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1

오늘 상담은 좀 더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고 그래서 편했다. 아마 이것도 나름의 상담경험(?)이 있어서 가능했던 거겠지.

A와의 더 좋은, 더 나은 결말이나 헤어짐 같은 건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저지른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난 계속 감정적으로 끊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건 내가 나라서 그렇다. 이제는 인정해야할, 애착 장애가 정말로 있는 ‘나’라는 상태이기 때문에. A 곁에서 더 나아져서 끊어내기는 커녕 더 착취만 당했을 것이다. 

다행히 살아남았다.

결혼을 안 한 건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다행이다. 내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지금의 내가 결국 터진 걸 보면 그때의 나는 시한폭탄과 다름없었다. 미안하고 슬프다. 그렇지만 결혼 후 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러면 더 상처였겠지. 모두 다 내 부족함 때문이다. 정말로 다행이다. 

아무리 좋은 사람을 만나도, 혹은 결혼이라는 행위 등으로 내 부족함은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이제 안다. 스스로 채워줘야 한다. 괴롭게도. 마약과도 같은 애인의 품을 떨쳐내야 한다. 그렇다, 그건 중독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누군가 나를 어린애처럼 대하는 데에서 안도감을 느끼는 것도 그만둬야 한다. 해내야 할 것들이 많다. 잘 할 수 있을까, 자신감은 없지만, 바뀌지 않으면 다음 번엔 진짜 죽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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