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31

약 일주일 동안 일어난 일: 공연 두 개 찍고, 생리시작하고 지네물리고 점심시간에 한강관리직원아저씨랑 30분 얘기하고 공연보고 주말에 출근하고 편집하고 재밌는 만화 보고 팝업까지가고

30대 이렇게 알찬거야 원래?,,,, 

2025-08-30

취한다는 건 몰까 30살이나 먹고 이런 글이나 쓰고 ㅅㅂㅋㅋ공연장에서 마신 고작 3잔 때문에 집 와서 거의 만취 직전이다. 정작 베뉴에선 맨정신이고 집에 오는 버스에서 슬슬 취기가 올라오더니 집에서 정신이 하룰라라감...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 일본밴드의 보컬은 공연 때는 마신 게 술 맞아?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또 영어는 평범하게 잘했다 other를 ‘아쟈’로 발음해서 첨에 못알아들었지만ㅋㅋㅋ그리고 평범하게 관객과 가까운 일본밴드였다 그점이 참... 과거를 떠올리게 했음ㅅㅂ ~반성의 나날~

2025-08-26

28년 후(28 Years Late)r, 2025: 대니 보일. ㅋㅋㅋㅋㅋㅋㅋ 대니보일이라고 써 있는 오프닝 시퀀스와 좀비영화인척 하는 전반부 그리고 다시 대니보일의 후반부. 오랜만에 대니보일 영화봐서 반가울 정도.. 근데 이게 트릴로지 첫 편이라니 미국투자자들 어떻게 된 거야? (랄프파인즈 배우 자체만으로 넘 스포였다 ㅋㅋ) 이쁜 킬리언 머피 나오는 28일후부터 얼른 봐야하는데


썸머 필름을 타고!(サマーフィルムにのって), 2020 : 조금 늦게 가서 세 명 있는 포스터 1종이랑 전체 다 있는 1종 중 고를 수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다 보고 나오니 전체 있는 포스터 고를걸 후회했다. 지금 가장 주목받는 일본 여성 배우들이 우르르 나오는 영화. 갑자기 등장한 SF에 놀랐지만 귀여울 정도였다. 그런데 감독님, 감독님도 결말을 못 지은 것 같아요. 마지막 강당씬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설마했는데 그렇게 되었음...

이사(お引越し), 1993: 16살에 봤으면 참 좋았을 영화. ㅋㅋㅋㅋ 30대 여성이 보기엔 자꾸 남감독의 미성숙함을 마주친다. 그게 아마 그에게 영화의 동력이었을테지만.. 청소년성장영화나 10대추천영화 이런 카테고리에 넣어주고싶다.. (그리고 왠지 자꾸 대만의 모 감독이 떠올랐다) 그래도 비와호수는 낭만적이었지. 그렇지..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L'ami de mon amie), 1987: 박찬욱 감독이 말하는 '대중오락영화'가 바로 이런거 아닐까ㅋㅋㅋㅋㅋㅋ그렇게 깊이있지도(옷 색깔로 3절4절함) 그렇다고 막 엄청나게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근데 웃기게도 정말 섬세했다. 그리고 그 점 때문에 이 영화가 좋았다. 나 혼자 머리속으로 끊임없이 생각하는 걸 (말 그대로)눈 앞에서 말로 뱉어주는 재미가 있었다. 


여름정원(夏の庭 The Friends),  1994: 소마이 신지에 대한 애매한 마음으로.. (첫 번째 본거: 최악 두 번째 본거: 좋기도싫기도) 그래도 3개째는 봐야 마음을 정할 수 있겠다 싶어서(?) 기대는 별로 없이 극장에 갔다. 그냥 포스터에서 보이는 뻔한 감동 정도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깊은 이야기였다. 어쩌면 감독은 계속 태풍을 폭탄 정도로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만듦새를 떠나서 좋은 영화를 봤다는 마음으로 극장을 나설 수 있었다.

2025-08-24

나이를 먹는다는 건 삶이 의지대로 되지만은 않는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 같다. 어느정도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절대적인 의미를 받아들이는 과정 같다. 거창하게 썼지만 요며칠 너무 피곤하고 어제 새벽까지 잠이 안 온 건 결국 오늘 터진 20며칠 주기의 생리 PMS였던 거고, 인간은 따듯함을 찾게끔 뼈에 피에 새겨져 있다는 것도. 

2025-08-19

그래 그러니까. 나는 내 결핍으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는데 창작을 한다는 건 그걸 동시에 정면으로 맞부딪혀야한다는 거야. 완벽하고 싶지만 완벽하지 않은 나를 받아들여야하는 끔찍한 일이라고. 그럼에도.. 그럼에도 조금 궁금하다. 완벽하지 않는 나는 어떤 모습일지. 어떤 형태의 엉망진창일지, 앞으로 나아갈 힘이 그럼에도 있을지. 

올해 왜이렇게 기냐... 8월 되고 또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오랜만에 ‘필요시’를 먹었다.