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6

내 감정은 주로 닫혀있는 것 같다. 타인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기 보다 감정의 상태가 고무같이 질긴 걸로 덮여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그러다가 흔들거리고 울렁거릴 때가, 막이 걷히고 쏟아져내릴 때가 있지만 주로 지금과 같이 단단하게 덮여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잠잠하지만, 구멍이 하나 생기면 걷잡을 수 없어지는, 그렇기 때문에 항상 스스로를 감시하고 있는 상태. 마음이 새나가지 않도록. 동시에 무언가를 좋아하는 행위는 해결책은 아니지만 숨통이 트일 정도의 해방감은 주는 것 같다. 대신에 이 좋아하는 행위는 맹목적이다. 단지 좋아하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는 행위. 덮어둔 마음의 무게를 조금 줄여주는, 정화의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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