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3

어제오늘 미뤄둔 모든 일들을 다 하고(고양이 화장실 전체갈이는 아직이지만..) 쓰는 최근 영화 리뷰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悪は存在しない, 2024)

하마구치 류스케의 개쩌는 신작이래서 달려갔는데 머리에 물음표 백만개 띄운 채로 극장에서 나왔다. 영화를 배우고 보면 더 좋을 법한, 영화적 장치들이 많은 것 같다. 다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난해한 결말만큼이나 명료한 것 같다. 제목에 있으니까(?)



Fly Me to the Moon (但愿人长久, 2023)

홍콩에서 본 영화. 엉엉 울면서 나왔다. 마지막에, 왼쪽 사진에서의 장면이 정말 슬펐다. 예고하지 못한 갑작스런 이별을 이보다 더 잘 그려낼 수 있을까 싶었다. 자매들의 서로 다른 삶의 길도 잘 담겨서 좋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너무 좋았다. 영화 속 아내이고 딸이고 여친이고 여행가이드였다. 

얼핏 감독의 첫 장편이라고 본 것 같은데, 다음 작품도 기대되고 한국에서 한 번 더 보고싶다.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 2023)

이것도 홍콩에서 본 건데, 사실 이거야 말로 기대를 하고 보러 갔는데 진짜 최악이었다. 독일 할배가 만들어내는 동양 중년남 판타지. 아름다운 포스터와 그렇지 못한 정서. 마지막에 우는 장면은 연기가 훌륭한 만큼 조커 같기도 했다(조커 안 봄)






르네에게(2023) : 뮤직드라마(?) 같았던 영화. 뭐.. 다 좋다 해도(사실 많이 심심했다) 사운드가 아쉬웠다. 노래부르는 장면에 비해 다이알로그가 너무 작아서 어색함이 느껴졌다.


퓨리오사(Furiosa: A Mad Max Saga, 2024) : 전작이 굉장히 잼썼기 땜에 기대하고 보러 갔는데 대체 왜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자살을 안 하나 처음부터 끝까지 의문인 채로 나왔다. 나만 재미없나했는데 이걸 본 친구도 '주인공이 점점 뼈만 남는다' '크리스 헴스워스 연기는 대체 왜 그러냐'라고 해서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싶었다. 굳이굳이 머리를 기른 이유도 이해되지 않았다. ㅋㅋㅋ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 2023)

최근 본 영화 중에 가장 인상깊었다. 좋았다, 별로였다를 떠나서 거대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영화였다.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도 참 치열한 것 같았다. 조너선 글레이저의 오스카 수상소감까지 영화의 한 부분이라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영화적 체험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나 시도한 영화 같다. 화면과 사운드의 이질감 그리고 동시에 화이트노이즈 정도의 불쾌하고도 생생한 경험은 영화관을 나와서 우리의 일상을 지옥으로 만든다. 극장을 나오면서 생생하도록 잘 들리는 복도의 발걸음 소리, 사람들의 조용한 말소리, 화장실의 환풍기 소리 등. 그리고 거기에서 아 내가 살아가는 곳이 영화 속 나치의 사택이었구나,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