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5

5년도 더 지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 링크들을 보며 그래 우린 친구도 아니었지하는 생각이 든다. 잠깐의 환상처럼 없으면 못 살 것처럼 굴다가 눈이 마주쳐도 인사하지 않는 사이가 된 건 아마 인생을 두고두고 안타까워할까. 그냥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 교복을 입었었고 항상 우리들은 풋풋했었다고 주입되는 시절. 내 앞의 누군가가 너무나 소중했고 너무나 갖고싶었고 또 그게 상대에 대한 환상이 무너져서 끝난게 아니라 오로지 내 잘못으로 끝난 관계였다. 아마 그래서 그럴 거다. 항상 그리워하는 감각이 되겠지. 소중한 사람이 생겼으면 하면서도 나를 내보이기가 껄끄럽다. 그래서 일방향의 덕질을 수 년째 계속 해오는지도 모른다. 관계맺기를 회피하는게 미성숙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험한 세상 나를 외부로부터 가둬두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꽤 만족스럽기도 하니까. 어차피 이 욕구는 채워지지 않는다. 화면 너머 바깥에 무언가 진짜가 있다는 말들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무언가 진짜로 나쁜 것들이 더 가득하다. 어차피 내 안에서의 환상을 깨고싶지 않은거라면 가상일지라도 선택지가 더 많은 쪽이 풍요롭다. 글쎄 진짜 관계맺기같은건 없다니까, 그렇게 되내이는 건 사실 한편으로 욕구하길 포기하지 못해서다. 누군가와 엉망진창인 관계를 받아들일 마음이 없다. 동시에 그러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믿지 말아야 한다면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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