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7

올해 독일은 여름에도 손발이 시려웠지만 이젠 본격적으로 등허리가 차다.





뭔가 쓸쓸한 기분이 들어서 수능 끝나고 대입 전까지의 글들과, 14년도 초 겨울의 글들을 봤다. 그러고보니 전부 겨울의 글들이다. 아직 입김은 안 나지만 겨울의 가라앉은 공기처럼 갑자기 오늘밤 추워졌다.
아무튼 스스로 느끼기에 쓸쓸하다고 생각되었던 시기였고, 그래서 그때의 나는 어떤 감정으로 무얼하며 인생을 달랬나 찾아봤던 건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냥 다른 사람이 쓴 글 같다. 심지어 그닥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다(..) 지금의 감정이 처음은 아니지만 지금의 내가 겪는 지금의 감정은 처음일지도 모른다. 5분만에 또 횡설수설 시작..,,,
과거가 자꾸 낯설게 느껴진다. 정말로 내가 맺어온 인연들과 선택지들에 후회는 없지만 과거의 나를 만나게 된다면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할 것 같다. ㅋㅋㅋㅋㅅㅂ 글쎄 좀 더 밝게 살아보라고 10년 쯤 뒤에 어떻게 하기 어려운 무거운 기분에 짓눌려 사니까 일단 최대한 밝고 가볍게 살아보라고 말해줄 것이다. 지금의 나에게 하고싶은 말일지도 모른다. 알면서도 어렵다.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은 아무리 미화해도 쓸쓸하다. 그렇게나 나는 이해받고싶었던 걸까 안쓰럽다. 이제와서 그걸 관계도 없는 고등학교 동창에게 말해봤자 소용도 없겠지. 10년 전의 나에게 말해주고싶다, 무엇이든. 네가 하고있는게 착각이든 외로움이든 집착이든간에 그냥 좀 더 시야를 넓혀보라고, 그러면 좀 더 재밌을 거라고. 자꾸 타인을 이해하려하지 말라고. 대신 자기자신을 들여봐달라고.
70살까지 이러고있으면 어떡하지 정말루. 20대 때 10대를 후회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그렇게 시절을 떠올리면 또 어떡하지. 안다는 건 행동한다는 걸까? 인생의 모든 방향을 잃어버린 기분이다. 날이 추워서 그런게 아니라 내 표지판들은 항상 사람들, 무리의 사람들이었으니까. 이 나이 먹고는 또 뭘 어떻게 해야할지. 나이먹어서 그런가 왜이렇게 마음에 드는 것 하나 없는지. 아무것도 마음에 드는 게 없는데 이거 정말로 사춘기 뭐 그런건지.... ㅎ..
오랜만에 책을 읽고싶다. 지식전달 말고 좀 인간에 대해 말해주는 그런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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