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7

긍지와 자부심으로 살아가고 있었구나 깨달았다. 그래 명예 이딴 건 필요없다. 사실 모든 사람에게 긍지가 중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즐거운 꿈을 꿨다. 오늘 있을 일들이 미리 꿈에 나왔다. 꿈레서 재밌었는데 또 재밌을 필요가 있을까, 뭔가 만족해버렸다.

2026-02-22

설에 할머니집에 가서는, 저녁에 비몽사몽하다가 깨서는 무서워서 엄마 침대로 가려고 했다. 벌떡 일어서서 문고리를 잡고나서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달았다.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은 언제쯤 사라질까. 5살의 밤보다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

개 같은 날의 오후(1995) : 한 아파트에서 가정폭력을 당하는 여성을 구하기 위해서 같은 아파트 여성들이 옥상에서 농성하는 영화. 개 같은 날이라는 말에 걸맞게 정말 다 더워보이고, 90년대 서울 아파트가 거의 기록적으로 담겨있고, 역시 시대정신을 담는 영화만이 살아남는다.



남쪽(El Sur, 1983) : 이 정도는 되어야 칸 심사위원하는군아.. 보면서 계속 남자 감독이 만들었다는 것을 믿기 어려웠다. 이 감독은 대체 이 딸이 느끼는 불안함의 동요를 어떻게 아는 걸까..;; 주인공 아버지에 대한 어떤 시대적, 인간적 연민과 동시에 그렇다고 그렇게 또 사랑하지는 않는것이. ㅋㅋㅋㅋㅋ 딸의 첫 영성체 날 춤 시퀀스도 좋았지만, 후반부의 호텔 로비 대화씬이 미친 것  같았다. 왜 항상 아빠들은 근사한 곳에 딸을 데리고 가고 싶어하는 걸까. 그리고 항상 그때마다 딸들은 왜 어른병(...)에 걸려있는 걸까. 아버지들이 약해지는 순간이 곧 딸들이 유년기에서 한발짝 벗어나는 그 시간이기 때문일까. 나의 개인적인 경험도 겹쳐보였고, 홍콩 영화 fly me to the moon의 식사 장면도 떠올랐다. 화면은 정말 교과서 같았는데, 내용은 문학이었다. 고전이어서 언제 읽어도 시대성이 있는 그런 고전.

안녕하세요(お早よう, 1959) :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무려 1959년 영화. 벌써 개봉한지 70년이 다 되어간다 미친 것 ㅏㄱㅌ다... 아이들, 부모 세대, 그들의 형제자매들 크게 3축이 끌어가는 코미디 영화. 뭔 장르가 코미디영화여?하고 보러갔는데 정말 그 시대 코미디를 하고 있었다. 이마를 누르면 방구를 뀌는, 그런.... 그 와중에 '말'에 대해서 꽤 진지하게 고찰한다. 어른들은 쓸데없는 말이나 하지 않냐며 입을 닫아버리는 아이. 나름 그 말들에 집중해서 들으면서 봤는데도 일본어 화자가 느끼는 신랄함은 또 다른 영역일 것 같다. 


씨너스(2025) : 라이언 쿠글러 진짜 흑인 대체역사 잘 쓴다는 생각 + 마지막에 밤티 마블식 연출 뭐임 + 뇌 공유해도 중국어 성조까지는 실패함(알아드는게 사랑임) + 블루스... 블루스..... 블루스..............

새미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공연도 물론 너무 좋고, 아일랜드 감자놈들의 호빗축제도 좋고, 다 좋았지만 최고의 장면을 꼽자면 역시 델타 슬림이 드라이브 중에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울음을 참으면서, 허밍하면서 블루스로 이어지는 장면이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가능충 케이크에서 가능으로 뜰 정도로 개도른캐스팅인 와중에 보 차우 아저씨 개잘생김... 



박하사탕(2000) : 극장에서 해주길래 드디어 봤다. 아 정말 탐나는 화면이고 몰입하기 어려웠던 주인공이다. 뒤로 갈수록, 그러니까 과거로 갈수록 흐린눈으로 보고 있고 87년 고문씬에서는 진짜 안 하나도 아프게 때리네~ 이러고 있음.. 물론 아프게 때리면 마음아팠겟지만.. 암튼 너무 공부하는 느낌으로 본 것도 있겠지만, 남자감독의 남자 사랑... 연민.. ... 조금 많이 괴롭고. <지구를 지켜라>에서도 그렇고 <빅슬립>에서도 그렇고 불의에 저항하는 아저씨들은 왤케 분조장으로 그려지는 걸까. ㅋㅋㅋㅋ

아무튼, 저 수트는 정말 잘 골랐다.

2026-02-15

 


병원쌤이 나한테 충동성이 있는 것 같다고 한다. 또 다시 듣는 이야기다. 회사 회식에서 폭탄주를 들이붓고 다음낭 숙취에 절은 채로 진료 의자에 앉았다. 그 충동성이란 놈은 가끔씩 나를 다른 감각의 세상으로 데려간다. 털 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다르다. 문득, 가끔씩 찾아온다. 그런 기회들을 엿볼 때. 그저 술을 마시는 것만이면 다행이다. 나를 둘러싸는 모든 윤리적 감각마저 사라져버린다. 그래도 나는 나를 알기에, 자주 빠져들지 않으려 애쓴다. 그런데 한 번 푹 절여지면 털어내기가 쉽지 않다. 무슨 중독마냥. 나의 직업을 생각해보다가, 나름 이 충동성을 잘 사용하는 쪽으로 온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 조금 더 갈고닦아도 좋을 것 같다. 직업이 아닌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는 모르겠다. 그것마저 잘 활용해야하나, 그냥 흘러가는대로... 아니다 이것은 충동성의 속삭임이다

2026-02-14

 





텁텁한 먼지와 함께 겨울이 끝나간다. 작년을 돌이켜본다해도 올해는, 앞으로는 어떤식으로 살아야할지 막막함은 여전하다. 예술가가 되어도 또 다른 무엇인가 되어도 행복하지 않은 건 마찬가지일테다. 그렇다고 내가 만든 무언가를 세상에 막 내놓고 싶지도 않다. 아마 않을 것이다. 설득할 자신이 없다. 그럴 만큼 내 작품을 믿고 있지도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무언가를 만들어서 선보이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어떻게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스스로 그저 불꽃이 채 일렁인 적 없는 재 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그 큰 노력을 들여 자기 마음에 들지 않을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걸까. 그들에겐 그렇게 큰 노력이 아닌걸까? 나에게는 삶의 형태를 바꿔야만 가능한 수준의 노력으로 느껴진다. 이미 계곡이 흘러갈 자리가 만들어져버린 탓일까. 

2026-02-13

오랜만에 이유 없이 기분이 좋다 겨울이 드디어 끝나려는 건지 

2026-02-01

어제는 꿈을 많이 꿨는데, 첫번째 꿈은 집이 불탔고 막바지쯤의 꿈은 희생해야 다시 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