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오늘 학교에 갔더니 심리상담센터에서 행사를 하고있었다. 심리상담테스트도 있길래 어느 정도는 가벼운 마음으로, 어느 정도는 각오를 하고 해봤는데 중등도 우울증으로 나와서 센터에 예약해주셨다. 오픈된 공간이고 또 꽤 높게 나왔고하니 본격적인 상담을 권하신 듯. 기본 3개월 기다려야하지만 나름대로 빨리 연락해주신다고 하셨다. 작년 초에 정신과 1년 정도 다니고 그만뒀었는데, 이 사실을 상담사분께 얘기하니 약물보다는 상담이 필요한 것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게 상황적인 요소가 큰 거라면 상담이 아주 효과적이진 않겠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도 하심.
머랄까 요즘 예전만큼 식욕이 있지도 않고 피곤해서 잠도 엄청 일찍 자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일줄은 몰랐네. 그냥 사람은 어느정도 우울함과 무기력과 불안을 가지고 사는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이 정도 수준은 아닌가보다. 너무 그 동안 감정이라던가 내 상태를 모른채하고 살았나싶다. 영화관에 앉기만 하면 우는 이유도 이것때문인가 싶고, 작년 이후로 연애를 비롯한 모든 욕구가 줄어든 이유도 이것때문인가 싶다. 5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도 상담사 앞에서 울 뻔했다. 상담사 앞에만 서면 울 것 같다. 내 자신의 얘기를 들어준다고하면 어째선지 울음이 나오는 것 같다.
그냥 앞으로의 모든 일들을 생각하면 두려운 것 같다. 성인이 되면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것이 필요하고 당연한데도 내년이 되어 엄마와 떨어져 사는 것도 두렵고, 내가 없으면 우리집 고양이는 어떻게 되는 건가 싶고, 잘 늘지 않는 내 외국어 실력에 답답하고 포트폴리오도 답이 안 보인다. 무엇보다 실패하지 않고 자꾸 답을 찾으려는 내 습관이 너무 싫은데 어떻게 고쳐지질 않는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건 어떻게 배우는 걸까. 운동을 다시 하면 좀 나아질까. 생각해보면 나와 가깝고 친한 사람들은 죄다 우울증이다. 머가 문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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