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30

-라디오를 듣는 게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나와 비슷한 사연들이 꽤 많다는 거다. 그래서 굳이 나까지 보낼 필요가 없다고 느끼기도 하고(그래도 종종 보내지만), 내 사연같은 편지들에 해주는 답변이 나의 이야기에 대한 답변같기도 하다. 우리는 꿈꾸는 사람들이라는 코너에 역시 나이 좀 있는 사람들은 꿈이 뭔지 잘 모르겠다는 얘기를 보내서 아, 나도 저 사연 보냈었는데하고 더 집중해서 듣기도 하고. 그래봤자 중국어라 못알아들어서 뒤늦게 해석본으로 보는게 대부분이지만..^^ 그런 사연에, 런디는 이것저것 시도해보면 하고싶은 걸 찾을 수 있다고 얘기해주지만, 맘씨 따듯한 얘기지만 어디서 시작해야할 지 모르는게 대부분이다. 삶을 비관하지 않고 힘을 내고 씩씩한 하루를 살고싶은데 이것도 어디서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다. 어떻게 하면 오늘이 빛나는지, 그래서 더 이상 과거를 되짚어보지 않고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지.

-전에는 피아노가 지루하다고만 느껴졌는데 요즘 다시 배우고 싶어질만큼 좋다. 라디오도 피아노도 좀 바랜 느낌이지만 그래서 더 따듯하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른다.

-어제는 시험 점수가 떴는데 예상했던 그대로의 점수라 반전이 없어서 쫌 슬펐다. 왜냐면 시험 다시 봐야해... 다음 번에는 꼭 붙는다 ㅎ ㅏ..ㅠㅠ 근데 그게 벌써 2주 후라니

-어떤 언어를 배우겠다고 마음 먹는건 어떤 세상을 더 보고싶냐와도 가까운 문제다. 내가 알고자 했던 세상과 지금 내가 알고자 하는 세상은 다른 것 같다. 아직도 10년 전의 나에게 끌려다닌다.

-그리고 어제 오랜만에 맛있는 걸 먹었다. 정말 오랜만에..ㅠㅠ 지인 추천으로 중국음식점에 갔는데 내가 아는 그 맛있음이었다. 가는 길에 좀 신났는지 같이 가던 지인이 내가 신나해서 본인까지 신난다고 했다. '왜, 우리 둘 다 에너지가 그런 사람들은 아니잖아요, 근데 xx씨가 신나하니까..'
요즘 정말로 그런게 필요하다.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그렇게 될 수 있는 매개라도. 말들을 감정들을 삼키고 삼키다보니 뜨거움은 작은 불씨로 남았고 점점 차가운 사람이 되는 것 같다. 나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마주하는 세상에 대해 모든 것에 대해서. 작고 소중한 것도 좋지만 큰 어떤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생의 땔감을 찾고있다...()

-아 이대로는 안 된다고 문득 또 불안감이 엄습하는 오후 8시에서 9시 넘어가는 시각. 대학 지원 관련 포털을 더 알아보고 내일부터는 포폴 준비도 좀 하고 2주 뒤에 있는 시험 공부도 좀 해야한다. 장도 보고, 택배도 받고. 내 하루는 내가 만들어간다는 긴장감 말고도 어떤 것이 필요할텐데. 지금이 좋으면서도 끔찍하게 싫다.

-요즘 짧고 가벼운, 현실이랑 비슷한 꿈을 자주 꾼다. 가끔 그게 현실이랑 헷갈리기도 하는데 좀 기억에 이상이 생길까봐 두려움..;; 방금도 마트에서 여러 종류의 작은 용량의 양주들을 사느 ㄴ꿈을 꿨다는 사실이 맥주 뚜껑을 따면서 생각났음

-시험을 보기 싫어서 그런걸까 정말 독일어에 대한 의지가 0이다. 이런 상태로 대학에 붙는다해도 공부를 할 수 있을지.. 아 걍 현실도피겠지만 나도 그걸 알고 있지만 정말 하기가 싫다... ㅠㅠㅠ나 대체 왜 독일어 하는건데~~ ~~~~ 하고싶은게 있었으니 여기 있는 걸텐데 이젠 정말 잘 모르겠다. 지오디가 부릅니다 길...ㅅㅂ
너무 피곤한데 하고싶은 말들이 쌓여있다. 나는 왜 누군가의 음성을 듣는게 좋은 걸까. 요즘 런디 덕분에 라디오를 열심히 듣고있는데 목소리, 말이란 건 신기한 것 같다. 글과는 또 다르고 영상이랑도 다르다. 따듯한가? 따듯하다고 생각한다.

2019-08-28

가끔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 삶이 이어진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눈 감았다 뜨면 다른 세상이 되어있다거나 혹은 다른 사람이어야 되는거 아니냐고. 허무함을 참을 수 없다

2019-08-27

시끌벅적하고 대체로 깔끔하지 않은 애증의 관계이고 인심이란게 존재하는 그런 노란장판 세계관이 내 삶의 장르인 것 같다. 불쾌하고 자극적이란걸 알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삶의 찐덕한 냄새. 어쩌면 섬세하고 민감한 눈으로 작은 것들의 미묘한 점들까지 너무 면면히 알아버려서 건조한 삶에서는 나까지 말라버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파고들 지점들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의 예기치 못한 거부감 혹은 거부반응이.
한 번 그렇게 생각하면 돌이킬 수 없어진다. 그래서 아까부터 같은말 주절주절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한국으로 다시 가고싶은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씨발여긴아니야라는 생각만이. 그래도 모른다 또 어쩌면 언젠가 여기에서 내 삶의 장르들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지도. 하지만 있으나마나한 정도의 가능성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행을 하고싶은 건 아닌데 지루해서 여행프로를 하루종일 봤다. 길림의 눈꽃은 정말로 보고싶다. 혼자는 못 갈 것 같아서 계속 그게 문제지만..ㅠ
내가 아마추어라서 그런지몰라도 여태까지 사진은 정말 거의 순수하게 애정을 담아서 찍어왔던 것 같다. 순간들이 소중할 때 그 때의 나의 감상을 남겨놓고 싶어서. 그래서 요즘 사진을 안 찍나보다.
최근 우연히 두 가지 글을 봤는데 둘 다 내가 요즘 생각하던 것들이었다


2019-08-25

살던 집을 떠나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고작 반 년 남짓의 시간인데, 나에게 지금 집은 미완성 정확히 그 의미라서

2019-08-22

현실에선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좋은데 덕질은 남자만 하는건 아마 여자(캐릭터)를 대상화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껴서 그런 것 같다 로맨스는 비엘만 보는 것과 똑같은 이유임 은연중에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왜인지는 알 수 없음

2019-08-21

2019-08-20

너는 왜 귀를 뚫지 않느냐는 질문을 들었다. 고통에 민감해서 귀 뚫는 것조차 싫다고 하루 뒤에 혼자서 대답한다.

2019-08-19

정반대의 사람이란 건 그래도 같은 축을 공유하고 있다는 말 아닐까. 나는 나를 잘 아니까 나와 반대의 사람이 좋다

2019-08-12

항상 약한 곳부터 터져나간다. 오늘 아침 대략 6시까지 잠들지 못하면서 하루에 대한 후회와 함께 그런 생각을 했다. 잠으로 인해 하루가 리셋되는데 잠도 안 오고 피곤하지도 않으면 그것도 그것대로 괜찮지 않을까하고. 입술에 바이러스로인한게 분명한 염증이 자꾸 신경쓰였다. 그리고나서 잠들었다.
독일 와서 이렇게까지 불면이 심한 적은 한 두 번 빼고 거의 없었는데 간밤의 불면은 이유가 있었다. 하루동안 내가 한 여러 행위들이 떠올랐다. 낮잠을 꽤 깊게 잤고 물 대신 하루종일 커피와 홍차를 마셨으며 무엇보다 약 한 달 만에 담배를 피웠는데 4개피 연달아 피었다. 아마 그것때문에 미친듯한 각성이 가시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잠자기 전에는 집중하는 일을 하면 안 되는데 두 시간 동안 열심히 아이클라우드 정리를 했다. 반성 또 반성... 그리고 담배 때문에 입술에 뭐가 났다. 담배 때문이 확실하다. ㅠㅠㅠ
엄마가 오늘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고 내일은 우리집에 온다. 쾌적한 내 방의 침대 위에 그렇게 몇 시간 동안 누워서 생각했다. 당장 한국에서 살게된다면 내 생활의 질은 어떻게 될까, 하고. 습한 것보다 일단 수면이 문제다. 엄마와 고양이와 한 집에 살면 나는 제대로 잘 수 없음이 분명하다. 몇 년 동안 노력해봤지만 제대로 안 됐으니까. 한 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초록색의 내 방 창문도 싫다. 암막커튼을 치면 나을까 생각이 들었다. 노란 장판도 싫다. 10월이 되도 사라지지 않는 모기도 너무 성가시다. 그래서 그 집이 아니면 서울생활은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한국을 떠나 여기 온 이유는 그 집을 떠나기 위함이었다. 여기 오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 서울에서 다른 집에 산다던가하는, 그런 건 불가능하니까. 그런게 가능했으면 나는 10년 전 나의 결정을 굳이 좇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여기에서의 불편한 점은, 물이 깨끗하지 않고 여름에도 해가 안 뜨고 외식할만한 식당들이 없다는 정도지만. 사실 그런 것보다도 남의 나라에서, 특히 백인들과 사는 것은 내가 얼마나 한국인인가를 느끼게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생각도 했다. 8살에, 아니면 18살에 왔으면 좀 달랐을까 하고. 그렇지만 38에 이주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집에서 백인 시어머니와 함께 파인다이닝스러운 감자샐러드를 맛있게 먹는 사람도 있다. 분명. 그치만 나는 뭘까, 나는 왜 그런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물음이 끊이지 않는다. 나는 뭘 원하고 있는 걸까.
아 그리고 새삼스러운 깨달음. 어제 그렇게 침대에 누워서 많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 ㅎ 얼마 전에 tci 테스트용지 찍어둔 걸 발견했다. 때마침 딱 1년 전의 검사였다. 눈에 띄는 건 위험회피 말고는 전부 다 낮다는 사실보다도, 자율성이 바닥을 가깝게 찍었다는 점이다. 원래 이렇게 수동적인 사람이었나, 아니면 교육이 삶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나() 싶다가도 아무튼 현재의 나는 참으로 수동적인 인간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깨달았다고 표현하는 건 한 번도 스스로 그런 유형의 인간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수동적인 인간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해진대로 살아왔고 그렇게 잘 해냈는데 그런 스스로에 대한 주제파악을 못했던 걸까. 나 왜 창작의 길을 가려고하고있는지... 다시 고민...

2019-08-11

要尝试才能知道成功不成功
요즘 매일 하는 생각. 해보기 전까지는 실패인지 성공인지 알 수 없다는, 지금의 내 생활을 유일하게 설명해주는 말인데 이걸 러러 입으로 듣다니... 역시 천재....
배송비땜에 선박우편으로 부탁한 택배가 2개월의 존버 끝에 오늘 드디어 도착했다(..) 거기에는 내가 부탁한 최애 굿즈와(..) 2달 전에 친구가 쓴 편지도 들어있었다. 뜻밖의 편지가 오늘 많은 위로가 됐다. 여러 분야에 도전하면서 자신에 대해 탐구하는 내가 대단해보인다는 말이 고마웠다. 사실 그냥 갈피를 못잡고 방황하는 청소년같은거지만,,,,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 없을텐데. 아마 대부분 기능적으로 할 수 있는 걸 하며 살아가는 삶일텐데. 그런게 부러운데 그런게 되기가 너무 어렵다. 난 뭘까, 하는 물음이 끊이질 않는다.
한국에 가면 하고싶은 일들이 많다. 일단 주로 먹고 마시는 것들이다. 한국에 있을 땐 그렇게 한국을 떠나고 싶었는데 막상 독일에 오니 여기서 평생을 살지는 못 할 것 같다. 그렇게 욕하던 한국의 습한 여름이 해가 뜨지 않는 독일의 여름보다 나을 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 요즘은..ㅠ 이 나이쯤 되면 객관적으로 좋은 것, 재미없음에도 좋은 것을 선택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진짜 이러다 평생 재미와 자극만을 찾다가 인생 마감하는 거 아닌지. 평생 철 안 들고 사는거 아닌지. 평생 내 취향을 어쩌지 못하고 끌려가듯 사는거 아닌지 조금,, 걱정이 된다,,,,
정신차려보니 엄마가 내일 모레 독일에 도착해서 오늘 부랴부랴 장을 보고 청소를 조금 했다. 월요일에 마저 하고 정신차리고 화요일에 엄마를 맞이해야지.

2019-08-08

혼자 조금씩 멘탈을 갉아먹다가 또 때로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혼자 그냥 그렇게 살고있다. 스스로 회복하는 길을 닦으면서. 딱히 거창한 게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살면서 내 인생에 도움이 됐던 것들을, 좋았던 것들을 떠올려본다. 반복학습이다. 스스로 혹은 남이 나에게 했던 것을 다시 혼자 되뇌여본다. 그건 상담사와의 1시간 남짓 대화이기도 하고 나보다 10년은 더 살았을 언니와의 술자리 회상이기도 하고 최애의 중국어 라디오기도 하고 모르는 아이돌의 팬픽이기도 하다. 비자가 끝나고 한국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디자인 말고 마케팅에 지원해보는 건 어떨까하고 생각해본다. 오히려 내 적성에 맞을 수도 있잖아, 하면서. 지금은 그냥 일단 한국, 서울에 가서 맛있는 것들을 많이 먹고 싶다. 일단은 분식과 마라샹궈를 조지고 싶다. 그냥 내 인생이 그렇다. 한낱 눈앞의 욕구들이 소중하다.
잘 모르는 아이돌의 팬픽은 잘 아는 아이돌의 팬픽과는 또 다르다. 거의 그냥 1차 벨소설과 다름없다. 그 사람들 얼굴도 잘 모르고 캐해같은건 없이 시작하니까. 문학을 많이 읽었냐하면 절대 아니지만(초등학생 이후로 읽은 적이 없다) 흔히 생각하는 로맨스소설도 한 번도 안 읽어봤지만 벨만화랑 벨소설은 생각해보면 주구장창 읽어왔다. 근데 사람들이 장르로 안 쳐주니까 나도 걍 안 읽었구나싶은거지. 그래도 문학(그게 무엇이 됐든)과의 만남은 그게 수능지문이라하더라도 능동적 읽기이고 나는 그 속에서 나의 과거를 반추해본다. 부족한 사람이 만나면 더 부족해지지 않냐는 어떤 태국인의 말처럼 그 부족함들이 좋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느끼는가? 잘 모르겠다. 나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마치 하얀 백지 상태같다. 주변에서 누가 나를 끊임없이 들쑤시지 않는 이상 나는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다. 마치 세월처럼. 채워넣을 수 있다는 건 그 시작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시작이 반인 인생이다. 언제나 그게 어려우면서도 막상 해보면 끝내 흐지부지된다. 소설이나 영화의 완결 후는 어떻게 되는 걸까.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그 완결 이후의 지점같다. 도착지점까지 그 선 하나만 보고 걸어왔는데, 그 후는 어떻게 되는 걸까. 새로운 점들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수동적인 자세긴하지만 내가 그것까지 다 만들 순 없잖아. 도착지점이 죽음일 순 없잖아. 인생에 있어서 정해진 게 그거 하나말고는 없다는게, 막막하다.

2019-08-06

왜이렇게 사람이 싫을까 생각해봤는데 결국 여기에도 마음붙이지 못한 것 같다. 노란장판을 벗어나면 뭔가 새로운 내가 될 줄 알았던 걸까. 분명 독일에 와서 혼자 살기 시작한 처음에는 그랬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근데 다시 돌아가도 좃같은건 똑같을 것 같애. ㅜㅜ 오히려 여기라서 이 정도 버티고 있는 걸지도 몰라. 아아~~~~ ~~~

2019-08-05

오늘 런쥔이 라디오 첫방이었는데 그동안 듣지 못했던 얘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중국어라 번역본만 조금 본 상태지만. 곱씹은 흔적들이 남아있는 이야기들을 들을 때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기분이 든다. 오늘 얘기 중 가장 크게 다가왔던 건 처음 연습생이 되었을 때의 얘기다. 다른 친구들은 학교다니고 공부하면서 앞을 향해 전진하는데 자기만 다른 길을 가는 것 같았다는 말이 마치 내 상황처럼 들려서. 그렇지만 한 번도 후회한 적 없고 여전히 자기는 꿈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고. 힘들 땐 도착지점과 나 사이에 선을 하나 그어서 그것만 따라간다고. 존나 기특함 ㅠㅠㅠㅠㅠ 나같이 목표없이 사는 사람은 넘 부럽다 이런 말들이. 몰겠다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여전히 뭘 열심히 해야할 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5년도 더 지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 링크들을 보며 그래 우린 친구도 아니었지하는 생각이 든다. 잠깐의 환상처럼 없으면 못 살 것처럼 굴다가 눈이 마주쳐도 인사하지 않는 사이가 된 건 아마 인생을 두고두고 안타까워할까. 그냥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 교복을 입었었고 항상 우리들은 풋풋했었다고 주입되는 시절. 내 앞의 누군가가 너무나 소중했고 너무나 갖고싶었고 또 그게 상대에 대한 환상이 무너져서 끝난게 아니라 오로지 내 잘못으로 끝난 관계였다. 아마 그래서 그럴 거다. 항상 그리워하는 감각이 되겠지. 소중한 사람이 생겼으면 하면서도 나를 내보이기가 껄끄럽다. 그래서 일방향의 덕질을 수 년째 계속 해오는지도 모른다. 관계맺기를 회피하는게 미성숙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험한 세상 나를 외부로부터 가둬두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꽤 만족스럽기도 하니까. 어차피 이 욕구는 채워지지 않는다. 화면 너머 바깥에 무언가 진짜가 있다는 말들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무언가 진짜로 나쁜 것들이 더 가득하다. 어차피 내 안에서의 환상을 깨고싶지 않은거라면 가상일지라도 선택지가 더 많은 쪽이 풍요롭다. 글쎄 진짜 관계맺기같은건 없다니까, 그렇게 되내이는 건 사실 한편으로 욕구하길 포기하지 못해서다. 누군가와 엉망진창인 관계를 받아들일 마음이 없다. 동시에 그러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믿지 말아야 한다면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