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6

誰先愛上他的, 2018

블로거 업데이트되고나서 묘하게.. 뭐가 바꼈네....  

암튼 넷플릭스에 나의 ex라고 올라와있는 대만퀴어영화. 설명이랑 트레일러는 뭔가 저 남자어린이..아니 청소년의 성장물처럼 나와있어서 봤는데 포스터 속의 배우가 중심인 영화였다. 죽은 남편의 아내이자 엄마 역할인 여자배우가 거의 분량 내내 소리질러서 힘들었는데 뭔가 배우분 강유미 닮으셨다.. 자꾸 보는 내내 겹쳐서... (헛소리) 글고 남자주인공은 연극을 하는데 마지막에 다리를 다친 채로 연극을 무사히 올리고 어머니의 포옹을 받으며 끝난다. '연극'이라는 설정이 나오면 항상 주인공들이 감정과잉인 것 같아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자꾸 ㅁㅅㄷ가 생각났다. 단순히 퀴어와 연극이라는 지점때문이었지만.. 악몽같은 영화 암튼 여러 내가 안 좋아하는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꽤 괜찮게 봤다. 특히 소품이나 색감에 신경 많이 쓴 것 같았다.   


 

回南天, 2020

습한계절: 암튼 이번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틀어준거 극장개봉해서 보러갔다왔다. 중국 선전 시의 네 명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래서 보러갔는데 hmmm.... 예술영화를 표방했지만 클리셰를 소화하기마저 급급해보였다. 그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하는데, 내 인생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중심서사도 결말도 없어서 아무도 안 보러 올 거라는 생각을 한다. 이 영화가 딱 그래서 그 부분은 좋았다. ㅎㅎ..

 

 

 

 

 

陽光普照, 2020

 

아호, 나의 아들: 나는 누군지 모르는 대만의 인기남배우가 나오는 영화가 넷플에 떴대서 보러갔다. 2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에 감독이 너무 이것저것 많이 담으려고 한 것 같다. 분명 가족드라마가 맞는데 뒤로 갈수록 어째 범죄스릴러영화가 된다... 그리고 예술성도 어떻게 살리고 싶어한 것 같다. 특히 첫 장면... 세상 피곤한 얼굴의 운전학원 강사인 아부지 역이 가족드라마로서 너무 잘 어울렸다.

 

 

 

 

사당동 더하기 33, 2020
 이야기할거리가 정말 많은 영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러닝타임 내내 화면 하단에 깔린 영자막을 보고 그들의 말을 알아들었다.

사회학자 조은 감독이 오랜 시간에 걸쳐 연구한 철거민들과 가난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감독 본인은 사회학자란걸 강조하지만, 사실 나도 정확하게 아는 건 아니지만, 사회학보다는 문화인류학적인 시선과 방법이 아니었나 싶다. 뭐 진짜 연구할게 아니라면 그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그래도 도움 준 사람에 조한혜정 교수가 있긴 했다.) 

전작 사당동더하기 22가 있는데, 22에서는 정금선 할머니와 철거민, 이주의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했다면 33에서는 손녀인 은주 씨가 중심처럼 등장하며 4대째인 그녀의 딸들에게 여전히 가난이 되물림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그러니까 80년대 사당동 달동네 철거 때 수 많은 집들이 있었지만 정금선 할머니네 가족이 상계동? 중계동? 암튼 강북에 임대아파트를 보상받 얼마 안 되는 가족 중 하나라 이들을 연구하기로 했다고 한다. 집이 생기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해서. 그렇지만 이렇게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고 4대에 걸쳐 가난은 되물림되고 재생산된다. 그리고 특히 가난한 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자친구의 집에서 생활하는 4대째의 모습을 보아 그들의 대는 끊기지 않고 아마 5대째, 6대째에까지 이어지겠지.

감독도 전작에 이어 이번편도 우리말자막이 있다고 하는데, 계급적인 언어 사용이 달라서 그렇다고 한다. 

<사당동 22>때도 할머니 말을 알아 들을 수 없어서 한글 자막을 달았는데, 그땐 할머니가 연세가 많고 북한에서 왔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손자 세대도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못 알아듣겠더라. 이것이 우리 사회의 계급 언어구나 싶었다. 이들은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할 일이 없다. 그래서 발음이 불분명하고 항상 웅얼거리듯이 말한다. 세련된 언어로 말할 필요도 없는 삶을 살아간다.

씨네21인터뷰에서 이렇게 코멘트했는데, 정말 문화인류학적 시선이 아닌지(..!!)

영화 끝나고 gv 시간이 있었는데 시작되기 직전에 급하게 화장실을 다녀오는 도중 은주 씨와 지선 씨를 봤다. 통화하는 뒷모습만 봤지만 먼가 영화배우 만난 느낌... 제목이 사당동 더하기이긴 하지만, 22에서는 어땠을지 모르겠는데, 33에서는 사당동은 거의 안 나오고 이들이 임대아파트를 얻은 강북이 주 배경이다. 원래 이런 사회학적 연구에 흥미가 있기도 하고 또 빈곤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무엇보다 엄마가 자란 곳 역시 사당동 달동네였기 때문에 꼭 보러가고 싶었다. 아마 당시 할머니네 집은 자가였어서 사당동에 아파트를 보상받고 그 뒤로 할아버지가 사기당해서 망하긴했어도 엄마의 형제들 모두 문제없이 먹고 살고 있다. 물론 남자형제는 가난해서 이혼당하거나 결혼을 못했고, 엄마와 이모는 자신보다 잘 버는 남성을 만나 결혼했고 중산층에 진입했다. 나 역시 화칼 직업 함 해보고싶어서 이러고있고... 암튼 그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은 다들 자신의 경우를 생각해봤을 것 같다. 대부분 화면 속 주인공들보다는 잘 사는 계급일테고, 그래서 어떤 사람은 짜장면 배달 오는 청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됐다고도 한다. 

마지막으로 예전에 부국제서 본 두 소녀가 주인공인 대만 다큐도 이처럼 감독과 다큐 속 주인공들이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또한 동시에 관찰자의 시선으로 인물들을 그려내는 문화인류학적(!)성장다큐였다. 엄청 훌륭해서 가끔씩 생각하는데 제목이 기억 안 난다. 리뷰에도 썼었지만.. 암튼 그들도 가난했고 그들의 모습 역시 사당동 더하기 속 인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다큐도 감독이 여성이었고 다큐의 대상도 각각 다르지만 비슷하게 살아가는 소녀 두 명이었다. (여담으로, 이런 작업은 여성 간에만 가능한 것 같다. 조은 감독도 밝히듯이 가족 중에서도 남성들은 갈수록 자신한테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남성 감독이었다고해서 더 잘 이야기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그때도 들었던 생각이, 이렇게 좀 막 찍어도 되나였다. 그런데 이번 gv에서 감독이 직접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해줘서 어느 정도 의문이 해결되어 좋았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 그러니까 중산층의 프라이버시 개념이 그들에게는 다르거나 부재하다는 것이다. 나도 그 시절, 그 사람들이라면 그럴 것 같으면서도 4대째인 2000년대생들은 그러지 않을 것 같다. 아직도 극빈곤층인 대만의 시골동네에서는 가능했지만, 적어도 서울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청년들에게는 더 이상 이런 방식의 밀접한 다큐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다큐가 한국에서 더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 그리고 조은 감독 엄청 정정(??)하셨다 외할머니보다 겨우 두 살 어린데 거의 엄마급으로 젊어보이셨다. 젊어서 고생을 많이 한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나이 들어서 이렇게 크게 나타나구나싶다.)

작전, 2009

분명 언젠가 봤던 영화인데 여기 안 적혀있네. 암튼 어제 또 봤다. 갑자기 생각나서. 년도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2009년이었다. 영화가 세련되어서 지금이나 몇 년 전에 나왔다고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는데 그런 사람들이 다 폴더폰이나 슬라이드폰을 써서 깜짝놀랐닼ㅋㅋㅋㅋㅋㅋ

전에 봤을 땐 대체 뭐라고 이 영화를 이해했을지 모르겠는데, 지금 보니 장기투자하세요로 끝난다.. 개인적으로 박희순 배우의 발견이었다. 굉장히 촌스러운 조폭 모습을 하고 나오는데 또 배우 발성이나 목소리는 대단해서 되게 재밌는 캐릭터였다. 마지막에 박용하 배우랑 조피디가 부른 노래가 나오는데 멍때리고 끝까지 듣고있었다. 김민정 배우, 그러니까 극 중 유PB의 흰색 차가 너무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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