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나눠 피고 서로 다른 갈래로 헤어지기 직전, 잘 지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에게 걔는 몸을 자기 갈 방향으로 비스듬히 돌린 채로, 주머니에 손을 넣고, 약간 어이없다는 혹은 귀찮다는 듯이 ‘아주 나중에 보자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쪽팔려서 어떻게 만나냐고. 그 모습이 참 마지막까지 일관되게 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멋있는 모습이 아니라, 그냥 똥가오(..)밖에 남지 않은 모습. 그 뒤 걔의 말을 이해하고 충격 속에 슬퍼하는 와중에도, 걔의 마지막 모습은 떠올릴 만큼 아름답지 않았다.
사람이 그렇게 없어보일 수가 있나.
그냥.. 걔가 나를 그렇게 찌질하게 대하면 나도 그냥 내가 가진 좋은 것들을 좀.. 누리고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다. 자존감 회복이 이상한 데서 되는 것 같지만.. 그치만 니 인생은 빚밖에 안 남은 개인회생 5년 굴레 초입이지만 나는 돈이 좀 많은걸.. 어쩌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