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6

자존감 관련 책을 읽어봐도 소용이 없다. 자존감 이전에 ‘나’ 자체가 없는 기분이다. 생각해보니 요즘 정말로 그랬던 것 같다.

3월에 네가 다시 연락을 줘서 오랜만에 보던 날, 그래서 처음 우리집으로 가던 날. 옆좌석에서 너는 나에게 ‘부모님 뭐하시냐’고 물어봤지. 사실 우리집에 가자고 할 때부터, 부모님 뭐하시냐고 물을 때부터 네가 날 뜯어먹을 생각이란 건 눈치챘지만 아빠 돌아가신 것조차 네가 까먹었을 줄이야. 그정도로 관심없었을 줄이야. 그리고 마지막에도 너는 아빠 돌아가신 후에 공황이 생겼다고 말하는 나에게 네 어릴적 트라우마를 얘기했다가 나중엔 내 공황은 가짜라고 했지. 

세상에 너보다 불쌍한 사람은 존재해선 안 되는 거야, 맞지?

나도 아직 아빠를 잃은 충격과 슬픔, 누군가 위로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올라오지만, 너랑은 다를 거야. 다르고 싶어, 달라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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