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January 2020

나름 혼자서, 속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귀찮고 또 생각하기 피곤해서 글로 옮겨놔야지 생각만하고 암것도 안 썼구낰....


나는 그래도 아빠에 대한 일말의 안타까움이 있었고 그래서 지난번 글에 그런 감정이 있는 것 같다고 썼었는데, 마침 이틀 뒤인 2020년 1월 1일 신년 첫번째 날에 미뤄둔 서류정리를 한답시고 온갖 묵은 서류들을 정리하다가 엄마가 쓴 이혼소장을 봤다. 거기에는.. 뭐랄까.. 내가 감히 뭐라고 이야기 할 수 없는 피해자로서의 엄마의 모습이 엄마의 목소리로 담겨있었다. 가정폭력과 성폭력 가스라이팅 온갖 것들의 피해자인 엄마의 모습들이. 엄마에게 혼외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처음 떠오른 생각이 그동안 얼마나 사람들이 안 좋게 봤을까 힘들었을까였는데, 바로 옆의 남편이라는 사람한테 당한게 정말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미 죽은 아빠지만 정말 꼴도보기 싫어졌고 엄마에게 앞으로 좀 더 잘해주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엄마가 견뎌온 삶이, 날 버리고 떠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은 엄마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상식으로는, 딸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는, 적어도 내 상식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일들이었고 그 뿌리깊은 상처들이 이 집안을 잠식했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결국은 엄마가 버텼고 이기지 않았나, 자식때문에 집행까지 가지 않은 이혼소송이지만 그래도 이긴 건 엄마이지 않을까 그렇게 혼자서 엄마를 위로해보기도 하고. 얼마 전 친구들과 술을 잔뜩 마시고 잠시 한 명과 대화를 나누는데, 내 이야기를 묻더니 또 듣더니 너 되게 외로웠겠다, 라고 말을 했다. 그 친구는 뭐 내 가정사나 이런건 잘 모르지만, 그래도 이삼개월 간 내가 혼자 이것저것 많이 처리해야했다고 말하니 그런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으니 아 외로웠었나 되짚어본다. 그렇다고 나 이러이러하다고 확성기 들고 다닐 수도 없는 거 아닐까. 사람들 사이에서 질척이는 것보다 외로운게 좀 더 깔끔하고 편리하지않나 생각한다. 누구와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여전히 모르겠다. 정말 특히 이혼소장은 대체 이 세상의 누구와 말을 해야할까. 죽은 아버지 당신은 그 글을 봤는지,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웃긴 건 1월 1일 처음 꾼 꿈은 잘생남과의 데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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