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4

요즘 상담을 하면서 어릴 때 기억을 많이 끄집어내기도하고 어제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어서 좀 더 생생하게 학생시절 생각이 드는 것 같다. 그리고 방금 깨달은 건 내가 되게 항상 친구 한 명과 매년 독점적인 관계를 맺었다는 거다. 당시에도 원래도 스스로 친구 한 명이랑 1년 동안 단짝으로 지내다가 학년 바뀌면 멀어지고 이런건 알고 있었는데. 그게 독점적인 관계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듯하다. 사실 대학 와서도 크게 안 바꼈고 지금 만나는 친구들도 대부분 1:1로 만나는 친구들임... 요즘 나 자신에 대한 캐해를 좀 잘하게 된 것 같음. ㅋ... 암튼 중고등학생땐 정말 감정적으로 1:1로 매달리는 관계를 심하게 원했었고 그게 결국 17살 겨울에 터졌던 게 아닐까. 그 일이 유별난 사건인 게 아니라 내 역사 중 하나로 읽으려는 노력을 계속 하고있다. 분절된 내가 아니라 하나의 나로 나를 이해하기. 뭐랄까, 그래야 그때의 기억들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부던히 새로운 관점으로 기억을 재해석하지 않으면 너무 힘들다. 그래야 내가 나를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여전히 분절된 채 ‘나’로 인정하지 못하고 나라는 인간이 어지러이되는 것 같다. 살면서 그게 제일 어려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제는 스물 다섯 선배가 스무살 나에게 묻던 질문에 대답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내 스물 다섯은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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