절만큼 과거에 연연해하지는 않는 것 같다. 과거를 그리 생각하지도 않는다. 내 삶은 독일에서 돌아오기 전과 후로, 아빠가 죽기 전과 후로 나뉜다. 일단 지금은 그렇다. 지금도 약을 먹고 있고 공황이 찾아올까봐 두렵지만 그래도 과거보다는 미래를 생각하는 것 같다. 아마 나에게 어느 정도 자유가 생겨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 썼던 글들 중에 눈에 띄는 것은, 그동안 연애를 감정 폭발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지금의 연애와는 딴판이다. 지금의 연애는 내 못난 모습을 스스로 드러내며 이래도 괜찮아?라고 물으며 사랑받는 기분을 최대한 즐겨보려는 중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랑하는 이에게 인정받음으로 스스로를 더 받아들이는 과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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