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0

부국제에서 본 영화들


선희와 슬기, 2018
뉴커런츠 후보작.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 부산여행이자 부국제가 될 것 같아서 시내도 둘러보고 영화도 고르고 골라서 볼 생각으로 예매했다. 고르는 기준은 되도록이면 여성주인공, 여성감독일 것. 이 작품 역시 여성감독이 만든 여성청소년의 이야기다. 허언증으로 거짓된 삶을 살아가는 고등학생이 주인공이다. 재밌었는데 짧아서 그런지 좀 더 확실하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드라마면 주인공의 가족이나 친구관계를 좀 더 보여주고 스릴러면 좀 더 연출을 긴장감있게 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있다. 사실 스릴러..는 아닌데 그렇게 찍었으면 더 재밌고 어울리지 않았을까해서..ㅋㅋㅋ주인공이 정말 고등학생같이 어려보였는데 배우가 실제로 그 정도 나이인 것 같았고(고등학교 친구랑 너무 닮았음..1!) 감독님은 너무 나 고등학교 때 논술선생님같았다. gv에서 보여준 모든 면들이..ㅋㅋ그 쌤도 영화찍고싶어했는데 잘 살고계신가요 쌤..

The Eternity Between Seconds, 2018
필리핀에서 상을 5개 부문?에서 받은 영화라고 한다. 여자주인공도 필리핀에서 히트곡이 있는 유명한 가수라고 하고. 나름 필리핀에서 메이저한? 영화인 것 같았음. 코피노 소재를 다룬다고해서 궁금해서 봤는데 생각보다 그냥.. 공항에서 만난 여남이 하루를 보내며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영화였다. 주륵주륵.. 이래서 남감독은 안돼() 심지어 남자는 나이도 많은 유부남.. no.. 전체적으로 흥미롭지 않아서였는지 끝나고 gv시간있는데 대부분 나가서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gv봤다ㅎㅠㅠㅠㅠㅠ주인공들이 다 영어랑 필리핀어 섞어서 쓰는데 그게 원래 필리핀사람들이 그런건지 중산층과 교육받은계급(대졸)이란걸 보여주기위함이었는지 물어보고싶었지만 머 저런걸질문하냐고 무식해보일까바 걍 얘기만 듣고 나옴.


未來無恙, 2018
대만 다큐멘터리 감독 호 챠오티(HO Chao-ti) 감독의 7년짜리 다큐. 사실 좀 급하게 예매한거라 영화 보러가기 전에 정보를 대충 봐서 두 여자주인공이 나오고 한 명은 운동선수고 둘이 친구인 중국영화..? 이러면서 앉았는데ㅋㅋㅋㅋㅋ일단 영화가 아니라 다큐였고 중국이 아니라 대만이었고 둘은 친구가 아니고 심지어 만나지도 않으며.. 대만 화롄 지역의 소수인종 이슈와 여성 청소년의 인권, 가난, 성소수자 이슈 등 정말 거의 모든 걸 담은 작품이었다. 두 청소년은 감독의 전작을 통해서 알게됐다고 하고 찍는 기간과 만드는 기간 합해서 7년이 걸렸다고 함. 처음 2년 정도는 한 두달에 한 번 정도 꽤 자주 찍었는데, 감독의 말대로 청소년의 삶은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또 빠르게 성장하는 것 같다. 화면이 전환되며 주인공들이 나올 때마다 뭔가 많이 달라져있음. 그리고 감독이 보편적인 일은 아니지만 보편적인 감정을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고, 또 엄마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리고 싶었다는데 대부분, 아마 거의 다 동의할 수 있는 시선들이었다. 남들은 잘 겪지 않은 인생의 많은 고통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지만 삶도 다큐도 계속 이어지는게 좋았다. 화롄 지역의 NGO 단체를 통해서 상영했었을 때 많은 청년들과 함께 봤는데 정말 주변의 이야기라서 다들 보면서 힘들어했다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기회가 된다면 정말 또 보고싶은 작품.
아, 원어제목인 미래무양(?)은 앞으로는 힘든 일 없이 행복하길 바란다는 감독의 바람을 담았다고 한다.

漫游, 2018

마찬가지로 뉴 커런츠 후보작. 주신이라는 매우매우 젊은.. 96년생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중국미술학원을 졸업했고 대학교 2학년 때 만든 작품이라고하는데 걍 천재라는 생각밖에 안 듬. 프로필 사진을 보면 똘끼가득해보이는게() 진짜 좀 특이한 천재같아보이고 영화도 매우 프로필사진과 닮아있다... 가끔가다보면 이해하려고하면 지는(..) 영화들이 있는데 그 부류임. 감독한테 제목을 왜 '사라지는 날들'이라고 지었냐고 물어봤는데.. 답변이 명쾌하지 않았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암튼 먼가 헤매는 소녀랑 관련있었던 걸로. 그래서 원어제목도 저런거 아닐까.
너무 힘 빡 들어간 것 같기도 했지만 감독도 제작자도 굉장히 젊고(심지어 앞에 나온 제작자는 수학을 전공한 앳되보이는 노란머리 젊은이였다..) 에너지 넘치는 작품이었다. 앞으로 또 어떤 영화들을 찍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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